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popsci.hankooki.com/popsci_news/view.php?news1_id=7652
창의성으로 생존하라
유쾌한 두뇌 착란 브레인스토밍
이 무수한 단어를 징검다리에 계속 바꿔 가며 대입한다면 아이디어를 다섯 개만 내더라도 총 250만 개의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또 처음에 소개한 GO/STOP 방식까지 섞어서 사용한다면 사실상 무한대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징검다리 단어를 스스로 생각하지 말라는 점이다.
사전을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나오는 단어를 고른다거나 눈을 감고 아무 곳이나 가리켜서 그곳에 있는 단어를 사용해야 훨씬 효과적이다. 이 같은 무작위 선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징검 다리 단어를 고를 때부터 고정관념이 발생하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꼭 사전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노래방 책도 좋고 전화번호부도 좋다. 주제와 거리가 멀면 멀수록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나올테니까.
유쾌한 두뇌 착란 브레인스토밍
미 공군 생존프로그램
인류가 창의성이라는 개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군은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했다.
적진에 고립된 공군 조종사 중 생환에 성공한 사람들의 입에서 하나 같이 똑같은 말이 나왔던 것이다. "실전에 투입되기 전에 배웠던 수많은 생존프로그램들은 전혀 쓸모가 없었습니다." 공군 조종사들이 배운 생존프로그램들은 그 이전의 전쟁에서 얻은 풍부한 정보, 즉 적군에게 포위된 상황에서 생환한 사람이나 포로수용소 탈출자, 극심한 추위와 더위 그리고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 등 온갖 악조건에서 회생한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일종의 시뮬레이션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상황이 닥치자 시뮬레이션에서 배운 내용들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던 것이다.
불확실성의 발견
이에 미군은 한국전쟁 초기에 교육심리학 박사 폴 토랜스(Paul Torrance)에게 보다 나은 생존 전략의 개발을 의뢰했다. 토랜스 박사는 먼저 2차 대전 당시 실제로 최악의 상황에서 생존한 사람들 수백 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곧 생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훈련이 아니라 창의성임을 밝혀냈다.
또한 창의성은 불확실성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상황에 처했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창의성을 발휘하기 시작한다는 것. 반대로 말해 평상시의 사람들은 대부분 경험적인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폴 토랜스는 무려 40년 넘게 창의성 연구에 매달렸고 마침내 창의력 테스트의 표준으로 인정받으며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토랜스 창의력 테스트(TTCT)를 개발했다. 이 검사는 도형검사와 언어검사로 나뉘어져 있는데 학생이나 성인을 가리지 않고 모두 검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낯설게 보기의 원조
토랜스는 창의성에 대해 이렇게 정의 한 바 있다. "창의성은 알고 싶어 하는 것, 더 깊이 파고드는 것, 두 번 보는 것, 냄새를 귀로 듣는 것, 고양이가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해 하는 것, 들여다보기 위해 구멍을 뚫는 것, 태양에 플러그를 꽂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 깊이 생각해야 하고, 한 번 더 봐야하며 낯선 각도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힌트라도 놓치지 말아야 하며 황당한 짓도 개의치 말고 할 수 있어야만 창의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개괄적인 이야기를 알고만 있어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토 랜스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연구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만들어 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브레인스토밍 기법이다. 토랜스를 전후해 다양한 변형 브레인스토밍 기법이 등장하면서 그 수는 무려 300여 가지가 넘는다. 물론 이를 모두 알 필요는 없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 다섯 가지만을 선택해 일상생활 속에서 적용함으로써 내 자신과 내 자녀를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로 만들어 보자.
1. GO/STOP 브레인스토밍
원조 브레인스토밍 기법은 1941년 알렉스 F.오스번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개발한 기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일합섬이 처음으로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지금도 적용되고 있는 브레인스토밍의 4대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4대 원칙이란 비판 금지, 자유로운 아이디어 허용, 질보다는 양을 추구, 타인의 아이디어에 묻어 가기다. 이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세 번째는 일반적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창출된 아이디어 중 질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이 3%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기반한 원칙에 속한다.
