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cafe.daum.net/hanryulove/IwYk/438517?docid=5sb4IwYk43851720110719221930&sns=twitter
K-POP이 한류 확산의 새로운 추진력으로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그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근데 현상이나 결과만을 나열하거나, 내적 원인이 아닌 외적 조건들을
원인으로 치환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외국작곡가와 외국안무가 원인론이죠.
글로벌한 곡과 안무를 받았기 때문에 글로벌한 인기를 얻게 된 것이 아니라,
이미 K-POP이 글로벌화되었기 때문에 글로벌 작곡가와 안무가가 참여하게 된 거죠.
넓게 보자면,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결과라는 말씀.
그렇다고 제가 주제 넘게 그런 분석을 여기서 하겠다는 것은 아니구요,
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여러 조건들 가운데 한 가지인 바로 한국어,
즉 한국어가 팝과 잘 어울리는 이유는 뭘까, K-POP 노랫말을 이루는 한국어의 매력은 뭘까,
어쩌면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제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이 문제에 대한 제 자신의 이해를 위해 쓴 목적이 크기 때문에
학문적으로나 데이터적으로 엄밀함을 기하지는 못했습니다.)

 

 

팝을 이루는 구성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노래라는 측면을 놓고 봤을 때는, '멜로디+리듬+노랫말'로 구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가창력, 댄스, 의상, 무대장치, 연출 등등이 결합하여 종합적인 퍼포먼스나 MV가 나오게 되겠죠.)
멜로디와 리듬은 음악 자체의 필수 요소일 테고, 팝 자체의 완성도는
여기에 노랫말이 얼마나 잘 결합되어 있는가가 관건일 겁니다.

 

이 노랫말 역시도 내용과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을 텐데,
내용은 물론 노랫말이 전달하고자 하는 직접적 메시지이며,
형식은 어감, 운율 등등일 것입니다.
한국어 노랫말이 형식적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멜로디와 리듬에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살펴볼게요.

 

