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의 스킬을 보던 중이었다.
전사의 스킬을 보고 있었는데, 그 스킬들은 죄다 파워업, 방어업 같은 마법적인 효과가 부여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사면 무기를 들고 몸으로 떼우는 직업이잖아. 근데, 저렇게 마법까지 남발해도 되는걸까?'

그렇다..
전에도 한번 언급했었지만, 전사는 순수하게 육체파 기술과 체력으로..그리고, 반대로 마법사라면 순수하게 마법의 활용과 메모리즈에 의한 시기적절한 사용만으로 승부를 보는 게 옳다는 생각이 또 한번 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현실적이고 이게 맞는데도, 지금의 거의 모든 게임들은 이 법칙을 어기고 있다.
물론 우리 현실과는 다르게 판타지 세상에서는 저게 현실이라고 우기면 할 말은 없다.
그 쪽 동네에서는 기본이 마법과 육체기술을 다 쓰는 거라는 데 무슨 할말이 더 있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결국 그 쪽 동네의 고랩은 마법사고, 전사고 할 것없이 고랩되면 모두 비슷비슷해 질 것이고, 또 게임사의 입장에서도 파티원 클래스의 구분이나 상생,상극과 상호 조합에 따른 사냥법 등에 있어서도 별로 좋은 꼴을 못볼 것이므로 아마 가능하기만 하다면 바꾸고 싶을 것이라 생각된다.
바꾸고 싶은대도 바꾸지 못하는 건 아마도 솔플 유저에 대한 대책마련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즉, 순수하게 육체파 전사가 밖에 나가서 사냥을 하려할 때 마법적인 지원이 없으면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몹 하나 잡기가 빡실 것이니 쉬운 플레이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유저의 특성 상 그만큼 게임의 몰입도를 방해한다거나 빡신 노가다 같다는 이유로 게임을 접게되는 상황을 게임회사는 걱정하는 것이리라..

반대로 마법사도 마찬가지겠지..
육체는 비리비리해서 한 두대 맞으면 죽는 캐릭터가 마법을 사용하여 몹을 잡기란 더 어려울 것이고, 특히 곧바로 기술이 나오는 전사의 스킬과는 달리 캐스팅 시간이 오래걸리는 마법 시전자의 입장에서는 힐도 없고, 능력을 상승시켜 주는 버프나 상태이상을 치료해 주는 마법도 없으면 아예 마을 안에만 처박혀 있으라는 무언의 압박과도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이건 신관도 마찬가지겠지..공격마법도 없어, 직접 때려서 잡지도 못해, 할 줄 아는 거라곤 기도해서 신의 힘을 빌리는 것 뿐이니 당최 방법이 안보일 것이다. 그러니, 솔플을 좋아하고 편해하는 유저로서는 도대체가 답이 안 나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파티를 좋아하는 유저 외 거의 모든 솔플 유저들이 게임을 접게 될 것이니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막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테고,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클래스의 구분이 무색하게 전사가 마법을 쓰고, 마법사가 마나와 신성력을 같이 쓰며, 신관이 마법과 스킬을 골고루 사용하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닐까 그렇게 추측하고 있다.

사실 솔플유저들이 솔플을 즐기는 이유가 무엇인가?
게임의 이익을 독식하고픈 욕심인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다른 유저들에게 접근해서 말을 건네고, 의견을 조율하여 그 파티에 합류.. 파티가 해체되는 그 순간까지 끊임없이 상대와 타협하고 배려하며 맞춰나가야 하는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이 것에서 느끼는 심적부담일 것이다.
성격이 내성적이라 이런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자연히 파티플보다 효과가 적더라도 마음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솔플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부담을 없앨 수 있으면서도 파티플에 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그럼 모르긴 몰라도 솔플 유저의 백이면 백 다 이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솔플 좋아하는 내가 그렇기 때문에 이건 거의 확실할 거라 생각된다.

