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던가?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중학교였던 것 같다.
당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PC-엔진 듀오'(이하 피씨엔진)가 우리 집에 굴러 들어왔었는데, 동생과 나는 얼씨구나 하고 수소문 끝에 피씨엔진 기기판매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소프트웨어 CD 'YS 4 - Down of ys' 까지 구해와선 TV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에 피멍이 들 정도로 열심히 두들겨 대었었다.
그런데, 이 것이 재미가 없으면 좀 하다가 집어치웠을 텐데 재밌어도 너무 재밌는게 아닌가?
주인공 아돌 크리스틴이 마을 구석구석 다니며 사람들과 한 이야기에서 얻어지는 정보로 인해 하나 둘 밝혀지는 비밀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고, 아돌의 앞길을 방해하기 위해 등장하는 몬스터와 여러 형태의 온갖 장애물은 나의 투지를 자극했으며, 점점 진행해 나감에 따라 차츰 드러나는 진실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 및 판타지스러운 신비감이 연신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BGM은 또 왜 그리도 좋은지..
세계수가 등장하는 수해지역에선 빠르고 강렬한 역동적인 음악이.. 눈과 얼음의 만년설 지역에선 고독하고 쓸쓸하게 느껴지는 잔잔한 음률이.. 히로인과 조우하는 장면에선 비눗방울이 흩날리고 아롱지는 듯한 아름다운 향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말 그대로 환상적인 음악이 내 귀까지 사로잡아 버렸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목소리까지 더빙되어 나오는 걸 보고 경악을 넘어 감동까지 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진짜 생전 처음으로 가정용 콘솔 게임기라는 걸 접해보고 또 그런 엄청난 충격까지 받아버린 나는 한동안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 못하는 그런 상태가 계속 되었더랬다.
이 때부터 게임에 재미를 들인 나는 이 후 '플레이스테이션'(이하 플스)가 나오자 마자 바로 갈아탔었는데, 그 이유가 롤플레잉의 역작이라 불리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해보기 위해서 였을만큼 롤플레잉이라는 게임의 장르에 푹 빠져었고, 이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롤플레잉 게임 위주로 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나 자신은 롤플레잉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이야기를 찾아간다고 할까? 이야기를 맞춰간다고 할까? 하여튼 뭔가 재밌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이렇게도 가보고 저렇게도 가보면서 하나의 큰 줄기(운명)를 따라 이야기의 끝을 보기 위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인데, 어떻게 보면 너무도 획일적이고 자유의사에 반하는 강제적인 루트일 수도 있는 이 큰 흐름의 줄기가 사실 나로 하여금 절대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엄청난 재미보따리여서 내 스스로 무조건적으로 따라가는 데에 아무런 불만도 가져지지 않았으며, 애시당초 따라간다는 사실조차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전혀 인식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 정도로 콘솔 롤플레잉 게임의 시나리오는 재미가 있다.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처럼, 혹은 판타지 만화책을 보거나 판타지 애니메이션/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러한 신비스럽고 모험이 가득한 판타지 세계라는 느낌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기 때문에 슈팅, 아케이드, 액션게임에 못지 않게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롤플레잉 게임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으로 넘어와서는 그런 롤플레잉 특유의 재미를 느껴본 적이 없는 듯하다.
1인 위주의 싱글게임과 다수의 온라인 게임은 그 개념부터 달리하기 때문에 같은 롤플레잉이라 하더라도 재미있는 부분까지 같을 순 없다라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콘솔게임은 개당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그 자체의 재미를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한다.
그리고, 그 개당의 가격 또한 제법 큰 탓에 일단 사본다는 개념보다는 초반 5분의 재미와 이로 인한 입소문이 판매량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반대로 온라인 게임은 매월 정액요금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초반의 단기성 재미보다는 장기간 꾸준히 접속을 유도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컨텐츠의 추가가 더 중요하다.
