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1090214543327012&type=2

[머투초대석]심명필 4대강살리기사업 추진본부장 "훗날 역사는…"

역사상 최대 토목공사로 꼽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오는 10월 끝난다. 2009년 6월 '치수(治水)를 통한 녹색성장'을 기치로 시작된 4대강 살리기 공사는 현재 전체공정률 80.2%, 본류공정률 89%, 보공정률 99%, 준설률 96%로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오는 10월22일 4대강의 4개 보를 동시에 개방하며 본류공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 공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에 철학적 기반을 두고 있다. 강과 산, 하천과 산림을 개조해 국가를 부흥해야 한다는 게 안창호 선생의 주장이었다.

1972~81년 1차 국토계획에 따라 4대강 유역 개발이 이뤄졌으나 급격한 산업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가뭄과 물부족 문제가 해결과제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탄생한 게 이명박(MB)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즉 4대강 유역을 개조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에 미리 대비하고 이 과정에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등 역사적인 토목공사가 늘 그랬듯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오기까지 모진 산고를 겪었다. '변형된 대운하 건설'이란 의혹의 눈초리가 여전하고 환경단체와 야권의 비난이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공사 시작 두달 전인 2009년 4월 이번 사업의 지휘봉을 잡은 심명필 4대강살리기사업 추진본부장(62)은 찬반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년여 동안 공사를 차질 없이 이끌어왔다. 지난달 31일 과천 정부청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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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필 본부장이 다음달 마무리되는 4대강살리기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아직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홍수와 가뭄·수질 등 물문제를 해결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불확실한 미래에 적극 대비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강과 더불어 공존하며 강의 역사와 문화를 되살려 삶의 질을 높이는 프로젝트입니다.

―학계에만 있다 정치적 이슈의 한 복판에 서있으신데, 남다른 소신과 철학이 없으면 여론의 외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데요.
▶사실보다 이념이 우선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그게 현실인데 어떻게 하나요. 이 일은 국가적으로 먼 장래를 바라보는 사업이라 맡았습니다. 물관리분야는 지난 30년간 연구하고 가르친 분야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효과는 나중에 가보면 아는 겁니다.

22조원을 투자해 34만명의 일자리와 4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입니다. 2배 이익을 보는 겁니다. 노동부도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인정했습니다. 정치권의 전략적 비판도 있지만 물론 생산적인 비판도 많습니다.

10가지 사업목적이 있다고 하면 어느 부문은 넘칠 수도 있고 다른 부문은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상당히 효과적인 사업입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사업입니다.

―최근 집중호우 당시 홍수 예방엔 효과가 있었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대한민국을 홍수에서 해방시켰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홍수 대비 효과는 인정했습니다. 워낙 많은 비가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왔으니 치수효과는 입증된 셈이죠. 많은 효과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효과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서서히 나타날 것입니다.

―예정대로 10월에 본류공사가 마무리되나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0월22일 마무리 행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170여 가지 사업 중 140여 가지의 본류사업이 마무리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어 내년에 지류 쪽 댐과 저수지 건설 등의 사업이 끝납니다.

9월24일 세종보부터 개방을 시작해서 행사 당일 △한강 이포보 △금강 공주보 △낙동강 강정보 △영산강 승천보 4개 보를 동시에 주민들에게 개방합니다. 공사가 끝났다는 의미의 준공식이라기보다 일종의 방점을 찍고 가자는 의미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계속 개방 폭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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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필 4대강살리기사업 추진본부장 ⓒ사진=홍봉진 기자
―22조원이 들어가는 엄청난 사업입니다. 벤치마킹 대상이 있었나요.
▶치수관리 면에선 네덜란드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국토의 60%가 바다보다 낮아 비가 바다로 흘러가기 힘들어 홍수가 많이 납니다. 강폭을 넓히고 준설작업도 많이 합니다. 이런 작업에서 벤치마킹을 많이 했습니다.

수변공간 조성에 관해선 독일을 참고했습니다. 생태공원을 만들어 건강한 하천으로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이젠 반대로 외국에서 많이 보러 옵니다. 말레이시아 모로코 우간다 등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고 배우러 옵니다.

이 사업이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이르면 시공·설계기술과 학문적 지식 등을 외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은 세계 공통의 문제입니다. 이런 가운데 4대강 살리기와 같이 큰 사업을 예산 변화 없이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하는 것을 외국에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대강 주변 지역을 개발하는 친수구역 지정사업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단계인가요.
▶재정투자로 생긴 주변 지역 개발이익을 환수해 4대강사업에 재투자하는 게 친수구역사업의 목적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주변 지역의 개발압력이 높아질 경우 난개발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에 친수구역 지정이 필요합니다.

하천 주변 2㎞까지를 친수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게 됩니다. 친수구역은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사업을 제안하면 정부가 사업지구를 지정하게 됩니다.

현재 수자원공사 등이 관련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 제안을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지침 마련 등 하위 규정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연내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제안하면 시범사업지구를 지정할 예정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요.
▶물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20세기가 석유 중심의 블랙골드(Black Gold)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이 경제를 장악하는 블루골드(Blue Gold)의 시대입니다. 그만큼 물이 중요하단 얘기입니다.

이제 치수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폭우가 내리는가하면 가뭄을 걱정할 때도 있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심화됩니다. 이를 극복하면 경제적 효과가 상당한데 이게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입니다.

수질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오는데 그 부분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강 바닥에 쌓인 247만㎥ 분량의 쓰레기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또 강둑 주변 비닐하우스 3만2000동가량을 철거했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나오는 폐수가 강 오염의 주범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강둑 주변에 여의도공원의 30배가량 되는 규모의 주민 휴식공간이 생겼습니다. 4대강사업이 완료되고 나면 훗날 이 사업에 대한 나쁜 평가가 나오기는 힘들다고 확신합니다. 다만 유지·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잘 만들어놓고 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돈문제도 있지만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협조해줘야 합니다.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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