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고금을 통틀어 명판으로 이름 높은 이들이 있다.
솔로몬 왕, 판관 포청천(응?)

이 들의 공통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공명정대인가?
청렴결백인가?
사태를 꿰뚫어보는 지혜인가?

아니다.. 바로 '억울함'을 풀어주는 능력일 것이다.

재판이 걸린다는 건 누군가가 억울하다는 소리다.
때문에 판사는 어떤 일에 어떤 벌을 내릴 것이냐를 우선하지 말고, 어떤 사람이 얼마나 억울한 사건인가를 우선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판결을 내릴 때 모든 사람들이 그 판사의 현명함을 칭송하고 명판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고 참으로 웃겨죽는 줄 알았다. 성추행 제지했는데 '징역'..."그냥 모른척할걸"

솔직히 말해 요즘 판사들은 판결을 내리는 기본 자세가 안돼 있다.
이들은 누가 억울하고 안한지엔 관심없다.
또,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에도 관심없다.
이 들이 관심을 가지고 눈 여겨 보는 것은 오로지 피해상황 뿐이다.
피해의 경중만이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유일한 관심인 것이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줄 아나?
판사가 범죄자를 범죄자로 안보기 때문이다.
사람은 안보고 사건만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죄자가 여러사람 피해입힌 것보다 이를 제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범죄자가 입은 피해가 더 크게 보이는 것이고, 그 때문에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건 한마디로 판사의 개념이 틀려먹은 거다.
범죄자는 절대 피해자가 같은 선상에 놓고 바라봐서는 안된다.
이 둘은 아예 카테고리 자체가 다른 것이다.
범죄자는 범죄자끼리 놓고 보고 피해자는 피해자끼리 놓고 봐야 한다.
혹 범죄자가 더 큰 피해를 입었다 해도 절대 피해자로 봐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판타지 소설의 설정에 대입시켜 보자면, 가해자는 마족, 피해자는 천족이라 생각할 정도로 완전히 달리봐야 한다는 소리다.
그런데, 저 판사는 이 둘을 같이 놓고 보고 있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천족이든 마족이든 그 속엔 비둘기 파와 매 파가 있는 것처럼 과잉방어를 했느냐 소극적 방어를 했느냐를 그 카테고리 속에서만 따져야 할 상황에서 저 판사는 천족 중의 매파라 하여 마족과 같이 보고, 마족 중의 비둘기 파라 하여 천족과 같이 혼용해서 보는 참으로 희한한 개념을 가지고 이번 판결을 주도했다는 것이 바로 이 사태의 원인이란 소리다.

단순히 사건만 보고 공식화된 판결만 내릴 거면 판사? 필요없다.
그냥 법전보고 읽거나 컴퓨터로 검색해서 그대로 판결 내리면 되는 거니까.
판사가 있는 이유는 공정한 판결과 함께 사회정의와 이에 부합하는 현명함과 지혜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어이없고 형편없는 말도 안되는 판결이라니, 이럴거면 판사가 왜 필요하냐 이거야?
이럴 거면 차라리 80년대 유명 애니 '버블검' 시리즈에 나오는 부마에게 판사옷을 입혀서 판결시키는 게 더 낫지 않겠냐?
그 놈들은 아예 까먹지도 않을테고, 철저하게 공식화 된 이전의 판례에 따라 판결을 내릴 걸어다니는 법전이 될테니까 말이다.

옛날 판사들의 권위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어느 누구도 이 판사의 권위에는 감히 도전할 생각을 못했었다.
하지만, 요즘도 그럴까?
솔직히 요즘 판사를 보면 돼지 목에 진주같다고 느낀 판사가 한 둘이 아니라서 차라리 내가 판사를 해도 저거보단 더 잘할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적지않다.
그러니, 마치 개나소나 다 판사하는 것 같이 느껴지고 그럴수록 판사의 권위 역시 예전과 다르게 바닥을 치는 듯 느껴지는 것도 그게 다 판사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위를 깎아먹었기 때문이 아니겠나..



p.s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간혹 이런 말을 보곤 한다.
'판사의 판결에 인정이 가미되어선 안된다' 혹은 '판사는 절대로 객관적인 사실만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

맞는 말이다.
아마 저건 정론일 것이고,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내 취향에는 안맞는 말이다.
내 취향에 맞는 판결이란 악을 행한 가해자에겐 악을 미워하는 주관적인 성향이 듬뿍 담긴 무자비한 판결을, 반대로 억울한 피해자에겐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온정의 손길로 다듬어진 온화한 판결을 내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절대로 실현불가능한 망상임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바로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솔로몬이나 포청천같은 판사가 저렇게 판결을 내린다면 그것은 절대로 신용할 수 있을 것이고, 내가 바라는 이상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보여주겠지만, 반대로 위의 뉴스에서 나온 이상무 판사 같은 사람이 저렇게 주관이 가미된 판결을 내릴 경우 그 파장은 이루말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되겠지.
즉, 그 판사가 누구냐, 어떤 성향을 가지고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너무도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문제점을 가득 안고 있는 생각이기에 망상인 것이다.

이 것이 실현되기 위해선 컴퓨터 판사가 나오는 수 밖엔 다른 방도가 없다.
메트릭스와 같이 철저하게 감정을 배제하고 오로지 이성과 지성과 법칙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정해진 공식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것.. 이게 가능하다면 처음에 입력한 가해자와 피해자, 선과 악,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의 밸런스를 조정하여 합리적이면서도 악을 미워하는 성향을 듬뿍 담은 가운데서도 정확하고 흔들림 없는 판결을 내리게 되겠지.
하지만, 그게 언제쯤에나 실현될 수 있을런지 모르기 때문에 망상인 걸까?

아무튼 이런 망상을 해볼 정도로 나는 인간이면서 인간미가 빠진 판사의 판결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한쪽으로 편파적으로 판결 내리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인간미의 배제는 결국 피해자의 억울함만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솔직히 어느 쪽이 초가삼간이고 어느 쪽이 벼룩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개인적으로는 법전낭독 판사보다 어머니에게 아기를 되찾아 준 솔로몬 왕쪽에 더 믿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강간에 살인미수가 3년형? 네티즌 ‘분노’



p.s
자매품.. '요즘 경찰은 경찰이 아니다' 에 관한 기사
'성폭행 저항하다 죽은 대학생 딸' 글에 네티즌 '부글' or   “성폭행 저항하다 숨진 딸, 억울함 풀어주세요”...모정의 눈물

Posted by 크라바트
,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