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서 이런 말을 봤다.
'사랑과 섹스는 별개다'

옳은 말이다.
사랑이란 감정이자 개념이고, 섹스란 행위이다.
둘이 밀접한 관계는 있을 지언정 종속되거나 하나로 묶어지는..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
또, 사랑이 있다고 해서 섹스가 가능하고, 사랑이 없다해서 섹스가 불가능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세상에 매춘과 원나잇 스탠드는 불가능해질테니까..

사랑은 사랑..섹스는 섹스일 뿐이지만, 이 둘을 연결시켜 놓은 것은 자기 자신 및 연인과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였을 것이라 짐작되어 진다.



'섹스와 사랑은 별개다'
헛소리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섹스'는 동물의 '교미'나 대상을 가리지 않는 단순한 정액방출과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동물의 '교미' 는 쾌락을 동반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생식활동이며 한 생명을 잉태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 이를 넘어서진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발정기에만 '교미' 를 할 이유가 없을테니까..
그 이상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짐승들의 교미를 '성관계' 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성욕만을 해소하기 위해 정액을 방출하는 행위 또한 우리는 '성관계, 섹스' 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건 쉽게 생각해서 단백질 인형을 통한 자위행위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만약 위에서 말한대로 행위로만으로 '섹스'라 규정지을 수 있다면, 대상이 여성형의 인형이라 해도 부둥켜 안고 방사하는 행위 역시 섹스로 불려야 하겠지만, 미친 놈이 아니고서야 '인형과 섹스' 혹은 '인형과 성관계' 라고 말하는 놈은 없다.
아..! 오덕들은 잘 모르겠다..;;

인형의 예가 이해가 잘 안되면 사건사고 성범죄의 강간을 연상해 보라..
이 둘을 '섹스'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일방통행이기 때문이다.
즉, 쌍방의 화합과 감정의 교류라는 전제조건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이를 '섹스' 라고 부르진 않는다는 뜻이다.

아무튼 이렇게 섹스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이 성기를 마주 꽂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정액을 방출하기 위한 행위로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반쪽을 찾아가는 과정... 즉, 남자와 여자 사이에 벽을 없애주고, 서로 다른 생각을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으며, 둘다 똑같은 성행위이지만, 인간의 섹스는 단순한 정액분출의 행위를 넘어서 남녀 간의 인간관계와 감정과 두 사람의 미래까지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섹스'를 행위가 아닌 '관계' 중 하나로 인식하고 또, 부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사랑과 섹스는 별개다' 라는 말은 눈에 보이는 외적인 모습만으로 판단한다면 맞는 말이 되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내면을 들여다 보면 틀린 말이 된다는 거다.



그렇다.
이건 명제 자체가 잘못되었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건 '사랑없이도 섹스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can' 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없이 섹스를 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의 'must' 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될 문제란 말이다.

만약 이 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자신의 남편 혹은 부인의 경우를 떠올려 봐라..
결혼한 이후 옆집이웃과..혹은 뒷집, 앞집 이웃과 매일 상대를 바꿔가면서 사랑없이 섹스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과연 자신이 지금처럼 'cool' 한척 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만약 안된다면 왜 안되는지를 생각해 보라..
그럼, 왜 자신의 머릿 속에선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신의 마음은 뒤집어 지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테니까..



그리고, 이제 나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다.

'사랑과 방사'로 보느냐 '사랑과 섹스' 로 보느냐는 당사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하지만, '할 수 있지만, 하지 않겠다'..혹은 '할 수 있지만, 해야 할 쪽을 택하겠다' 는 것이 바로 인간의 섹스가 아닐까 생각되며, 사랑 없이는 섹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행여 사랑없이 섹스가 이루어졌을 경우에는 최소한 책임과 믿음, 그리고, 헌신으로 그 사랑을 대신해서 채워나갈려는 각자의 의지가 반드시 따라줘야 할 것이라 생각을 해본다.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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