콘솔게임의 재미는 아무리 길어야 1개월을 넘길 수 없고, 그 끝이 정해져 있는만큼 5년 이상의 장기간을 염두에 두고 유저를 잡아둬야 하는 온라인 게임으로써는 쉽게 접목시키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나도 그걸 잘 안다. 잘 알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이 둘의 재미를 접목시킨 온라인 게임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정말로..
이제까지 모든 온라인 게임을 접하지는 않았지만, 오픈베타 족이라고 해서 이것 저것 손대기는 많이 댔었다.
유료고 무료고 할 것없이 재밌다는 건 거진 다 섭렵해 봤었지만, 그래픽과 배경설정, 그리고 세부적인 인터페이스만 좀 다를 뿐 그 외엔 다 똑같았다.
정말 어찌 그리도 똑같을 수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똑같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가 가장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바로 이야기의 흐름이다.
그런데, 97년인가? 리니지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근 10년동안 그 어떤 온라인 게임도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게임이 하나 없었다는 건 어찌보면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다고나 할까?
그나마 희미하게 콘솔게임의 향기나 분위기를 느낀 게임은 몇 안되지만 있긴 있었다.
첫번째는 '리니지' 라는 게임이었고, 두번째는 '아스가르드' 라는 게임이었으며, 세번째는 '마비노기' 라는 게임이다.
우선 '리니지'부터 보면 화면에 보여지는 각도가 우선 화면 창을 넘어 리니지라는 다른 세계를 내려다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해준다.
또, 캐릭터와 배경의 비례비가 리얼하다고 해야 하나 그럴 듯 하게 느껴져서 실물이라면 저렇겠거니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두가지 요소가 정말 그래픽만 보면 10년 전 게임답게 구리고, 이동하면 층층 계단까지 생기는 후져빠진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부여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 시나리오 적인 재미라고 해야하나? 일정시기마다 추가되는 '에피소드'라는 요소가 이야기의 진행과 목적을 부여해 주는 것이 마치 콘솔 롤플레잉의 중보스 잡은 이후 다음 미션을 부여받는 것과 같은.. 그런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아스가르드'는 너무 방대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협소한 오밀조밀한 마을과 지형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캐릭터와 몬스터들의 아기자기 토기인형같은 귀여움- 라그나로크의 파스텔톤 그림과는 전혀 다른 기념품 상점 안에 진열된 자기 인형을 보는 듯한 귀여움이다. -들은 마치 동화나라나 인형의 나라에 놀러 간 앨리스가 된 것과도 같은 느낌을 갖게 해주었었다.
게다가 사냥을 할 때도 한번 누르면 죽을 때까지 치는 요즘 방식이 아니라 한번 누를 때마다 한번 공격으로 잡을 때까지 계속 눌러 때려줘야 하는 너무나도 귀찮은 방식이 오히려 한방에 죽지 않는다는 몬스터의 강함을 그대로 인식할 수 있게 해주었었다.
뭐..이 외에도 뭔가 미묘한 느낌이 더 있는 것 같지만, 말로 콕 집기가 너무나도 애매한 희미한 느낌에 불과한 지라 오늘은 그냥 넘어가고, 차후에 더 자세히 한번 언급토록 하겠다.
마지막 세번째의 '마비노기' 는 정말 콘솔게임의 재미와 온라인 게임의 재미를 이제까지 나왔던 게임들 중 가장 잘 접목시킨 게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제목 그대로의 '판타지 라이프'를 충실히 재현했다.
이 마비노기는 내가 느낀 만족감보다는 불만족을 말하는 게 더 빠를 정도 내가 원하는 게임 상에 가장 충실했던 것 같다.
불만족스러웠던 점은 일단 그래픽..
만약 아스가르드의 캐릭터와 배경 이미지에 마비노기의 설정을 합했더라면 난 지금껏 마비노기 외에 다른 게임은 쳐다보지도 않았을 지 모른다.
그 만큼 마비노기의 그래픽은 뼈아프다.
또, 판타지 라이프를 계획하고 각종 생산직들을 표면으로 이끌어 낸 것은 좋았으나,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결국 사냥을 해야만 한다라는 것이 안타까웠다.
