요즘 루시드 드림이라는 단어가 네이버 검색창에 자주 올르락 내리락 한다.

그래서, 이게 뭔가라는 생각으로 한번 클릭해 봤었는데, 얼씨구?
쉽게 말해 이 루시드 드림이라는 건 인위적인 가위상태를 만드는 방법이더란 말이지..
가위에 눌리는 건 안좋은 게 아닌가 라는 게 보통의 정평이었는데, 이 정보에 따르면 오히려 수행법의 하나로써 잘만 사용한다면 자아성찰, 심상세계 구축과도 같은 정신세계 영역을 언제든 내가 원할 때마다 들락날락할 수 있는 아주 놀랍고도 획기적인 기술 중의 하나라는 듯 하다.

뭐랄까?
굉장히 호기심이 땡겼다.
평소 물질문명보단 정신문명이 더 발달해야 한다는 쪽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이기에 어릴 때부터 동양의 기공이나 선술 쪽도 제법 탐독하곤 했었었는데, 이제 이렇게 자각몽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으니 어찌 안해볼 수 있을까..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어젯밤 자리에 누워 실제로 한번 해보았었는데..

아..이거 난 잘 안되더라..;;
자각을 못해서 안되는 건지, 아니면 너무 자각이 잘 되어서 안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취침 직전에 했을 땐 꿈에 들어가지지 않아서 실패했고, 기상하기 직전의 꿈에선 비몽사몽 간에 이리저리 막 생각을 하긴하는데, 이 생각이 너무 강해서인가 '눈을 떠야지' 생각하고 눈을 떠보니 드림아이의 눈이 떠지는 게 아니라 실제 눈이 떠지더란 말이지..;;
한마디로 너무 생각이 많으면 꾸던 잠도 달아나버린다는 소리다.

이거 하기 전에는 소위 말하는 딜드상태를 자주 접하곤 했었던 나이기에 최소한 다른사람들 보단 쉽게 될 줄 알았었는데, 오히려 방법을 잘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단전호흡의 와법수련과 비슷해서 그런지 강제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더란 말씀..
꿈속에서 노는 건 쉬워도 그 속에 들어가기는 어렵다는 이 난감함..;;
하기사 맨정신에서 꿈속으로 들어간다는 게 쉬울 리가 없지..

그래도, 포기할 순 없다.
개념도 상당히 마음에 들고 그에 대한 호기심도 많은데다, 또 '나' 라고 하는 소우주를 마음껏 노닐고 싶은 욕구도 누구 못지않게 강하니 다시 기회를 봐서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가볼련다.



p.s
아..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번 잘려고 누웠다가 머리털이 쭈뼛서는 상당히 이질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어 그 느낌을 애써 지워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게 혹시 이 루시드 드림 와일드의 하나인 걸까?
당시엔 마치 귀신이 날 끌어당기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소름이 끼쳐 서둘러 없애버렸던 느낌이었는데, 그 다음날엔 상단전이나 기감훈련의 실마리가 그 곳에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 참 아까워 했었던 기억이 난다.
좀 무섭더라도 한번 끝까지 가볼 걸 같은..ㅎㅎ

어젯 밤.. 자는 도중 신기한 체험을 했다.
자각몽 루시드 드림 Lucid Dream



p.s
선잠을 자고 있었다.
막 잠에서 깨어날 듯 말 듯한 선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다 자각몽을 실행해 보자라는 생각이 비몽사몽간에 들었다.
깨려던 의식을 잠깐 중지시키고 다시 꿈을 꾸려고 노력했다.
검앤드롭스를 입안에 굴려 녹여먹는 모습이나 널찍한 나무합판에 몸을 뉘여 망망대해에 흔들리는 내 모습, 혹은 스키를 타고 하얗게 눈덮힌 설원을 질주하여 낭떠러지를 향해 내쳐달리는 그런 나의 모습을 계속 상상하고 또 상상했다.

그런데..
솔직히 내가 침을 삼킬 때나 밖에서 진아가 울면서 뭔가를 바스락바스락 거릴 때 마다 신경이 분산되고, 자꾸 현실로 돌아오게 되면서 도저히 꿈을 꾸고 있다는 자각 자체가 안되더라..
그래도, 억지로 계속 시도는 하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끈을 붙잡고 있어봤자 이미 꿈은 다 깬 것 아닌가 라는 생각에 그냥 오늘은 포기할까 싶은 마음도 생겼다.

바로 그 때였다.
평상시 내가 무서워 하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고소공포인데,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하던 내 모습과 그 앞에 펼쳐질 상황이 예상되기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두근두근 떨리더라. 그리곤 그 예상대로 낭떠러지로 내 몸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면서 내 심장은 더욱 두근댐과 동시에 내 왼쪽 귀에선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위~잉..
하는 작은 이명..
이게 신호구나라는 생각에 더욱 그 꿈인지 그냥 멀쩡하게 깬 상태에서 시도한 상상인지 모를 장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계속 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진아 때문에 장면은 이어졌다 끊기고, 또 이어졌다 끊기고를 반복하며 좀체 발전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오늘은 이명을 체험한 걸로 마무리 짓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조금 전 상황이 절대 꿈이 아니라 말하기라도 하듯이 아주 가쁜하게 일어나지더란 말이지..
그걸 보면 반드시 깊은 꿈, 깊은 잠에서만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단학수련의 명상법에서 말하는 입정의 단계처럼 집중의 단계만 유지된다면 그가 깨어있든 자고있든 상관없이 반응은 오는 듯하며,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좀전에 체험한 것처럼 내 심장에 반응이 올 정도로 몰입된 세밀한 상상의 체험, 혹은 그에 근접할 정도로 집중한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뭐..어디까지나 내가 체험한 이명이 루시드 드림을 체험할 수 있는 예조 중 하나라면 말이지만..

아무튼 다음에는 꿈과 현실 상관없이 명상법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한번 시도를 해봐야 겠다..
그렇게 하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겠지..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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