하나의 특화된 클래스가 죽지않고 솔플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또, 그 상황이 몹 사냥의 난이도를 낮췄다거나 솔플이 가능하도록 유저캐릭터의 능력을 상승시킨 등의 편법이 아닌 정상적인 이유에 의해서라면 절대로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게임의 발전적인 면에서 보나 현실적인 배경설정면으로 보나 유저의 취향면으로 보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으면 좋았지 절대 나쁠 것이 없는 게 바로 이 'npc용병 시스템' 이라고 생각한다. 

npc 용병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모든 클래스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전사는 순수하게 육체파, 마법사는 순수하게 지식파, 신관은 순수하게 정신이나 신앙파 이렇게 구분을 확실하게 지어주고, 거기서 오는 부족분을 메워준다는 개념을 기본골자로 한다.

'용병 시스템'
그러니까, 원래는 파티플을 목적으로 하던 사람들만 모이는 '유저용병등록소'에 솔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필요한 클래스를 돈으로 고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즉,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는 것이 아닌 npc 용병과 파티를 맺는 것이다.
자신은 그 파티의 파티장- 고랩용병이라면 그 용병에게 파티장을 넘겨서 부수적인 혜택을 얻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 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마치 그라나도 에스파다나 그라센 또는 거상 온라인 처럼 npc용병을 끌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용병들은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다.
내가 임의로 스킬도 쓸 수 없고,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도 없으며, 대신 죽으라고 몹 앞에 던져 줄 수도 없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초반에 설정하는 포메이션 이나 대략적인 역활분담 뿐이다.
그 외에 실질적으로 npc용병을 움직이는 실체는 철저하게 인공지능에 맡김으로써, 철저하게 내 것이 아닌 임시로 빌려쓰는 또 하나의 객체라는 개념으로 정착시킨다. 

자신이 만약 전사 클래스이고, 마법사의 버프지원이 필요한 상태라면 용병등록소에 등록되어 있는 npc마법사 용병들 중 해당 버프를 시전해주는 녀석을 일정 고용금을 지불하고 고용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버프지원이 아닌 전체 범위마법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그 마법을 시전할 줄 아는 등급의 용병 마법사를 고용하면 될 일이다.
혹시 자신이 전사가 아닌 마법사라면..?
또는 신관이라면..?
그래도 상관없다.. npc 용병등록소에 등록되어 있고, 현재 고용 가능한 용병이라면 곧바로 고용금을 지불하고 몹을 앞에서 막아주고 처리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npc 전사용병을 고용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가?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과 파티를 맺기 위해 '님.. 혹시 파티하실래요?' 와 같은 의사타진 자체가 필요없다.
마치 물약상점에 들어가서 피물약, 마나물약 사고 나오는 것처럼.. 무기상점에 들어가서 무기 내구도 수리하고 나오는 것처럼 아무런 부담없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용병이 활성화 되면 반대로 파티플이 죽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몇가지 제약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

1.. npc 용병을 고용할 때는 사전에 명시된 일정 고용금을 지불하고 고용한다. 단, 이 고용금은 해당용병의 명성치에 의해 조정된다.
2.. npc 용병을 고용할 수 있는 인원 수엔 제한이 있으며, 이는 유저의 '카리스마' or '명성' 수치에 영향을 받는다.
3.. 기본적으로 npc용병을 고용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의뢰비이며, 이와 별도로 사냥 시 들어오는 경험치는 레벨에 맞게 나눠갖는다.
4.. 같은 npc용병을 많이 고용하면 할수록 친밀도가 적용된다.
5.. npc 용병도 유저와 똑같은 방식으로 성장하게 하고, 죽으면 그 npc는 삭제처리 하든지 그 유저에 한해서 초기화시킨다.


위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들을 한번 적어보자..

1번이야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고..

2번에 대해 해석해 보자면..자신의  레벨과 명성 수치의 조합으로 산출한 결과를 넘지않는 범위 내에서 고용할 수 있는 npc 용병의 프로필을 검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1명을 검색하면 만땅 1명이, 2명을 고용하고 싶어 입력하면 만땅의 60% 능력치의 2명이..3명을 고용하고 싶어 입력하면 만땅의 30% 능력치의 3명이.. 이런 식으로 결과가 뜨게 하는 것이다.