1. 일단 한국어의 말소리의 풍부함에 대하여.
언어에서 말소리와 문자는 서로가 서로를 규정하면서 발전합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그 언어의 문자에 의하여 말소리가 늘거나 줄 수 있으며,
말소리에 의해 문자 시스템이 변화를 겪는다는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어는 고대 한국어로부터 왔지만,
일본어 가나의 오십음도 문자체계가 완성된 이후에는
일본어에서 사용되는 모음은 물론, 자음 특히 받침이 대폭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아니, 'ん'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져 버렸죠.
반면 한국어는 한글 창제 이후 한국어에서 사용되던 많은 받침들이
유지 또는 증가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중국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중세 이전 한자 고유음의 받침들도 계속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모음 역시도 표기에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풍부한 모음 발음이 계속 존재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 창제 당시와 비교하면 많은 수의 자음과 모음이
언중들의 언어생활로부터 사라져서 한글 시스템 자체는 매우 간소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간소화 경향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면, 'ㅔ'와 'ㅐ'의 구분, 'ㅚ','ㅙ','ㅞ'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죠.
어쨌든 한국어는 현재 28개의 받침이 있으며, 실질적으로 발음되는 받침은 7개인데,
세계 언어 가운데 최고 수준의 폐절음(받침이 있는 음절) 활용을 가진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
단모음 역시도 일본어, 영어가 5개 정도인데 반해 한국어는 10개이며,
이중모음의 활용을 포함하면 훨씬 더 다양한 모음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대 일본어, 중국어가 각각 300, 400개 정도의 음절수를 가진데 반하여,
한국어에서는 2,000여개의 음절이 사용됩니다.
(현대 한글 자모가 만들어낼 수 있는 문자는 11,000개가 넘지만-옛한글은 무려 160만자 이상-,
말음법칙 등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소리가 구별되는 것은 3,000자 정도이며,
이 가운데 한국어에 사용되는 음절은 이 가운데 약 2,000자 정도라고 합니다.)
영어에서 사용되는 음절수에 대한 통계는 제가 본 적이 없고,
또 말소리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음절이라는 개념에서 놓고 보면 영어에서는 '자음+자음+모음+자음+자음'과 같은
조합도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 '자음+모음+자음'의 체계를 가진 한국어보다
훨씬 복잡합니다만, 실질적으로 영어에서 사용되는 저런 음절에도 제한적인 패턴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 그 수가 어떻다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어는 말소리가 상대적으로 무척 다양하고 많은 언어이며,
타국어에 비해 발음상 상당히 풍부하게 들리는 언어이기 때문에,
청자로 하여금 단조롭게 들리지 않도록 그래서 흥미롭게 또는 재미있게 들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2. 한국어의 어감에 대하여
말소리가 풍부하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좋게 들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좋게 들린다'는 의미는 청자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그리고 개인차에 따라
그리고 그 언어가 사용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규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리드미칼'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부드러운' 것을 좋아할 수도 있으며,
'다이내믹'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의 어감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거칠게 들린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부드럽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다른 언어와 어감상 유사성을 이야기할 때 보면,
'독일어처럼 들린다'고도 하며, '프랑스어 같다'고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편차는 꽤나 큰 것인데, 이는 물론 말소리의 다양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국어 어두의 초성에는 유성음이 오지 않으며, 두음법칙에 의하여 ㄹ과 같은 초성도 오지 않는다는 점,
또 받침 있는 소리가 많은 만큼 7종성 가운데 폐쇄음(ㄱ,ㄷ,ㅂ) 받침의 음절도
꽤 많다는 점 등이 바로 한국어가 거칠게 들리도록 하는 원인일 것입니다.
반면, 폐쇄음 못지 않게 유음(ㄹ)과 비음(ㄴ,ㅁ,ㅇ)도 받침에 빈번히 등장하는데,
과거형 어미 ~ㄴ, 현재형 어미 ~는, 미래형 어미 ~ㄹ, 명사형 (종결) 어미 ~ㅁ 등이
문법 요소로서 자주 쓰이며, 자음동화 가운데 폐쇄음 받침이 비음 초성을 만날 경우
비음화되는 경향이 많다는 점(받는다->반는다) 등은 한국어를 부드럽게 들리게 하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또, 지금 현대 국어에서는 많이 무너졌지만 모음조화가 여전히 있다는 점,
의성어, 의태어의 활용이 빈번하다는 점 등은 한국어를 다이내믹하게 들리게 하는 원인일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감이라는 것은 청자의 사용언어에 따라,
개인차에 따라 그리고 그 말이 쓰이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며,
(한국의 막장 드라마를 많이 본 외국의 K드라마팬은 아마 한국어를 전사들의 언어로 생각하겠죠.)
한국어는 다양한 말소리 때문에 어떻게도 들릴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한국어의 말소리가 노래와 결합했을 때인데,
이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말소리 자체의 리듬감입니다.

 

3. 한국어의 리듬감에 대하여
시(詩)는 일반적으로 산문이 아닌 운문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운문에는 운율이라는 것이 있어서 리듬감을 형성케 합니다.
이 운율에는 율격과 압운이라는 것이 있는데,(아... 저도 원치 않는데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듯...)
율격은 음절의 수, 강약, 고저, 장단 등에 의해 리듬감을 갖게 하는 것이며,
압운은 특정 음소를 특정 위치에서 반복하여 리듬감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좀 무리해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시조는 율격이 강조된 시의 형태이며,
영시와 한시는 압운, 특히 각운이 강조된 시의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힙합의 3요소 가운데 플로우는 율격, 라임은 압운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압운이 있는 시의 형태가 전혀 발전하지 못했는데,
여기엔 한국어의 알타이어적 특징 가운데 서술어가 문장의 가장 끝에 놓인다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도치나 생략을 통해 서술어가 문장의 끝에 놓이지 않을 때조차도
대부분의 경우 조사가 끝에 놓이게 됩니다.(빨리 먹을 걸. 그랬다고, 네가?)
한국어에서 서술어는 동사와 형용사의 어간에 존칭, 시제 등의 선어말어미와
어말어미가 매우 규칙적으로 붙어 형성이 되며,
이때의 규칙성은 다른 알타이 제어와 비교해봐도 매우 철저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한국어 시가 행의 끝마다 '~다, ~다, ~다'로 끝난다고 했을 때,
이는 압운에 기반한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상적으로도 그렇게 말을 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한마디로 재미가 없는 거죠.
그런데 이러한 한국어의 특징이 현대에 와서, 그리고 K-POP에서는
전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됩니다.
시에 멜로디가 결합하여 노래로 발전했다고 봤을 때,
노래 역시 가사에는 대부분 운문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멜로디와 리듬 등이 포함된 노래에서 노랫말의 운율적 규칙은 점차 느슨해졌는데,
오히려 한국어로 된 노래에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한국어의 특징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노래보다 더 리듬감이 있는 가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하늘은 더 파란건지
오늘따라 왜 바람은 또 완벽한지
그냥 모르는 척
하나 못들은 척
지워버린 척 딴 얘길 시작할까
아무 말 못하게 입맞출까
(IU의 '좋은 날' 중)