100개의 아이디어를 내봐야 고작 3개를 건질 확률인 만큼 모든 브레인스토밍은 무조건 절대량이 많아야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특정 인물이 낸 아이디어를 홀로 독식하지 말고 서로의 아이디어에 묻어 가며 장점을 융합,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법이다.
이와 관련 한국창의력센터 박종안 대표는 전국을 돌며 창의력 강의를 하면서 직접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중 기존의 브레인스토밍 기법을 한층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GO/STOP 브레인 스토밍'이다.
이 기법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각 아이디어를 평가한 후 1차, 2차, 3차로 계속해서 진행해 나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다음의 도표를 보자.
여기서 G는 GO, S는 STOP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언제 GO를 하고 언제 STOP을 해야 할까? 여기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아이디어가 추상적이면 GO, 구체적이면 STOP이다. 또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없으면 GO, 그렇지 않으면 STOP 해야 한다. 일견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 매우 간단하다.
일례로 추상적 아이디어는 생각이 구체화되지 않아 실행할 수 없으니 생각을 멈추지 말고 다시 한번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라는 것이다. 결국 첫 번째와 두 번째 기준은 상호 연결돼 있는 셈이다. 이렇듯 GO/STOP 브레인스토밍은 한 번의 브레인스토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디어마다 별도로 평가를 내린 뒤 가치 있는 결과물의 창출 이 가능한 손에 잡히는 무엇이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구체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원조 브레인스토밍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지만 브레인스토밍이 무조건 아이디어의 대량생산으로 빠지는 것을 막고 효율적 아이디어를 선택적으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마인드 맵
마인드 맵은 1970년대에 토니 부잔이 개발한 방법으로 학생, 그중에서도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가 있는 브레인스토밍 기법이다. 기법 자체가 아이디어를 마구 던지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디어나 창의력 관련 강의나 자료를 검색해보면 마인드 맵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다.
특정 단어로부터 떠오르는 단어를 문어발식으로 계속 늘려 가는데 특별히 주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큰 장점이다.
예를 들면 노란색에서 시작하면 버스, 트럭, 차, 사고, 병원까지 계속 연상을 확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일방 통행을 해서는 안된다.
아래 도표에서 보듯 처음으로 연결된 연상 단어들은 상호간에 위상이 일치해야 한다.
만약 이 위상이 너무 차이가 나면 각 단계별 확장성이 뒤죽박죽이 되어 주제에 맞는 정확한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가 없다. 마인드 맵은 문어발식 늘리기를 단계별로 진행해야 한다.
먼저 첫 번째 주제가 1단계, 1단계에 붙어 있는 것이 2 단계, 다시 2단계에 붙어 있는 것이 3 단계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첫 번째 주제를 제외하고 각 단계별로 적절한 문어발의 수는 대략 7개 내외"라며 "경험상 8개는 너무 많고 6개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마인드 맵은 각 단계에서 어떤 단어가 나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확실한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첫 번째 주제가 명확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2단계부터 아이디어가 산으로 가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마인드 맵을 잘 활용하면 보고서 등의 글쓰기에서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단계 뒤로 나타난 아이디어들을 각 가지 별로 묶어서 정리하고 나중에 전체 글의 흐름만 맞추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3. 소원법
에드워드 드 보노는 "창의력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개발된 능력"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 정의에 가장 어울리는 브레인 스토밍 방법이 '소원법'일지도 모른다. 서구에서는 유레카 이펙트(Eureka Effect)라 불리는 기법이 있는데 소원 법은 바로 이를 간략화시킨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주제를 정한 뒤 가급적 황당한 소원을 빈다. 그리고 소원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브레인스토밍하면 된다. 당신이 만약 피자가게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그 피자가게의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가 배달이 늦으면 피자 값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해보자. 당신은 어떤 황당한 소원을 빌겠는가? 영화 스파이더맨을 떠올려보자.
