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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장 간 김부장이 못오는 이유

지난달 하순 한ㆍ중 석유화학 회의 참석차 중국 선양에 갔던 국내 중견업체 D사의 상무 A씨는 출장 일정이 끝나고서도 한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현지 유흥가를 찾았다가 공안의 성매매 단속에 걸려 유치장에 갇혀 있었기 때문. A상무는 한국영사관의 도움도 청하지 않고 쉬쉬했지만 소문은 곧 파다해졌다. 열흘이 지나서야 '기한 내 출국'이란 추방 낙인이 찍힌 여권을 들고 그는 멋쩍게 귀국했다.

중국을 찾은 국내 기업 관계자, 여행객 등이 내달 1일 국경절 60주년을 앞둔 중국 정부의 대대적 매춘 단속에 속속 걸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경절은 1949년 마오쩌둥이 톈안먼 문루에서 공산정권 수립을 선언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중국 공안부는 이 날을 앞두고 사회 기강을 잡겠다며 6월부터 술집, 호텔, 안마업소 등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외국인에게도 가차없어 최장 15일까지 구류했다가 추방하고, 사안에 따라선 5,000위안(약 90만원) 이하의 벌금도 물린다.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내국인은 2007년 19명, 2008년 22명, 올해 상반기엔 7명이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베이징, 상하이, 선양, 선천 등 국내 기업의 활동이 많고 유흥가가 발달한 곳에서 종종 적발 사례가 나오지만, 올해 특별히 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밝은 이들의 말은 다르다. 중국 주재관 출신의 경찰관은 "한국 가서도 경찰 조사를 받을까 봐 영사관에 적발 사실을 알리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이들은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경절 단속에 걸려 현재 유치장에 갇힌 한국인 수가 수백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강력한 성매매 단속은 상하이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한 기관 주재원은 "베이징에선 지난해 올림픽 전후로 공안들이 아예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고, 상하이에선 '소황(掃黃ㆍ음란 문화를 쓸어냄) 공정'이란 기치 아래 벌써 퇴폐업소 380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중국 출장 가는 직원들에게 '딴짓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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