만약 퀘스트나 기타 사연에 의해서 자신의 명성이나 카리스마 수치를 훨씬 초과한 인원수나 레벨의 용병을 고용할 필요가 있을 때는 패널티를 감수하고 억지로라도 고용할 수도 있긴 있다..단, 이때는 해당 npc 고용금액보다 훨씬 웃돈을 주고 고용해야 한다는 애로사항을 감수해야만 한다.
또, 명성이 높은 npc 용병 중 자신과 친밀도가 높은 용병일 경우엔 자신의 이름을 대리하여 고용하게 할 수도 있지만, 이 때에는 자신을 대리하는 용병 npc에게 파티장의 권한을 절반 넘겨줘야 한다. 즉, 웃돈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 파티결성 시 얻을 수 있는 파티장 전용 스킬과 통솔력 경험치 등이 반분되어 들어온다는 소리다. 

3번도 딱히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지만, 여기에 한가지 추가하자면 다른 게임에서도 쫄 같은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위해 파티 간 레벨차이에 따른 입수 경험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신과 npc용병들 간에 렙 차이가 많이 나면 날수록 입수되는 경험치의 양도 달라진다.
또, 다른 게임에선 자신의 레벨에 안맞는 사냥터에서 사냥했을 때 경험치나 아이템을 못먹도록 조치하고 있는데, 이 것 역시 유저들이라면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이 부분에서 npc 용병은 좀 다르게 적용되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npc용병들이 경험치를 못먹는 경우란 없다. 많든 적든 무조건 먹을 수 있다. 약한 사냥터에 가면 약한 경험치나마, 강한 사냥터에 가면 크게라도 먹을 수 있다.. 대신 그렇게 하다 npc용병이 죽으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고용인 유저가 져야한다.. 친밀도가 하락하든지 고용시 특약사항에 피해보상금이 명시가 되어 있었다면 그런 것까지도 말이다.
이는 npc 용병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방책이며, npc용병들도 이렇게 얻은 경험치로 레벨이 올라가거나 하락한다.

4번의 친밀도에 대해 언급해 보겠다.
일단 기본적인 개념의 친밀도란 증가하면 할수록 고용금액은 줄어들고, 자신이 고용할 수 있는 레벨보다 높은 용병이라도 고용할 수 있게 해주며- 자신 외에도 많이 찾는 인기좋은 npc 용병이라면 그만큼 얻는 경험치도 많을 것이니 당연히 자신이 알던 때의 레벨보다 훨씬 상승해 있을 수도 있다.-해당 npc로 부터 퀘스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일부 얻을 수 있는 요건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2번의 경우와 같이 대리하게 할 경우 원래의 패널티보다 그만큼 적은 부담으로 맡길 수도 있다.

이 친밀도는 반대로 하락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정식절차를 밟고 파티를 해체하지 않았거나 고용한 용병을 죽게 했을 경우, 또는 받았던 퀘스트를 중간에서 포기한 경우처럼 한마디로 신뢰를 저버린 경우에 발생한다. 쉽게 말해 용병이 삐지는 사태가 발생하면 친밀도가 하락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대충 생각나는 건 이런 식이다..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니 한마디로 '계약직 펫' 이라고도 할 수 있겠군..
아무튼 어떤가? 이런 용병들이라면 솔플이라도 고용하고 싶어지지 않겠는가?

물론 이 모든 것은 지난 번에 말한 '파티플을 지원하기 위한 용병등록소' 라는 기본 개념에는 아무런 변경사항이 없다.
다만, 여기에 솔플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npc 용병'상품을 하나 더 추가한 정도라고만 이해하면 될 것이다.






p.s
만약 실제 유저와 비슷할 정도로 npc 용병들의 인공지능이 뛰어나다면 백이면 백 npc 용병을 고용하려 들 것이다..
왜냐하면 친밀도나 그로인한 퀘스트 부여 같은 것은 또 다른 능력향상으로 이어지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생각할 때 저것을 완벽하게 실행시킬 수 있을만큼의 인공지능은 아직 구현되지 못했다.
기껏해야 필요한 능력이 일정시간 텀을 두고 터져나오는 정도겠지..
냉정하게 말하면 없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한 용병들이란 소리다.
솔플 유저들이 최소한 마음 편하게 솔플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수 있을 정도의.. 딱 그 정도 이상은 힘들 것이라는 게 나의 판단이고, 때문에 저 npc 용병시스템이 파티를 죽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설사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인공지능 수준이 뛰어나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거야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게임사에서 수준을 조정하면 될 문제니까...
항상 문제는 하고 싶어도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할 수 있는데 안해서 생기는 경우란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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