 

오늘 밤 나 바람났어
친구 따라 강남 갔어
여름도 다가왔으니
왕자가 돌아왔어
나도 제대로 바람났어
놀고 싶어 안달났어
열광의 도가니
신나는 분위기
우린 지금 야단났어
(GG의 '바람났어' 중)

 

각 행들이 진정한 의미의 엔드라임을 형성하느냐는 중요치 않습니다.
특히나 그 의미를 모르는 외국인들한테는요.
힙합에서 라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절묘한 라임을 위해 많은 고생들을 하지만,
한국에서는 힙합 뿐만 아니라 다른 팝에서도 이러한 라임의 효과를 갖는
가사를 만드는 것이 별로 어렵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어의 문법적 특징 가운데 한 가지는
문장 요소의 과감한 생략과 도치가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한국어에서는 보어나 목적어, 서술어, 심지어 주어까지도 생략한 채 문장 구성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언어에 비해 문장 요소의 순서를 바꾸는 것도 무척 빈번합니다.
이것은 시나 가사에 있어 율격 형성이 매우 용이함을 의미합니다.
3음절이 필요한 리듬에는 3음절을, 4음절이 필요한 리듬에는 4음절을 붙이는 것이 상대적으로
무척 쉽다는 것이죠.
이와 같은 율격은 본래부터 한국시의 특징이었고, 여기에 앞서 말한 라임과 같은 압운적 효과까지
갖게 되어 K-POP은 매우 리듬감 있는 노래로서 들리게 되었다고 봅니다.
자칫 너무나 다양한 말소리로 인해 어쩌면 정돈되지 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한국어 노래가
그 문법적 특징으로 인해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규칙과 리듬감을 갖춘 노래가 된 것이죠.

 

<잠깐 비교!>
같은 알타이어족-이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이며,
한국어와 매우 가까운 일본어 노래는 어떨까요?
일본어 역시 서술어가 문장 끝에 놓이지만, 일본어는 한국어와 같은 어말어미가 없습니다.

 

ほんとうにたのしかった。(혼또우니타노시깓다./정말 즐거웠다.)

 

한국어 '즐거웠다'는 '즐겁(어간)+었(과거시제 선어말어미)+다(어말어미)'로 형태소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어 '타노시깓다'는 '타노시(어간)+깓다(과거시제 어미)'로 분석됩니다.
시제나 존칭 등의 요소에 따라 어미 자체가 변화되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어말어미를 갖는 한국어보다는 규칙성을 갖기 힘들다고 봅니다.