만약 재봉일을 한다면 사냥을 안하고 재봉일만 줄창해도 그 재봉계열에선 최강이 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이 되어야 하고, 광부 일을 한다면 사냥을 안하고 광산에만 틀어박혀도 나중엔 철광석 캐고 연마하는덴 최고경지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이러한 생산직들은 결국 사냥보다 뒷전으로 틀어박혔고, 모든 일에 앞서 사냥이 주축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그 외에 굳이 하나 더 꼽아보자면 시나리오의 추가는 좋았지만, 모두 병열방식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었는데, 이 걸 직렬방식으로 진행되는 가장 큰 흐름의 줄기가 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하기도 했다.
콘솔 롤플레잉의 시나리오처럼 하나의 미션을 해결하면 밝혀지는 비밀과 그 정보를 토대로 또 깊은 비밀을 대상으로 모험을 떠나고 점점 갈수록 최종보스를 향해 나아가는.. 그런 직렬방식의 큰 이야기 흐름이 마비노기에는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배부른 소리니까 뭐..
테일즈 위버도 시나리오 성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건 이야기 따로 게임 따로의 따로국밥 성향이 워낙 강해서 나로선 전혀 재미도 감동도 느낄 수 없었다.
아무튼 이 3가지의 게임만이 나에게 좋은 느낌을 일으켜 줬었고, 그 외엔 별달리 재밌는 게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외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멋지다고 생각한 게임으로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코스튬과 이펙트, '리니지 2'의 필드와 배경, '실크로드(포스)'의 힘과 지력의 밸런스와 리미터 시스템 등이 있지만, 내가 제일로 꼽는 건 재미니까 각설하고..
앞으로 어떤 게임들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계속 이런 식이 게임이라면 그냥 온라인 게임은 접고 다시 콘솔게임으로 돌아가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콘솔게임기도 다중 접속 온라인이 가능해서 어찌보면 그게 더 나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곤하니까..
제발 게임사의 기획자들이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하면 콘솔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장점들을 하나로 합칠 것인가에 고심을 했으면 한다.
비전투 계열의 육성방안 모색이 판타지라이프의 첫걸음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중학교였던 것 같다.
당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PC-엔진 듀오'(이하 피씨엔진)가 우리 집에 굴러 들어왔었는데, 동생과 나는 얼씨구나 하고 수소문 끝에 피씨엔진 기기판매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소프트웨어 CD 'YS 4 - Down of ys' 까지 구해와선 TV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에 피멍이 들 정도로 열심히 두들겨 대었었다.
그런데, 이 것이 재미가 없으면 좀 하다가 집어치웠을 텐데 재밌어도 너무 재밌는게 아닌가?
주인공 아돌 크리스틴이 마을 구석구석 다니며 사람들과 한 이야기에서 얻어지는 정보로 인해 하나 둘 밝혀지는 비밀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고, 아돌의 앞길을 방해하기 위해 등장하는 몬스터와 여러 형태의 온갖 장애물은 나의 투지를 자극했으며, 점점 진행해 나감에 따라 차츰 드러나는 진실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 및 판타지스러운 신비감이 연신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BGM은 또 왜 그리도 좋은지..
세계수가 등장하는 수해지역에선 빠르고 강렬한 역동적인 음악이.. 눈과 얼음의 만년설 지역에선 고독하고 쓸쓸하게 느껴지는 잔잔한 음률이.. 히로인과 조우하는 장면에선 비눗방울이 흩날리고 아롱지는 듯한 아름다운 향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말 그대로 환상적인 음악이 내 귀까지 사로잡아 버렸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목소리까지 더빙되어 나오는 걸 보고 경악을 넘어 감동까지 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진짜 생전 처음으로 가정용 콘솔 게임기라는 걸 접해보고 또 그런 엄청난 충격까지 받아버린 나는 한동안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 못하는 그런 상태가 계속 되었더랬다.