스파이더맨은 손목에서 거미줄을 쏘아대며 빌딩 숲을 순식간에 헤쳐나간다. 스파이더맨에게 교통체증이란 없다. 이 점에서 스파이더맨을 배달부로 채용한다는 소원을 빈다면 어떨까. 이렇게 소원이 정해졌다면 이를 구체화하면 된다. 물론 구체화라는 것이 실제 스파이더맨을 채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위의 표와 같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소원법의 가장 큰 장점은 그야말로 엉뚱한 발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소원을 빌었으니 당연한 귀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엉뚱한 발상을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이 미처 떠올리지 못한 발상과 동일한 의미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스파이더맨 배달서비스 현실화 방안
1. 배달맨에게 스파이더맨 복장을 입힌다.
2. 가게 이름을 스파이더 피자로 바꾼다.
3. 영화 스파이더맨 주인공과 닮은 사람을 뽑는다.
4. 거미줄 모양으로 치즈의 토핑을 한다.
4. 역전법
흔히 말하는 '발상의 전환'을 기본으로 하는 브레인스토밍 기법이 역전법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생활에서 기본적으로 가정되어 있는 것, 즉 통념화된 상식들을 거꾸로 뒤집는 방식이다.
예를 들자면 성형수술을 하면 예뻐진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다, 담배를 끊으면 장수한다, 물건 가격을 내리면 많이 팔린다 등은 얼핏 당연히 맞는 말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이라고 할 수 있는 명제는 하나도 없다.
박 대표는 이런 예를 들어 설명한다. "에디슨이 회사를 설립한 후 직원을 뽑을 때는 입사지원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항상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수프를 먹을 때 맛을 보기도 전에 습관적으로 소금이나 후추를 뿌린 지원자는 일절 채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전법의 개략적인 전개 방식은 이렇다.
먼저 주제를 정한 뒤 널리 알려진 기본 가정을 정리한다. 그리고 이 가정을 뒤집는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뒤집힌 가정을 현실화한다. 여기서 주제를 햄버거로 잡아보자. 햄버거의 기본적인 가정은 대략 이럴 것이다. 패티가 1 장 들어간다, 빵이 쓰인다, 소스가 필요하다, 콜라 및 감자튀김과 함께 먹는다 등이다.
이후 가정을 뒤집는 것은 무척 쉽다. 패티와 양상추, 소스를 넣지 않고 콜라나 감자튀김과도 함께 먹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우리 주변에는 패티가 2개인 햄버거, 빵 대신 밥을 사용한 햄버거 등이 존재한다.
이처럼 모든 가정을 뒤집고 다시 조합을 해보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햄버거가 탄생할 수 있다. 물론 뒤집은 가정의 현실화에 성공하려면 말도 안 되는 발상을 해서는 안 된다. '빵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한다'처럼 말이다.
역전법 논리 전개
1. 주제를 정한다.
2. 통념화된 가정을 정리한다.
3. 기본 가정을 뒤집는다.
4. 뒤집힌 가정을 현실화 한다.
5. 강제 연결법
박 대표는 자신이 연구한 300여 가지 브레인스토밍 기법 중단 하나만 선택하라면 단연코 '강제연결법'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브레인스토밍 스킬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합니다. 때문에 모든 경우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많이 나올지 몰라도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지는 미지수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강제연결법은 어떻게 생각을 펼치는 것일까. 주제를 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징검다리'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징검 다리 단어는 가급적 엉뚱할수록 좋다.
이렇게 선택한 징검다리로 인해 재차 생각나는 것을 적은 다음 주제와 강제로 연결시키면 된다. 강제로 연결시킨다는 것은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의 의지를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제를 하나 정해보자. 당신은 지금 새로운 컴퓨터 마우스를 만들고 싶다. 여기서 징검다리가 될 만한 것을 아무거나 떠올려보자. 일단 고양이를 선택했다고 해보자. 이후의 논리는 아래의 표처럼 전개될 수 있다.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단어는 무려 51만 개가 넘는다.