 

4. 한국어의 액센트
한국어 표준어에는 흔히 말하는 강약 액센트나 고저 액센트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가 '다다다다~'로 들린다는 외국인도 있습니다.)
특히 고저 액센트가 없다는 것은 노래와 결합했을 때 상당한 잇점이 있습니다.
노래엔 당연히 음의 고저에 따른 멜로디가 있으며, 적절한 음높이에 적절한 액센트가
결합해야 어색하지 않게 되죠. 물론 아주 훌륭한 멜로디에 액센트를 대충 맞춰서
가사를 붙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이런 노래를 부를 때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이입하여 부르리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
(사실 이 '감정'이라는 부분은 제가 K-POP의 인기요인 중에 핵심으로 보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른 글에서 한 번 다뤄 보겠습니다.)
그리고 가수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노래에 청자가 반응할 리는 없을 테구요.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 액센트로 인해 웃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고저 액센트를 가지는 일본어 노래나 4성조를 가지는 중국어가
왠지 팝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의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예전에 기타로나 소지로와 같은 일본 음악가와 일본의 경음악을 무척 좋아했습니다만,
그렇듯 세계적인 음악가가 있는 반면 세계적인 가수가 일본에서 등장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강약 액센트만 있는 미국에서 힙합이 생겨난 점, 그리고 한국어 역시 힙합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바로 고저 액센트가 없는 것이 하나의 조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풍부한 받침과 말소리에 기반한 라임 형성의 용이성, 한국인 특유의 리듬 감각 등이
한국어 힙합의 수준을 높이는 조건이 되었다고 봅니다.
물론 제가 생각할 때는 여전히 한국어 힙합에도 영어에 비해 상대적인 어색함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플로우 가운데 강약 액센트에 기반한 요소는 여전히 한국어에서는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이탈리아어가 오페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언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역시 가장 큰 조건은
바로 이탈리아어에 액센트가 별반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상에서 한국어가 팝에 적합한 이유, 외국인들이 느낄 수 있는 한국어의 매력은 뭘까
대충 살펴봤는데요, 요약하자면 한국어는 말소리가 풍부하여 그 자체로도 듣는 즐거움이 있고,
말소리가 풍부한 데 대하여 일정한 규칙성이 있기 때문에 리듬감을 타기 좋으며,
액센트가 없기 때문에 멜로디와의 결합이 용이하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저는 언어에는 우열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한국어에 대해 지나친 우월감을 갖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
사실 저는 한국어가 다른 부분에서는 결함도 있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어는 그 조어력, 즉 새로운 개념에 대한 단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매우 취약한 언어라고 봅니다.
한국어의 시스템 자체가 그런 것이 아니라, 중세까지는 한자어에, 근대에 와서는 일본식 한자어에,
현대에는 영어에 너무나 의존하고 있어서 한국어 고유의 조어시스템이 무척 퇴화되었다는 것이죠.
흔히 '한글'을 디지털 시대의 문자라고 이야기하고 한국 IT산업 발전의 일등공신이라고도 합니다만,
'한국어'가 디지털 시대의 언어인지는 잘 모르겠고 또 우려스럽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생겨날 테고, 이에 대해 선도적으로 개념을 정립하여
조어해내지 못한다면 언제나 후발주자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노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흔히 어떤 행사나 이벤트에서 그것을 주도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진행자를
'도우미'라고 부릅니다. 근데 이 '도우미'라는 단어는 1993년 대전 엑스포 이전에는 한국어에 없던 말입니다.
엑스포를 진행하면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벤트들을 진행할 여자 요원들을 뽑아서 '도우미'라고 이름붙이고,
훈련시키고 활용한 것이 그 시작인데, 이제는 완전히 한국어에서 일반명사가 되었습니다.
'도우미' - 무척 아름답고 절묘한 조어가 아닌가요? 이를 한자식으로 표현하면 '행사진행보조요원' 쯤이 될까요?
이후 좋은 시도들이 무척 많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한국어에서 이런 아름다운 조어는
시스템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어학자는 물론, 언론과 일반인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얘기가 완전 다른 데로 샜는데요, 암튼 '오페라엔 역시 이탈리아어'라고 이야기되는 것을 뛰어넘어서
'(팝은 물론이고) 노래엔 역시 한국어'라는 등식이 가능해지도록, 위와 같이 한국어라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한국의 음악인들이 더욱 힘써주시길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열사의 쿼런틴 이라는 회원이 작성한 글이다.
아주 그럴 듯 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으니, 한번쯤 읽어봄도 좋으리라 생각되어 퍼왔다.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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