이 때부터 게임에 재미를 들인 나는 이 후 '플레이스테이션'(이하 플스)가 나오자 마자 바로 갈아탔었는데, 그 이유가 롤플레잉의 역작이라 불리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해보기 위해서 였을만큼 롤플레잉이라는 게임의 장르에 푹 빠져었고, 이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롤플레잉 게임 위주로 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나 자신은 롤플레잉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이야기를 찾아간다고 할까? 이야기를 맞춰간다고 할까? 하여튼 뭔가 재밌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이렇게도 가보고 저렇게도 가보면서 하나의 큰 줄기(운명)를 따라 이야기의 끝을 보기 위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인데, 어떻게 보면 너무도 획일적이고 자유의사에 반하는 강제적인 루트일 수도 있는 이 큰 흐름의 줄기가 사실 나로 하여금 절대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엄청난 재미보따리여서 내 스스로 무조건적으로 따라가는 데에 아무런 불만도 가져지지 않았으며, 애시당초 따라간다는 사실조차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전혀 인식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 정도로 콘솔 롤플레잉 게임의 시나리오는 재미가 있다.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처럼, 혹은 판타지 만화책을 보거나 판타지 애니메이션/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러한 신비스럽고 모험이 가득한 판타지 세계라는 느낌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기 때문에 슈팅, 아케이드, 액션게임에 못지 않게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롤플레잉 게임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으로 넘어와서는 그런 롤플레잉 특유의 재미를 느껴본 적이 없는 듯하다.
1인 위주의 싱글게임과 다수의 온라인 게임은 그 개념부터 달리하기 때문에 같은 롤플레잉이라 하더라도 재미있는 부분까지 같을 순 없다라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콘솔게임은 개당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그 자체의 재미를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한다.
그리고, 그 개당의 가격 또한 제법 큰 탓에 일단 사본다는 개념보다는 초반 5분의 재미와 이로 인한 입소문이 판매량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반대로 온라인 게임은 매월 정액요금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초반의 단기성 재미보다는 장기간 꾸준히 접속을 유도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컨텐츠의 추가가 더 중요하다.
콘솔게임의 재미는 아무리 길어야 1개월을 넘길 수 없고, 그 끝이 정해져 있는만큼 5년 이상의 장기간을 염두에 두고 유저를 잡아둬야 하는 온라인 게임으로써는 쉽게 접목시키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나도 그걸 잘 안다. 잘 알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이 둘의 재미를 접목시킨 온라인 게임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정말로..
이제까지 모든 온라인 게임을 접하지는 않았지만, 오픈베타 족이라고 해서 이것 저것 손대기는 많이 댔었다.
유료고 무료고 할 것없이 재밌다는 건 거진 다 섭렵해 봤었지만, 그래픽과 배경설정, 그리고 세부적인 인터페이스만 좀 다를 뿐 그 외엔 다 똑같았다.
정말 어찌 그리도 똑같을 수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똑같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가 가장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바로 이야기의 흐름이다.
그런데, 97년인가? 리니지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근 10년동안 그 어떤 온라인 게임도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게임이 하나 없었다는 건 어찌보면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다고나 할까?
그나마 희미하게 콘솔게임의 향기나 분위기를 느낀 게임은 몇 안되지만 있긴 있었다.
첫번째는 '리니지' 라는 게임이었고, 두번째는 '아스가르드' 라는 게임이었으며, 세번째는 '마비노기' 라는 게임이다.
우선 '리니지'부터 보면 화면에 보여지는 각도가 우선 화면 창을 넘어 리니지라는 다른 세계를 내려다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해준다.
또, 캐릭터와 배경의 비례비가 리얼하다고 해야 하나 그럴 듯 하게 느껴져서 실물이라면 저렇겠거니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두가지 요소가 정말 그래픽만 보면 10년 전 게임답게 구리고, 이동하면 층층 계단까지 생기는 후져빠진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부여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 시나리오 적인 재미라고 해야하나? 일정시기마다 추가되는 '에피소드'라는 요소가 이야기의 진행과 목적을 부여해 주는 것이 마치 콘솔 롤플레잉의 중보스 잡은 이후 다음 미션을 부여받는 것과 같은.. 그런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아스가르드'는 너무 방대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협소한 오밀조밀한 마을과 지형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캐릭터와 몬스터들의 아기자기 토기인형같은 귀여움- 라그나로크의 파스텔톤 그림과는 전혀 다른 기념품 상점 안에 진열된 자기 인형을 보는 듯한 귀여움이다. -들은 마치 동화나라나 인형의 나라에 놀러 간 앨리스가 된 것과도 같은 느낌을 갖게 해주었었다.