인류가 창의성이라는 개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군은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했다.
적진에 고립된 공군 조종사 중 생환에 성공한 사람들의 입에서 하나 같이 똑같은 말이 나왔던 것이다. "실전에 투입되기 전에 배웠던 수많은 생존프로그램들은 전혀 쓸모가 없었습니다." 공군 조종사들이 배운 생존프로그램들은 그 이전의 전쟁에서 얻은 풍부한 정보, 즉 적군에게 포위된 상황에서 생환한 사람이나 포로수용소 탈출자, 극심한 추위와 더위 그리고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 등 온갖 악조건에서 회생한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일종의 시뮬레이션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상황이 닥치자 시뮬레이션에서 배운 내용들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던 것이다.
불확실성의 발견
이에 미군은 한국전쟁 초기에 교육심리학 박사 폴 토랜스(Paul Torrance)에게 보다 나은 생존 전략의 개발을 의뢰했다. 토랜스 박사는 먼저 2차 대전 당시 실제로 최악의 상황에서 생존한 사람들 수백 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곧 생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훈련이 아니라 창의성임을 밝혀냈다.
또한 창의성은 불확실성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상황에 처했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창의성을 발휘하기 시작한다는 것. 반대로 말해 평상시의 사람들은 대부분 경험적인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폴 토랜스는 무려 40년 넘게 창의성 연구에 매달렸고 마침내 창의력 테스트의 표준으로 인정받으며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토랜스 창의력 테스트(TTCT)를 개발했다. 이 검사는 도형검사와 언어검사로 나뉘어져 있는데 학생이나 성인을 가리지 않고 모두 검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낯설게 보기의 원조
토랜스는 창의성에 대해 이렇게 정의 한 바 있다. "창의성은 알고 싶어 하는 것, 더 깊이 파고드는 것, 두 번 보는 것, 냄새를 귀로 듣는 것, 고양이가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해 하는 것, 들여다보기 위해 구멍을 뚫는 것, 태양에 플러그를 꽂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 깊이 생각해야 하고, 한 번 더 봐야하며 낯선 각도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힌트라도 놓치지 말아야 하며 황당한 짓도 개의치 말고 할 수 있어야만 창의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개괄적인 이야기를 알고만 있어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토 랜스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연구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만들어 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브레인스토밍 기법이다. 토랜스를 전후해 다양한 변형 브레인스토밍 기법이 등장하면서 그 수는 무려 300여 가지가 넘는다. 물론 이를 모두 알 필요는 없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 다섯 가지만을 선택해 일상생활 속에서 적용함으로써 내 자신과 내 자녀를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로 만들어 보자.
1. GO/STOP 브레인스토밍
원조 브레인스토밍 기법은 1941년 알렉스 F.오스번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개발한 기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일합섬이 처음으로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지금도 적용되고 있는 브레인스토밍의 4대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4대 원칙이란 비판 금지, 자유로운 아이디어 허용, 질보다는 양을 추구, 타인의 아이디어에 묻어 가기다. 이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세 번째는 일반적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창출된 아이디어 중 질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이 3%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기반한 원칙에 속한다.
100개의 아이디어를 내봐야 고작 3개를 건질 확률인 만큼 모든 브레인스토밍은 무조건 절대량이 많아야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특정 인물이 낸 아이디어를 홀로 독식하지 말고 서로의 아이디어에 묻어 가며 장점을 융합,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법이다.
이와 관련 한국창의력센터 박종안 대표는 전국을 돌며 창의력 강의를 하면서 직접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중 기존의 브레인스토밍 기법을 한층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GO/STOP 브레인 스토밍'이다.
이 기법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각 아이디어를 평가한 후 1차, 2차, 3차로 계속해서 진행해 나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다음의 도표를 보자.
