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9282205035&code=940701
ㆍ하천 전문가 맷 콘돌프 교수 동행 르포
지난 27일 오전 경상북도 상주시 경천대의 전망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낙동강은 반원을 그리며 중동면 회상마을을 휘감고 돌았다. 강과 마을 사이에 고운 모래톱이 물줄기를 따라 펼쳐졌다. 낙동강 1300리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히는 절경이다. 한참을 바라보던 맷 콘돌프 버클리대 교수(하천지형학)가 입을 열었다.
“이 자체로 엄청난 자연 자원인데 4대강 사업은 이 풍광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겁니다. 불안정하고 부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거예요. 이런 형태의 유역관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20세기 중반 폐기된 방식입니다. 절대로 복원(restoration) 사업이라고 부를 수가 없어요.”
곧이어 도착한 낙단보 공사현장에는 강바닥에서 파낸 준설토가 수백개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20여m까지 쌓인 ‘준설토 산’에 오르니 강 반대편에서 분주히 오가는 포클레인과 대형 트럭들이 눈에 들어왔다.
콘돌프 교수는 강바닥이 낮아지며 드러난 낙단대교의 기단을 꼼꼼히 살폈다. 그는 “강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준설이 이뤄지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부 계획대로 6~7m씩 준설될 경우 수심이 깊어지고 물의 양이 늘어나면서 다리가 더 큰 압력을 받게 돼 붕괴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래가 사라진 ‘배고픈 강(Hungry river)’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준설작업 등으로 모래가 부족한 강을 일컬어 ‘배고픈 강’이라고 부르는데, 이 경우 강물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없어 치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콘돌프 교수는 독일 라인강 하류에서도 상류지역 준설과 댐 건설로 ‘배고픈 강’ 현상이 일어나 매년 17만㎥의 자갈과 모래를 인공적으로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돌프 교수 일행은 오후 5시쯤 경기 여주의 남한강 공사 구간에 이르렀다. 강천보 공사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여주읍 연양천의 신진교 붕괴현장으로 향했다.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내려앉은 신진교는 V자 모양으로 꺾여 있었다. 준설작업이 이뤄진 남한강 본류와 불과 400여m 떨어져 있어 준설작업의 영향으로 붕괴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다.
“본류 준설이 지류에 피해를 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콘돌프 교수는 “노후한 다리와 폭우 때문”이라는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유량이 늘어났고, 급격한 낙차로 유속까지 빨라지면서 다리 하단이 강한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울로 향하는 동안 그는 “이런 방식의 사업으로 한국 정부가 말하는 생태 복원과 홍수 예방이라는 목적을 어떻게 이루겠다는 것인지 질문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댐 건설과 준설로 인해 오히려 강이 불안정해지고 하류의 홍수 피해도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준설 뒤 댐으로 물을 가두면 유량이 많아져 홍수기에 상류 쪽의 부담이 커질 것이고, 수문을 열면 유속이 빨라져 하류에 피해가 집중되므로 어느 쪽도 안전하지 않다. 대규모 준설은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모래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강의 생태적 기능을 증진하면서 홍수터와 범람원을 확보하는 것이 올바른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오전 경상북도 상주시 경천대의 전망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낙동강은 반원을 그리며 중동면 회상마을을 휘감고 돌았다. 강과 마을 사이에 고운 모래톱이 물줄기를 따라 펼쳐졌다. 낙동강 1300리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히는 절경이다. 한참을 바라보던 맷 콘돌프 버클리대 교수(하천지형학)가 입을 열었다.
“이 자체로 엄청난 자연 자원인데 4대강 사업은 이 풍광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겁니다. 불안정하고 부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거예요. 이런 형태의 유역관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20세기 중반 폐기된 방식입니다. 절대로 복원(restoration) 사업이라고 부를 수가 없어요.”
곧이어 도착한 낙단보 공사현장에는 강바닥에서 파낸 준설토가 수백개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20여m까지 쌓인 ‘준설토 산’에 오르니 강 반대편에서 분주히 오가는 포클레인과 대형 트럭들이 눈에 들어왔다.
콘돌프 교수는 강바닥이 낮아지며 드러난 낙단대교의 기단을 꼼꼼히 살폈다. 그는 “강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준설이 이뤄지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부 계획대로 6~7m씩 준설될 경우 수심이 깊어지고 물의 양이 늘어나면서 다리가 더 큰 압력을 받게 돼 붕괴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래가 사라진 ‘배고픈 강(Hungry river)’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준설작업 등으로 모래가 부족한 강을 일컬어 ‘배고픈 강’이라고 부르는데, 이 경우 강물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없어 치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콘돌프 교수는 독일 라인강 하류에서도 상류지역 준설과 댐 건설로 ‘배고픈 강’ 현상이 일어나 매년 17만㎥의 자갈과 모래를 인공적으로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돌프 교수 일행은 오후 5시쯤 경기 여주의 남한강 공사 구간에 이르렀다. 강천보 공사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여주읍 연양천의 신진교 붕괴현장으로 향했다.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내려앉은 신진교는 V자 모양으로 꺾여 있었다. 준설작업이 이뤄진 남한강 본류와 불과 400여m 떨어져 있어 준설작업의 영향으로 붕괴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다.
“본류 준설이 지류에 피해를 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콘돌프 교수는 “노후한 다리와 폭우 때문”이라는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유량이 늘어났고, 급격한 낙차로 유속까지 빨라지면서 다리 하단이 강한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울로 향하는 동안 그는 “이런 방식의 사업으로 한국 정부가 말하는 생태 복원과 홍수 예방이라는 목적을 어떻게 이루겠다는 것인지 질문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댐 건설과 준설로 인해 오히려 강이 불안정해지고 하류의 홍수 피해도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준설 뒤 댐으로 물을 가두면 유량이 많아져 홍수기에 상류 쪽의 부담이 커질 것이고, 수문을 열면 유속이 빨라져 하류에 피해가 집중되므로 어느 쪽도 안전하지 않다. 대규모 준설은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모래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강의 생태적 기능을 증진하면서 홍수터와 범람원을 확보하는 것이 올바른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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