게다가 사냥을 할 때도 한번 누르면 죽을 때까지 치는 요즘 방식이 아니라 한번 누를 때마다 한번 공격으로 잡을 때까지 계속 눌러 때려줘야 하는 너무나도 귀찮은 방식이 오히려 한방에 죽지 않는다는 몬스터의 강함을 그대로 인식할 수 있게 해주었었다.
뭐..이 외에도 뭔가 미묘한 느낌이 더 있는 것 같지만, 말로 콕 집기가 너무나도 애매한 희미한 느낌에 불과한 지라 오늘은 그냥 넘어가고, 차후에 더 자세히 한번 언급토록 하겠다.
마지막 세번째의 '마비노기' 는 정말 콘솔게임의 재미와 온라인 게임의 재미를 이제까지 나왔던 게임들 중 가장 잘 접목시킨 게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제목 그대로의 '판타지 라이프'를 충실히 재현했다.
이 마비노기는 내가 느낀 만족감보다는 불만족을 말하는 게 더 빠를 정도 내가 원하는 게임 상에 가장 충실했던 것 같다.
불만족스러웠던 점은 일단 그래픽..
만약 아스가르드의 캐릭터와 배경 이미지에 마비노기의 설정을 합했더라면 난 지금껏 마비노기 외에 다른 게임은 쳐다보지도 않았을 지 모른다.
그 만큼 마비노기의 그래픽은 뼈아프다.
또, 판타지 라이프를 계획하고 각종 생산직들을 표면으로 이끌어 낸 것은 좋았으나,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결국 사냥을 해야만 한다라는 것이 안타까웠다.
만약 재봉일을 한다면 사냥을 안하고 재봉일만 줄창해도 그 재봉계열에선 최강이 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이 되어야 하고, 광부 일을 한다면 사냥을 안하고 광산에만 틀어박혀도 나중엔 철광석 캐고 연마하는덴 최고경지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이러한 생산직들은 결국 사냥보다 뒷전으로 틀어박혔고, 모든 일에 앞서 사냥이 주축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그 외에 굳이 하나 더 꼽아보자면 시나리오의 추가는 좋았지만, 모두 병열방식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었는데, 이 걸 직렬방식으로 진행되는 가장 큰 흐름의 줄기가 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하기도 했다.
콘솔 롤플레잉의 시나리오처럼 하나의 미션을 해결하면 밝혀지는 비밀과 그 정보를 토대로 또 깊은 비밀을 대상으로 모험을 떠나고 점점 갈수록 최종보스를 향해 나아가는.. 그런 직렬방식의 큰 이야기 흐름이 마비노기에는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배부른 소리니까 뭐..
테일즈 위버도 시나리오 성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건 이야기 따로 게임 따로의 따로국밥 성향이 워낙 강해서 나로선 전혀 재미도 감동도 느낄 수 없었다.
아무튼 이 3가지의 게임만이 나에게 좋은 느낌을 일으켜 줬었고, 그 외엔 별달리 재밌는 게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외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멋지다고 생각한 게임으로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코스튬과 이펙트, '리니지 2'의 필드와 배경, '실크로드(포스)'의 힘과 지력의 밸런스와 리미터 시스템 등이 있지만, 내가 제일로 꼽는 건 재미니까 각설하고..
앞으로 어떤 게임들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계속 이런 식이 게임이라면 그냥 온라인 게임은 접고 다시 콘솔게임으로 돌아가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콘솔게임기도 다중 접속 온라인이 가능해서 어찌보면 그게 더 나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곤하니까..
제발 게임사의 기획자들이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하면 콘솔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장점들을 하나로 합칠 것인가에 고심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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