여기서 G는 GO, S는 STOP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언제 GO를 하고 언제 STOP을 해야 할까? 여기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아이디어가 추상적이면 GO, 구체적이면 STOP이다. 또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없으면 GO, 그렇지 않으면 STOP 해야 한다. 일견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 매우 간단하다.
일례로 추상적 아이디어는 생각이 구체화되지 않아 실행할 수 없으니 생각을 멈추지 말고 다시 한번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라는 것이다. 결국 첫 번째와 두 번째 기준은 상호 연결돼 있는 셈이다. 이렇듯 GO/STOP 브레인스토밍은 한 번의 브레인스토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디어마다 별도로 평가를 내린 뒤 가치 있는 결과물의 창출 이 가능한 손에 잡히는 무엇이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구체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원조 브레인스토밍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지만 브레인스토밍이 무조건 아이디어의 대량생산으로 빠지는 것을 막고 효율적 아이디어를 선택적으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마인드 맵
마인드 맵은 1970년대에 토니 부잔이 개발한 방법으로 학생, 그중에서도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가 있는 브레인스토밍 기법이다. 기법 자체가 아이디어를 마구 던지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디어나 창의력 관련 강의나 자료를 검색해보면 마인드 맵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다.
특정 단어로부터 떠오르는 단어를 문어발식으로 계속 늘려 가는데 특별히 주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큰 장점이다.
예를 들면 노란색에서 시작하면 버스, 트럭, 차, 사고, 병원까지 계속 연상을 확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일방 통행을 해서는 안된다.
아래 도표에서 보듯 처음으로 연결된 연상 단어들은 상호간에 위상이 일치해야 한다.
만약 이 위상이 너무 차이가 나면 각 단계별 확장성이 뒤죽박죽이 되어 주제에 맞는 정확한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가 없다. 마인드 맵은 문어발식 늘리기를 단계별로 진행해야 한다.
먼저 첫 번째 주제가 1단계, 1단계에 붙어 있는 것이 2 단계, 다시 2단계에 붙어 있는 것이 3 단계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첫 번째 주제를 제외하고 각 단계별로 적절한 문어발의 수는 대략 7개 내외"라며 "경험상 8개는 너무 많고 6개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마인드 맵은 각 단계에서 어떤 단어가 나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확실한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첫 번째 주제가 명확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2단계부터 아이디어가 산으로 가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마인드 맵을 잘 활용하면 보고서 등의 글쓰기에서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단계 뒤로 나타난 아이디어들을 각 가지 별로 묶어서 정리하고 나중에 전체 글의 흐름만 맞추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3. 소원법
에드워드 드 보노는 "창의력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개발된 능력"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 정의에 가장 어울리는 브레인 스토밍 방법이 '소원법'일지도 모른다. 서구에서는 유레카 이펙트(Eureka Effect)라 불리는 기법이 있는데 소원 법은 바로 이를 간략화시킨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주제를 정한 뒤 가급적 황당한 소원을 빈다. 그리고 소원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브레인스토밍하면 된다. 당신이 만약 피자가게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그 피자가게의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가 배달이 늦으면 피자 값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해보자. 당신은 어떤 황당한 소원을 빌겠는가? 영화 스파이더맨을 떠올려보자.
스파이더맨은 손목에서 거미줄을 쏘아대며 빌딩 숲을 순식간에 헤쳐나간다. 스파이더맨에게 교통체증이란 없다. 이 점에서 스파이더맨을 배달부로 채용한다는 소원을 빈다면 어떨까. 이렇게 소원이 정해졌다면 이를 구체화하면 된다. 물론 구체화라는 것이 실제 스파이더맨을 채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위의 표와 같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소원법의 가장 큰 장점은 그야말로 엉뚱한 발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소원을 빌었으니 당연한 귀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엉뚱한 발상을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이 미처 떠올리지 못한 발상과 동일한 의미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스파이더맨 배달서비스 현실화 방안
1. 배달맨에게 스파이더맨 복장을 입힌다.
