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서 동물학대' 동영상 파문

이런 걸 보면 나는 참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리고, '얼마나 무서울까..'
'어떻게든 살고 싶을텐데 태어나자 마자 솎아져서 기계 속에 던져지는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이 참담할 것 같다' 라는 등의 복합적인 생각 때문이다.

나는 저런 걸 볼 때마다 '저건 동물이다..사람과 다르다' 혹은 '저 것들은 고통을 모른다..우리 생각하고는 다르다' 라는 여러 사람들의 말보다는 '생명하나가 저렇게 피어보지도 못하고 다른 힘쎈자의 손에 으스러져 가는구나' '심장이 뛰고, 피가 흐르는 하나의 생명이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고통에 허덕이다 가는구나' 라는 생각부터 든다.

이런 생각은 생각으로만 그치질 않는다.
내 몸에 소름이 돋게하고, 내 뒷골을 쭈뼛하게 만든다.

'만약 내가 저렇게 분쇄기에 들어가 온 몸이 갈린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김형욱 양계장 분쇄기로 죽였다” -

'나는 죽고 싶지 않은데..그리고, 저렇게 고통받고 싶지 않은데, 나 보다 힘쎄고 강력한 놈이 날 죽이기 위해 날 속박하고 있다면 난 과연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을까?'
- 731부대 사진 자료집 : 정현웅님 -

'내 몸 여기저기 구멍이란 구멍에는 죄다 날카롭고 뾰족한 꼬챙이들이 꽂혀 내 몸속을 통과해 들어가고 있고, 또 앞으로도 계속 꽂혀질 거라면 과연 난 그 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절박하면서도 처절하고 참혹한 느낌이 날 사로잡아 버린단 말이다.

그래서, 난 이런 영상이나 이런 사진 등을 거의 안보는 편이다.
고어물이나 스플래터 뿐만 아니라 일반 공포물도 거의 못보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걸 보면 화면 속의 더러운 배경과 가해자와 피해자들 간의 그 흉악한 감정들이 하나로 어울어져 그걸 보는 나로 하여금 혐오감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고, 이렇게 느껴진 내 마이너스적인 감정들은 결국 내 신체에 까지 영향을 미쳐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고 급기야는 토악질까지 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단순히 망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지는 않은 듯한 것이 딱히 저런 매체물을 보지 않는 이상엔 먼저 떠올리거나 하진 않거든.
아무튼 나로선 저런 동물학대- 저건 이미 학대가 아니라 살상이지만 - 를 보면 내가 당하는 듯한 느낌에 아주 비위에 거슬릴 정도로 불쾌해 진다는 건데.. 이건 좋게 말하면 생명의 존귀함을 잘 아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감정이입이 너무 과도할 정도로 잘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 감정이입이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감능력' 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바로 이 공감능력 덕분에 비로소 사람은 사람다울 수 있는 것이라는 거다.


그런데, 이런 소릴 하면 꼭 이렇게 답하는 놈들이 있다.
'너는 고기 안먹냐?'

난 먹는다..
많이는 안먹지만 먹긴 먹는다..
나의 식단 중 8~90%는 채소류이고, 10~15%정도는 인스턴트이며, 나머지 1~5% 정도가 고기지만, 그래도 간혹 먹긴 먹는다.

하지만, 난 그 고기를 먹을 때엔 위에서 말한 듯한 측은함을 느끼진 않는다..
왜 느끼질 않을까?

난 그 이유가 음식의 하나로써 인식되는 고기와 살아있는 생명의 하나로써의 동물이 같은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즉, 내가 불쌍하게 생각되어지는 건 심장이 뛰고, 피가 흐르며, 온기가 감도는 살아 있는 생명이기 때문이며, 숨을 쉬고, 감정을 느낄 줄 아는 움직이는 생명을 보면서 그 들이 느끼는 고통과 괴로워 하는 모습을 내가 느끼는 것처럼 동일시 하기 때문이라는 거다.

또, 이미 죽어 있더라도 몸체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동물의 사체일 경우 나의 경험과 내가 가지고 있던 기억 등을 통해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과 죽기 직전 그 들이 느꼈을 법한 괴로움과 고통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을만큼의 상상력 정도는 나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죽은 동물이라 해서 나무토막 보듯이 할 순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이미 죽은지 오래이고 사체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지 않은 음식재료로써의 고기일 경우엔 그 고기를 보고 과거 어떤 동물이었는지 떠올리는 것도, 그 동물이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는지에 대해 떠올린 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물이라는 인식보다는 그와 별개의 식재료라는 인식이 더 크게 와닿게 되는 것 같다.
즉, 간단하게 말해서 식재료만 봐서는 예전엔 살아 숨쉬던 동물이었다는 사실과 매치가 안된다는 말이다.

잠시 삼천포로 빠졌는데..
동물들을 식재료로 쓰기 위해 도축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이런 도축업자들이야 자신의 직업이 이러하고 항상 보던 것이 이런 것들이니, 아무 생각없이 도축한다고 해도 평소 죽음과는 친숙하지 못한 일반사람들이라면 이런 모습에 진저리를 쳐야 정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참 대담하다고 해야할 지, 굳건하다고 해야할 지.. 아니면 생명의 죽음을 장난감이 부셔지는 정도로만 생각해서 그런건지..
어쨋든 나는 이런 내 감정이 틀려먹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 타인의 괴로움을 느끼는 마음은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모든 예의와 배려와 도덕과 사랑은 모두 이렇게 타인의 마음을 느끼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 판정도구(PCL-R) - 같은 새끼들은 타인의 고통을 못 느끼기 때문에 아무 거리낌없이 흉악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유지.

그리고, 그런 내 관점에서 봤을 때..
힘 좀 있다고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운명까지 좌지우지 하는 놈들은 똑같이 그 고통과 절망을 맛보게 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병아리를 분쇄기에 집어넣는 새끼는 똑같이 분쇄기에 들어가 주시고, 고양이에게 못을 박는 새끼는 똑같이 못에 박혀 반신불수 되어 주시고, 개의 주둥이에 줄을 묶어 주둥이가 썩어가게 만든 새끼는 똑같이 주둥이 좀 박살나 주시는 ..그런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해 봤다..

Posted by 크라바트
,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