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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르르' 공사소음이 귀를 어지럽힌다. 메콩강변의 모래를 파는 포크레인과 이를 실어나르는 트럭 모두 분주하다. 준설선 한가운데에는 태극기가 펄럭거리고 있다.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은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제 한 배를 탔습니다." 분찬(Bounchanh) 메콩강종합관리계획 프로젝트 매니저는 몇 번이고 중요성을 되풀이했다. 그는 "1년에 3번 정도 직접 가서 한국에 대해 공부한다"며 "성공적으로 정화ㆍ보호된 한강처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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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남서쪽으로는 메콩강이 흐른다. 강 너머 저편은 태국. 선이 그어져 있지는 않지만 강이 일종의 국경인 셈이다. 왕복 2차선의 좁은 강변도로 옆으로 모래주머니로 만든 둑이 허리 높이까지 일렬로 쌓여 있다. 지난해 우기 때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급히 만든 것이다. 비엔티안 시내는 지대가 낮아 매년 우기마다 강이 범람해 피해를 입는다. 토양 침식으로 토지 유실도 매년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들에게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은 생존을 위한 전쟁이기도 하다.

한국은 3,721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을 통해 메콩강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강변 제방축조 및 보강, 강변도로 건설, 강변공원 조성 등을 통해 올 하반기를 지나면 비엔티안을 흐르는 메콩강은 새롭게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콩강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무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유상원조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유ㆍ무상 원조의 연계가 돋보이는 모범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비엔티안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올해는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라오스의 수도를 옮긴 지 4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따라서 오는 10월10일 여기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연다. 보트 레이싱 대회 결승지점도 바로 이곳이다. 공사를 맡은 한국업체의 한 관계자는 "메콩강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라오스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질 정도여서 뿌듯하다"면서 "우기가 오기 전에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휴일도 없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오스는 서울의 한강 개발을 벤치마킹 중이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 한강이 흐른다면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에는 메콩강이 있다는 것이다. 라오스도 훗날 '메콩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라오스 사람들은 한국이 스케줄을 지켜주는 것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 최근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동남아시아인들의 축제인 2009 시(SEA)게임을 위한 주경기장 연결도로 개선작업에서 한국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가량 앞당겨 공사를 마무리함으로써 무사히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래서 이번 메콩강 사업도 예정대로 잘 진행돼 10월 성대한 축제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외에도 라오스는 한국을 성장모델로 삼아 다양한 국가 핵심영역에 대한 원조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라오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가 농업인 만큼 한국의 농업을 배우려고도 노력한다.

비엔티안에서 북쪽으로 75㎞ 거리에 있는 폰홍군의 경우 KOICA의 지원을 통해 지난해 11월 10㎞의 관개수로가 준공됨으로써 이모작이 가능하게 됐다. 농업기술 교육을 위해 한국에서 파견 나온 전문가의 강의를 폰홍군수가 매번 직접 들으러 올 정도다. 25년간 벼농사를 해온 폰홍군 주민 분마 캄흐앙(54)씨는 "한국에서 전해준 기술로 더 좋은 품질의 벼를 많이 생산할 수 있어 희망적"이라면서 "새마을운동도 전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라오스는 10월 증권시장 개장을 목표로 지난해 한국증권거래소(KRX)와 각각 51%, 49%의 지분출자를 통해 합작법인을 설립, 증권시장 제도 설계 및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데푸방(Drthphouvang) 라오스 자본시장감독원(SEC) 원장은 "한국인들은 적극적으로 일하고 굉장히 결단력이 높다. '한다면 한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한국의 앞선 기술ㆍ시스템 및 이러한 자세들을 배우고 활용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또 "인력양성을 위해 한국에 1년에 4~5번 방문해 선진금융시장 교육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의 원조를 받아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이제는 후진국의 모델로 자리잡았다. 라오스 국민들은 한국의 경험•능력•열정을 배우고 싶어한다. 라오인들에게 한국은 동반자이자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적자원개발 적극…친한파 늘린다


대학건물 신축·교수 파견등 고등교육 지원·교류 확대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특징 중 하나는 인적자원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것이다. 인적 교류 및 투자는 우리의 문화도 전파하면서 수혜국의 장기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어 양측 모두에 호혜적인 사업이다. 장기적으로는 '친한파'를 다수 확보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통해 수혜국 전문가가 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경제발전과 빈곤퇴치를 위해 고등교육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라오스에는 국가 전체에 종합대학이 3곳밖에 없고 대학 취학률은 2%에 불과하다. 그 중 하나로 루앙프라방에 위치한 수파누봉대학교는 우리가 2,27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새 건물을 지어줌으로써 신입생을 꾸준히 받을 수 있게 됐다. 수파누봉대 관광경영학과 졸업반 학생인 케오(Keo)씨는 "전에는 강의실•컴퓨터 등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공부를 위한 환경이 정말 좋아져 모두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파누봉대는 현재 6개 학부 17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연간 1,1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국의 한동대•강원대 등 6개 기관에서 이곳에 교수를 파견하는 등 완공 이후에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학은 조만간 한국의 5개 대학 21명으로 구성된 한국자문위원회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다.

캄파이 시사반(Khamphay SISAVANH) 수파누봉대 총장은 "한국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학교 내 바이오 농업연구소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는 2015년에는 한국어 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경우 지난 2007년 300만달러를 무상으로 지원해 중ㆍ고등학생들에게 교과서 266만권을 나눠줬다. 교과서 뒤에는 태극기와 라오스 국기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라오스가 최근 교과과정을 개편하면서 추가로 교과서가 필요함에 따라 KOICA는 2차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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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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