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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말다툼 상대 3시간 반 미행해 살해한 30대 법정 진술

지난 5월 9일 오후 7시30분. 일식집 주방보조 김모(33)씨는 서울 사당역 8번 출구 앞에서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곳에서 일행을 기다리던 안모(56)씨는 김씨가 술을 마신 채 자신을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보는 게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나를 아십니까. 왜 자꾸 쳐다봅니까”라고 물었다. 김씨가 “뭘 쳐다봤다고 그러느냐”고 맞받자 “젊은 놈이 술을 먹었으면 고이 집에 들어갈 것이지”라고 응수했다. 욕설 섞인 말다툼은 20분 정도 이어졌다. 그 사이 김씨의 여자친구와 안씨의 일행이 각각 도착해 이들을 뜯어 말렸다.

김씨는 여자친구를 돌려보내고 안씨 일행을 쫓아갔다. 안씨는 사당역 근처의 한 식당에 들어갔다가 창밖에 김씨가 서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식당으로 옮겼다. 그러자 김씨는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에 가 검은색 옷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눌러썼다. 길이 40㎝의 회칼도 신문지에 말아 상의 안에 넣었다.

안씨 일행이 오후 9시쯤 식당에서 나와 호프집으로 이동하자 김씨는 다시 이들을 따라갔다. 호프집 문밖에서 또 1시간 넘게 안씨를 기다렸다. 김씨는 안씨가 호프집에서 나와 일행과 헤어지자 미행했다. 안씨가 오후 11시쯤 남현동 집앞에 다다랐을 때 김씨는 주먹으로 안씨의 얼굴을 때려 넘어뜨린 뒤 회칼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검거된 김씨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 동기에 대해 “여자친구 앞에서 창피를 줘서 그랬다”며 “돌아가신 분이나 나나 운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김기정)는 6일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계획부터 실행까지 3시간30분 동안이나 피해자를 집요하게 미행했고,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매우 잔인하다”며 “피해자가 김씨에게 욕설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의 범행은 사건 발단에서 살인까지 3시간30분이 걸렸다. 지난해 10월 서울 논현동 고시원 방화범처럼 사회에 불만을 품고 저지르는 일반적인 ‘무동기(묻지마) 범죄’나 순간적으로 감정이 치솟아 그 자리에서 살인하는 ‘울컥 살인’과도 유형이 다르다. 앙심을 품고 있다 장시간 뒤 실행에 옮기는 이른바 ‘추격형 충동살인’인 것이다. 영화 ‘공공의 적 1’에서 조규환(이성재 분)이 뷔페 식당에서 우유를 자신의 옷에 엎지른 중년 남성을 집으로 찾아가 살해한 것과 흡사하다.

불우한 어린 시절이나 불안정한 가정 환경 등이 동기가 된 상당수의 살인범들과 달리 김씨의 가정 환경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과도 없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살인범의 경우 다른 범죄자에 비해 우발적인 동기로 범행하는 경우가 많다. 1997~2006년 살인은 우발적인 동기가 30.8%로 전체범죄(14.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우발적인 동기가 전체 범행동기 중에 차지하는 비율도 2001년 27.6%에서 2006년 36.9%로 증가하는 추세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밝혀지진 않았지만 김씨도 평소에 억제됐던 불만·욕구 등이 있었을 것”이라며 “직장·보건소 등에 화를 조절하는 상담·훈련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우·박유미 기자

밝혀지지 않은 억제됐던 불만, 욕구..?
아니..그런 게 없는 사람도 있냐? 하하하
뭘 거창한 이유를 찾을려고 그러나?

그냥 참을 줄 몰라서 그런거지..
절제할 줄 모르는 거야.. 자제할 줄 모르는 거라고..
항상 '나는 소중하니까'.. 하면서 감정대로 내지르는 게 요즘 추세잖아..
그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제심이 키워질 것 같아? 어림도 없지..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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