2. 가게 이름을 스파이더 피자로 바꾼다.
3. 영화 스파이더맨 주인공과 닮은 사람을 뽑는다.
4. 거미줄 모양으로 치즈의 토핑을 한다.
4. 역전법
흔히 말하는 '발상의 전환'을 기본으로 하는 브레인스토밍 기법이 역전법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생활에서 기본적으로 가정되어 있는 것, 즉 통념화된 상식들을 거꾸로 뒤집는 방식이다.
예를 들자면 성형수술을 하면 예뻐진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다, 담배를 끊으면 장수한다, 물건 가격을 내리면 많이 팔린다 등은 얼핏 당연히 맞는 말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이라고 할 수 있는 명제는 하나도 없다.
박 대표는 이런 예를 들어 설명한다. "에디슨이 회사를 설립한 후 직원을 뽑을 때는 입사지원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항상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수프를 먹을 때 맛을 보기도 전에 습관적으로 소금이나 후추를 뿌린 지원자는 일절 채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전법의 개략적인 전개 방식은 이렇다.
먼저 주제를 정한 뒤 널리 알려진 기본 가정을 정리한다. 그리고 이 가정을 뒤집는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뒤집힌 가정을 현실화한다. 여기서 주제를 햄버거로 잡아보자. 햄버거의 기본적인 가정은 대략 이럴 것이다. 패티가 1 장 들어간다, 빵이 쓰인다, 소스가 필요하다, 콜라 및 감자튀김과 함께 먹는다 등이다.
이후 가정을 뒤집는 것은 무척 쉽다. 패티와 양상추, 소스를 넣지 않고 콜라나 감자튀김과도 함께 먹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우리 주변에는 패티가 2개인 햄버거, 빵 대신 밥을 사용한 햄버거 등이 존재한다.
이처럼 모든 가정을 뒤집고 다시 조합을 해보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햄버거가 탄생할 수 있다. 물론 뒤집은 가정의 현실화에 성공하려면 말도 안 되는 발상을 해서는 안 된다. '빵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한다'처럼 말이다.
역전법 논리 전개
1. 주제를 정한다.
2. 통념화된 가정을 정리한다.
3. 기본 가정을 뒤집는다.
4. 뒤집힌 가정을 현실화 한다.
5. 강제 연결법
박 대표는 자신이 연구한 300여 가지 브레인스토밍 기법 중단 하나만 선택하라면 단연코 '강제연결법'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브레인스토밍 스킬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합니다. 때문에 모든 경우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많이 나올지 몰라도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지는 미지수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강제연결법은 어떻게 생각을 펼치는 것일까. 주제를 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징검다리'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징검 다리 단어는 가급적 엉뚱할수록 좋다.
이렇게 선택한 징검다리로 인해 재차 생각나는 것을 적은 다음 주제와 강제로 연결시키면 된다. 강제로 연결시킨다는 것은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의 의지를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제를 하나 정해보자. 당신은 지금 새로운 컴퓨터 마우스를 만들고 싶다. 여기서 징검다리가 될 만한 것을 아무거나 떠올려보자. 일단 고양이를 선택했다고 해보자. 이후의 논리는 아래의 표처럼 전개될 수 있다.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단어는 무려 51만 개가 넘는다.
이 무수한 단어를 징검다리에 계속 바꿔 가며 대입한다면 아이디어를 다섯 개만 내더라도 총 250만 개의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또 처음에 소개한 GO/STOP 방식까지 섞어서 사용한다면 사실상 무한대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징검다리 단어를 스스로 생각하지 말라는 점이다.
사전을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나오는 단어를 고른다거나 눈을 감고 아무 곳이나 가리켜서 그곳에 있는 단어를 사용해야 훨씬 효과적이다. 이 같은 무작위 선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징검 다리 단어를 고를 때부터 고정관념이 발생하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꼭 사전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노래방 책도 좋고 전화번호부도 좋다. 주제와 거리가 멀면 멀수록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나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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