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살면서 참으로 수 많은 만화를 봐왔었다

그 중 처음 일본만화란 것을 접한 것이 '시티헌터'가 '도시의 사냥꾼' 이라는 제목의 해적판으로 돌아댕기던 때였으니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볼 수 있겠다.
그 동안 봐왔던 무수히 많은 만화도 이제는 뇌리의 저편으로 사라져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것들이 태반이지만, 그래도 또 한번 보면 '아! 이거 언제 봤던건데~' 하고 기억에 떠올릴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는 것은 어린시절 내가 습득했던 왠만한 상식의 태반이 죄다 일본만화 해적판을 통해 얻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만화작가들이 해당지식을 연구하고 그려낸 결과물이 만화책의 그림과 자막을 통해 나에게 습득될 땐 일반 소설이나 딱딱한 내용의 교과서 따위완 비교도 안될만큼 빠른 흡수력을 보여주어 어느정도 만화에 통달하게 된 시점에선 나도 모르게 '잡학박사'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것저것 잡다한 상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더랬다.
물론 그렇게 쌓인 지식들이 전부 믿을 수 있을만한 내용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었지만, 흔히들 말하는 '만화따위~' 라는 식의 쓰레기 낭설수준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정확하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원천이 바로 만화였던 것이다..

이 '쿠니미츠의 정치' 라는 만화도 그와 같은 만화다.
'안도 유마' 라는 작가의 글과 '아사키 마사시' 라는 작가의 그림이 합쳐져 나온 이 만화는 특이하게도 '정치' 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상당히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만 같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좋아서인지 그림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둘 다 때문인지 한번 잡으면 마지막 27권을 보기 전까진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엄청나게 막강한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까지 내가 봤던 작품들 중에서 당당히 열 손가락.. 은 아니고, 한 20위권.. 그 중 '정치' 라는 특정분야에선 당당히 1위로 꼽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유는 전에 언급했던 '가면전사 아쿠메츠 (전18권)' 나 생추어리 따위는 비교도 안될만큼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 전개방식과 묘사 등으로 재미는 재미대로, 감동은 감동대로, 정보는 정보대로 착실하게 만화를 보는 독자가 뭔가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만화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만화의 내용이 진실이고, 아니고는 사실 부차적인 문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만화를 통해 이제까지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했던 '정치'라는 문제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거고, 이건 이미 나로써 증명되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이 만화를 통해 '정치' 에 관심을 가지게 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는 총 27권에 달하는 이 만화를 그린 이유가 바로 이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내가 느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정치에 흥미와 재미,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라도 마련해 줄 생각에서, 이 만화의 핵심이 되는 몇몇 중요부분들의 스샷을 올려 두려고 한다.
아.. 그리고 일본만화니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

제 1권 쿠니미츠의 정치 - 시작

정치인과 건설사의 담합에 대한 응징을 시작으로 쿠니미츠의 정치는 시작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쿠니미츠(독자)에게 간단한 설명을 해주는 '사카가미 료마'의 딸 '아스카'



청렴한 정치인 '사카가미 료마'는 정치꾼들의 부패된 모습에 실망하는 주인공에게 '정치'를 버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



이 것이 1권의 대략적이면서 핵심적인 포인트이다..
어떤가? 딱 보니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꼬라지가 연상되지 않는가?
저 정치인에 우리나라의 누구를 대입시켜 보면 더욱 이해도 잘되고 몰입감도 높아진다... 는 건 농담이다..잡혀가긴 싫으니..큭큭큭

그리고, 권수를 계속 넘겨가면 갈수록 '정치'에 대해 알아가는 '쿠니미츠'와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더욱 재미를 더해간다.
아래에 몇몇 주요 핵심 포인트나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발췌하여 추가해 놨으니 참고토록 하자..










그 외 짜투리 몇개 더..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사와기자..투표를 제대로 안하면 바로 우리나라와 같은 꼴이..ㅜ.ㅠ



투표를 소홀히하고 돈 빨아먹을 궁리만 하는 정치인을 뽑았다간 이런 사태가..그러고 보니, 얼마 전 뉴스에 성남시가..



또, 이런 사태도..뒷돈을 받아먹기 위해 타지역 쓰레기까지 대신 받아주는 이런 미친 놈이 정치인으로 뽑혔다는 자체도 문제가 있다..



이런 행복한 고민 좀 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젠장 ㅜ.ㅠ




이렇게 27권에 달하는 긴 여정을 마치고 주인공 쿠니미츠는 우지무라의 충고를 받아들여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총리대신이 되기 위해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쿠니미츠~



어떠냐? 진짜 멋진 만화지?
지금 정치꾼들 전부 이거 좀 읽고 반성 좀 했으면 좋겠다..
아니 전 국민들도 이걸 좀 읽고 반성 했으면 좋겠어.. 투표 좀 해서 나쁜 놈 좀 떨어뜨리게..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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