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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여러 명의 멤버들이 모여 한 팀을 구성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은 크고 작은 사건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대부분 남자인 매니저들은 특히 여자 아이돌 그룹을 담당할 때 두 배로 괴로움을 호소한다. 최근 멤버들 간의 사소한 질투로 홍역을 치른 모 여자 아이돌 그룹 매니저 A실장은 “여자 아이돌 그룹은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실장 “멤버별 취향 다 맞춰야 한다는 점 어려워”
멤버간 불화 남성그룹보다 여성그룹에서 빈번

모 여자 아이돌 그룹 매니저 A실장은 기자와 통화할 때마다 “잘지내시죠”라고 물으면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져 대머리 될 것 같아요”라고 농담 삼아 답한다. 그러던 어느 날 A실장이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하시죠”라며 전화가 왔다. A실장의 가라앉은 목소리를 듣고 기자는 ‘스트레스가 심하구나’라고 생각했다.

개성 강한 멤버들 충돌은 당연

아니나 다를까 A실장은 기자를 보자마자 “여자들은 왜 이리 질투가 심한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어떻게 관리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남자 가수 매니저를 해온 A실장은 여자, 그것도 한 명도 아닌 그룹을 맡기는 처음이다.

A실장은 최근 일어난 일을 털어놓았다. 지난 8월 중순. 복귀를 앞두고 춤 연습에 매진하던 멤버들은 밥 먹으러 나가는 시간도 아까워 연습실에서 시켜 먹기로 하고 평소 멤버들이 뭘 즐겨 먹는지 식성을 파악한 A실장은 주문을 했다.

식사가 도착하고 연습실 바닥에 음식이 펼쳐지는 순간 멤버 B양이 “내가 평소 즐겨 먹는 게 아니지 않냐”며 “다른 멤버들과 차별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나가버린 것. A실장이 그만 C양이 좋아하는 음식을 B양이 좋아하는 걸로 착각한 것이었다. ‘복귀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느라 신경이 예민해져 그런 거겠지’하고 그날 일을 무심히 넘겼다.

A실장은 “멤버별로 제각각인 취향을 다 맞춰야 한다는 점은 정말 어렵다. 아이들이 필요한 것이라면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챙겨야 하는데, 음료수나 과자도 모두 좋아하는 기호나 양이 달라 종류별로 빼놓지 않고 챙겨야 한다”고 전했다. A실장은 며칠 뒤에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멤버 B양이 “할 말이 있다”고 해 마주 앉은 A실장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B양이 멤버들 험담을 늘어놓은 것이다.

멤버간 질투는 불화 원인… 가장 중요한 덕목은 팀워크
조기에 진화하지 않은 소속사 측 태도가 사태 확산


기가 막힌 A실장은 “멤버들끼리 그게 할 소리냐”며 B양을 꾸짖었고, B양은 “자기만 차별하고 미워한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A실장은 “멤버 중 어느 한 쪽을 조금이라도 더 챙겼다가는 금세 차별한다고 난리가 나 고루 신경을 쓰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또 아직 어린 나이여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화가 나도 야단도 못 치고 속으로 삭혀야 한다”고 전했다.

A실장은 이어 “멤버들이 서로 감싸 안아야 할 때 험담이나 하고 있는 꼴이 팀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들 간의 질투는 불화의 원인이 된다. 질투는 인기 불균형에서 온다. 그룹은 여러 명의 멤버로 구성되지만 한두 멤버에게 인기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팀내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멤버가 있을 경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

이는 대부분 여성그룹에서 빈번하게 보이는 갈등양상이다. 지금은 해체된 모 여성그룹의 경우 막내 멤버의 인기가 높아지자 다른 멤버들이 왕따시켜 소속사 측에서 큰 골머리를 앓았다.

문제 커지기 전에 빨리 풀어야

과거 여자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를 맡았던 한 연예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내의 갈등은 빈번하다. 어린 나이에 활동하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게 배어있는 멤버들이 많은 것이 문제다. 남성그룹의 경우 주먹다툼이 일기도 하는데 중간자 입장에서 중재하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는 시샘이 많은 여성그룹이 심하다”라고 말했다.

성격차이도 불화의 원인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한데 모이다 보면 충돌을 겪을 때가 자주 발생한다. 크고 작은 갈등이 싸움으로 커져 껄끄러운 사이가 되는 것이다. A실장은 “한두 멤버 사이에서 어색한 관계가 조성되다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도 저하된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주먹다툼, 탈퇴 등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멤버들 간의 불화는 그룹의 해체로 이어진다. 멤버 간 불화는 남성그룹이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여성그룹 안에서 더욱 빈번한 편이다. 여성그룹들의 경우 한 멤버를 왕따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실제 몇몇 여성그룹 안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으며 적잖은 갈등을 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데뷔전부터 합숙생활을 하며 팀워크를 다진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은 가족 이상의 유대감과 친분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끝없는 왕따설이 이를 뒷받침한다. ‘멤버 왕따설’은 근거 없는 소문으로 끝난 적도 있었고 진실로 밝혀진 경우도 많았다. 한 그룹에서 빠진 멤버 E양은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숙소로 남자친구를 데려오는 것은 물론이고, 임신으로 그룹에서 활동하는 동안 중절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특히 멤버들과의 사이도 좋지 않아서 멤버들 사이에서 항상 싸움을 일으키는 ‘쌈닭’이었다고. 때문에 나중에는 그룹에서 도리어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내홍이 잦은 여성 아이돌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팀워크다. 다른 멤버가 유독 많은 인기를 얻을 때, 시샘하기보다 응원을 아끼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모 그룹의 P양은 “내가 주목받을 땐 멤버들이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멤버들이 잘나가면 나도 늘 박수를 보냈다.

예쁘고 노래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팀워크다”라고 강조하곤 했다. A실장은 “여자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기 쉬운 시샘이나 텃세 등을 이겨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내 갈등은 팀원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소속사 측의 문제이기도 하다. 멤버 간 불화나 갈등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기에 진화하지 않은 소속사 측의 태도가 사태를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연예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기 그룹의 경우 팀내 불화가 있어도 숨기고 활동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눈앞의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일요시사 유병철기자│스포츠서울닷컴 제휴사>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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