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제 껏 본 것 중에 제일 처음으로 본 닌자애니가 바로 이 요도전이다.
이 것 말고도 붉은 하야테(赤いはやて) 라는 애니가 있었는데, 그건 닌자물이라기 보단 뭐랄까..무슨 메카닉물 같은 이미지라서..
그렇다고 이거도 정통 닌자물이란 소리는 아니지만서도..
아무튼 하야테든 요도전이든 간에 중요한 건 자막도 없이 복사된 테잎을 보면서 당최 뭔 소린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주제에 좋다고 히히덕거리며 처보던 게 불과 엊그제 일인데, 어느 듯 친절하게시리 자막까지 버젓이 딸려나와주니 감개무량하다는 거..
그리고, 덕분에 당시엔 모르고 지나갔던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해주고 있으니, 그 때를 되새겨 볼 수 있게 도와준 세상의 이기에 만세를 부르고 싶다는 거..

그도 그럴 것이 보면 알겠지만, 우선 그림체가 좋다.
팔견전처럼 후져빠진 그림체가 아니라 뭔가 샤프하고 핸섬하고 매끄러우면서도 섹시한, 그러면서도 멋진.. 그런 영상들로 빽빽히 차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거기다 캐릭터 스타일도 괜찮다.
목소리, 억양, 옷차림 등등 말투 하나하나, 몸짓 하나하나가 아주 멋이 철철 넘칠 지경이다.
사실 우리 또래 녀석들이 쪽발이들의 사무라이나 닌자물을 보고 막연히 환상과 동경을 품었던 대부분의 이유가 바로 이같은 애니 때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애니 속의 캐릭터는 폼이 죽여줬었고, 그건 이 요도전이라는 애니 역시 마찬가지다.
뭐..나중에 머리털 굵어지고 실상을 알게되면서 환상도 깨졌었지만, 실체를 몰랐을 때만 해도 저거만큼 멋진 것도 없는 듯 했었다.

그리고, 액션연출이나 배경음도 괜찮다.
칼부림이나 날고 뛰는 동작들..
또, 싸울 때나 어떤 격정적인 순간에 잊지않고 터져나오는 테마곡들은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일본 특유의 요괴,마수,괴물 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는 점이다.
일본 특유의 그 괴기스러움..그런 그로테스크함이 잘 살아있으며,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수병위인풍첩'이나 '코우가인법첩'과도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다.
어렸을 때 본 일본애니 중 상위권에 속하는 작품이며, 언젠가 꼭 컴퓨터로 소장해야지 라는 생각에 아직까지 비디오 테이프로 모셔두고 있던 내 컬렉션 목록 중 하나인 만큼 재미 또한 좋다.

아래에 참고할 수 있을만한 영상을 올려놓는다.




p.s
옛날이나 지금이나 항상 느끼는 거지만, 주인공 여자(아야메) 때문에 주인공 남자(사콘)가 참 고생많다는 생각이.. ㅋㅋ
그렇다고 열심히 하는 애를 뭐라하기도 그렇고.. 쩝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당시 아폴로 눈병이 한창 유행하던 때였는데, 마침 애니 속 란마루의 눈이 빨간색인 걸 보고 아폴로 눈병이라 부르며 낄낄댔던 게 생각난다.

 

Posted by 크라바트
,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