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코카콜라 등 국내수난 전철 밟아
세계 1위 기업들 "한국에 두손 들었소"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는 수난사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1위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는 국내 1위 업체들의 ‘고추장 마케팅’에 번번이 당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 새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할 때마다 국내 업체들은 더 좋은 제품으로 맞받아치거나 비슷한 제품으로 물타기를 하는 전략으로 물리쳐왔다.

최근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미니블로그 ‘트위터’도 이런 외국 글로벌 기업들의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 140자 정도의 짧은 메시지를 자신의 ‘친구’로 등록된 사람에게 바로바로 전송하는 트위터는 현재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뜻밖에도 순식간에 2등으로 역전을 당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이 내놓은 후발 주자 미니블로그 ‘미투데이’에 밀려버린 것이다. 미투데이는 6월 방문자 12만명으로 트위터의 58만명에 한참 뒤처졌다. 그러나 7월 한 달 사이 미투데이 방문자는 77만명으로 6배 넘게 늘면서 56만명에 그친 트위터를 가볍게 누르는 대역전에 성공했다.

미투데이가 선점 기업인 트위터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등록한 ‘친구’들이 전하는 소식을 휴대전화 문자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월 300건 무료로 주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아직 이런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은 트위터로서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미투데이는 또한 인기 가수 지드래곤의 새 음반을 미투데이를 통해 소개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이렇게 미투데이가 약진한 것에 자극받은 국내 포털들이 휴대폰과 연계한 미니 블로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트위터는 앞으로도 계속 한국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엔에이치엔은 이미 야후와 구글이라는 세계적 포털들을 한국형 지식검색 서비스로 물리치며 국내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해왔다. 자국 포털업체가 시장 1위인 나라는 현재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세계 최강 업체가 한국에서 무너진 사례로는 가장 유명한 것이 코카콜라다. 코카콜라는 콜라 시장에선 한국을 석권했지만 사이다 시장에선 칠성사이다 때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킨사이다와 스프라이트로 도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롯데칠성은 코카콜라가 신제품을 내놓으면 출시 전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김을 빼거나 자기 제품을 베꼈다고 소송을 거는 등 게릴라 마케팅으로 코카콜라의 혼을 빼놓았다. 결국 코카콜라는 한국 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국내 자회사를 매각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코카콜라는 다시 한 번 한국 시장을 노려 킨사이다를 접고 새로운 제품인 ‘디케이’를 출시하며 대대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코카콜라가 과연 이번에는 한국 사이다 시장에서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세계 1위라는 명함을 들고 국내에 진출했다가 한국 토종 업체들의 카운터펀치에 쌍코피를 흘리고 아예 철수한 기업들도 여럿이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와 유통의 역사를 써왔다는 까르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 거대 유통업체는 모두 이마트에 밀려 다른 업체에 매장을 넘기고 한국 땅을 떠났다.

휴대폰 시장은 아예 외제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을 양분했던 노키아와 모토롤라가 한국에선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에 밀려 전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과 샴푸 등 생활용품 시장에서는 도브나 팬틴 같은 세계적 히트 브랜드들이 국내 업체들에 고전하고 있다. 엘지생활건강과 태평양이 각각 엘라스틴과 설화수 등의 자체 브랜드로 외국 거대 업체들을 밀어내고 있다. 동서식품이 꽉 잡고 있는 커피 시장도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 등 다국적 기업들이 나가떨어진 대표적 경우로 손꼽힌다.

업종별 세계 최강 글로벌 기업들이 유독 한국에서 죽을 쑤는 까닭은 무엇일까? 외국에서 1위를 했다는 경험과 자신감 때문에 기존 방침 그대로 고수하다 보니 현지화 전략에서 토종 업체들한테 당하게 되는 탓이다.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홍지영 박사는 “한국 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춘데다 국내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다국적 기업들보다 적절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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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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