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26286.html
이날 오전 참여연대 앞에서 집회를 연 고엽제전우회 회원 200여명은 “이적단체 참여연대를 박살내자”고 외치며 건물에 물통과 달걀을 던졌다. 건물 진입까지 시도하던 이들은 경찰과 충돌하는가 하면, 시너가 가득 담긴 소주병 10여개를 싣고 엘피가스통까지 매단 승합차량이 참여연대 건물로 향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지난 16일 오후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사무실을 나오던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는 일도 벌어졌다.




나는 성향으로 따지면 보수 쪽에 가깝다..

'비록 유교의 폐단이 많다고는 하나, 분명 좋은 점도 많으며, 남들이 뭐라하든 간에 과거부터 이어져 왔던 충,효,예,의,지 나 삼강오륜 같은 개념들은 우리 한민족이 무려 반만년동안 온갖 외세에도 끊기지 않고 명맥을 이어올 수 있게 해준 근간이라 생각된다. 또한 도가의 도덕경이나 유학의 명심보감같은 내용들은 읽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인성을 맑고 깨끗하게 해줄 것이 틀림없는 바, 지금은 비록 문란하고 음탕하며, 사람들이 모두 향락과 쾌락과 물질만능에만 목을 매는 타락한 사회로 치닫고 있지만, 최근까지 '동방예의지국' 이라 불렸었던 전적도 있으니 과거의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점은 버려가면서 사람들 각자가 조금씩만 노력하고 양보하며, 좋은 전통은 더욱 계승 발전 시키고자 하는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얼마든지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깨끗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블라블라블라..'

대충 이런 류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개성이라고 할까 특성이라고 할까 그런 한민족 특유의 주체성을 큰 줄기로 하고 부수적으로 현 시대에 맞는 서양문물들을 가져와 접목시켜 우리나라의 전통은 그대로 살리면서 시대에 맞게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가장 좋은방법이라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이렇듯 예전에는 내가 확실한 보수였던 걸로 보이는데, 요즘 들어서는 과연 내가 보수인지 진보인지가 헷갈리는 통에 부득불 '~가깝다' 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럼 무엇이 헷갈리느냐..
위에서 말했듯이 내가 생각하는 보수란 과거의 전통을 지키고 그 전통을 계승발전 시켜 나가려는 이들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진보란 과거의 전통을 갈아엎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둘 다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보수든 진보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내가 봤을 때 저 까스통 할배들은 전혀 보수처럼 안보인다.
나와 같은 보수라고 했으니 의견이 어느 정도 일치하고 공감하는 바가 있어야 하는데, 도무지 그런 기미가 안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엔 그냥 미친 놈들처럼 보인다.
단순히 행동이 과격하다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저 들이 지킬려고 하는 대상이 과연 전통인지 부터가 의심스러운 거다.

지금은 불타고 없지만, 숭례문을 가지고 예를 들어 보자면..
보수는 숭례문에 수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고치고 수리하여 숭례문을 보호, 유지 관리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쪽이다. 만약 숭례문이 원형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조금의 수리, 개선만으로도 얼마든지 보호관리가 가능한 경우라면 이쪽이 정답일 것이다.

진보는 수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싹 갈아엎고 재구축을 하거나 아니면, 그 때 그놈처럼 숭례문을 불싸질르는 쪽이다. 그 놈과의 차이점이라면 그놈은 '파괴를 위한 파괴'였지만, 진보는 '창조를 위한 파괴', 즉 '파괴 위의 창조'를 위해 불싸지른다는 차이다.
보수와는 반대로 원형질의 30% 이상 손,망실이 발생하여 대대적인 수선이 필요하거나 또는 차라리 다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싸게 먹힐 거라 판단될 정도로 부패가 심한 경우라면 이쪽이 정답일 것이다.

그런데, 자칭 '보수' 라고 주장하는 저 까스통 할배들은 이쪽도 저쪽도 아니다.
보수처럼 행동하지만, 보수가 아니다. 그들이 지킬려고 하는 것은 전통이 아니라 집단의 목적과 개인의 이익이다.
보수가 필요할 땐 진보처럼 행동하고, 진보가 필요할 땐 보수처럼 행동한다.
아주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에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위의 예를 통해 굳이 구분을 지어보자면 수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땐 그 부분에 시멘트를 발라 메꾸고, 합판과 쇠못을 동원해 잇고, 테이프로 대충 붙여놓는 걸로 떼우는 등, 그 수선했다는 행위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숭례문 자체가 기울어지든가 갈라지든가 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즉, 약간의 수선만으로 복구가 가능한 숭례문에다 냅다 시멘트 발라 땜빵질 해놓는 미친 짓을 저질러 놓고는 그 때문에 급속도로 숭례문이 기울고 파손될 심각한 상황에 봉착해서도 또 다시 시멘트와 쇠못, 철판을 들고 돌진하는 참으로 골치아픈 부류라는 거다.
숭례문을 불태운 미친 놈이 '파괴를 위한 파괴'자라면, 이 자칭보수들은 '파괴를 위한 수리' 혹은 '파괴를 위한 수작' 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안그래도 요즘 흔히 '수구꼴통' 이라고 명명되고 있는 이런 가스통 할배같은 부류들이 그래도 쪽팔린 줄 모르고 '보수'라는 이름으로 암약하고 또 언론들도 보수라고 지칭해주고 있으니 이를 반대하는 나도 내가 과연 '보수'인지 '진보'인지 헷갈리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연유이다.

참여연대 지키자” 1주일새 회원 1000여명↑
 


p.s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나라 팔아먹는 매국노, 숭례문을 불싸지르는 테러범들과 발전은 커녕 한없이 퇴보시키고, 속을 갉아먹기만 하는 수꼴은 결국 같은 동류가 아닐까 싶다.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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