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명 '전거성'의 전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늦었지만, kbs의 시사토론 장 문턱을 두드렸다.
방송 시간은 1시간 38분 짜리로 꽤나 길었는데, 실제 토론과정을 지켜 보니 꽤나 재밌고 몰입도가 높아서 그런지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각종 매체와 지식검색을 통해서 봤을 때는 전원책씨의 독무대 인 것처럼 여겨 졌었으나, 실제로 보니 그렇지는 않았고, 너무 흥분해서 언성을 높이며, 중간중간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터무니 없이 공격적인 자세에 오히려 기존의 호감도가 떨어져 버렸다고나 할까?
그에 반면 찬성 측이자 이 안건의 발안자인 고씨 국회의원(이하 고의원)은 시종일관 차분한 템포와 정리된 표현을 사용하여 거의 전원책씨 보다 못하지 않은 관록을 보여 주었다.
가운데 있던 국방대의 교수는...-_-;;
말도 꼬이고 내용은 딴 곳으로 새고 '여성들이 이해해 줘야 한다' 는 식의 동정 구걸 및 감정호소의 토론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될 자세를 보여주는 게 한마디로 '사과 속의 벌레' 이자 '내부의 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럼 반대쪽은 어떠했는가?
홍미영 국회의원(이하 홍의원), 남윤(?)인숙 여성단체 대표, 송씨 변호사(이하 송변)의 3명이 거의 같은 비중으로 누가 딱히 나서고 누가 특별히 숨지도 않은.. 고르게 찬성 쪽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중 홍의원과 남윤씨는 목소리도 빠르고 여러가지 군의 실정에 대해 탁상공론 식의 생각없는 발언을 하여 전원책씨에게 집중공격을 당하여, 상대적으로 전원책씨를 뛰워주는 중추적인 역활을 담당하였다.
또, 송변은 찬성 측의 고의원과 마찬가지로 시종일관 차분하고 조용한 말투와 흥분하지 않는 침착함으로 전원책씨의 매서운 공격에도 꿋꿋하게 버티고자 했으나 안타깝게도 몇몇 부분에서 예를 잘 못 드는 등의 빌미를 제공하는 바람에 결국 전원책씨에게 당하고 말았다.
아무튼 양 측의 내용을 대충 요약해보자면..
찬성 측 : 군 가산점은 특혜가 아닌 징병된 2년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며, 가장 현실성 있는 보상이다.
반대 측 : 군 가산점은 여자, 장애인, 거부자 같은 군 미필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특혜이다.
라는 것인데..
이에 대한 나의 소감을 말하자면...
찬성 쪽이라 할 수 있겠다.
솔직히 전원책씨의 말대로 군 가산점은 군 생활 2년에 대한 피해 보상 대책이라고 봐야한다고 보는데.
이유는 국방의 의무란 남녀공통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다. 그럼 여자들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가? 세금을 더 내서 국방비를 더 부담하는가? 한달에 한번씩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에 참여하는가? 그 것도 아니면 군대에는 못들어 가더라도 군 지원업체에 의무적으로 입사해서 군무라도 보는가?
아무것도 안한다.. 분명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해야 하는 의무이건만 하지를 않는다. 오직 남성들만이 짊어져야 할 멍에라고 생각하는 골x 것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런 말을 입밖으로 내뱉곤 한다.
전에 봤던 영화 중에 스타쉽 트루퍼스 라는 영화가 있었다.. 외계의 바퀴벌레와 같은 곤충종족과 우리 지구의 인간종족이 싸우는 SF판타지 영화인데, 여기선 남녀 모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게끔 되어 있고, 이 의무를 수행해야만 자랑스런 시민의 한사람으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난 이게 옳다고 생각한다. 권리란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자에게 주어져야 하는 보상과도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 이행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는 그 집단에 속하기 싫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에게 왜 권리를 부여해 줘야 하는가? 만약 그들에게 권리를 똑같이 부여한다면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한 사람들만 바보같이 불이익을 보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여자들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도 남자와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며 살고 있다. 이거 남자들만 억울하지 않은가 말이다.. 안 그런가?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으로 아주 하찮은 가산점 몇점 더 얻겠다는 것은 결코 보상이라고도 말하기 부끄러운 미미한 것이라는 것이다.
보상을 해줘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남녀의 출발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혹은 2년이라는 개인적인 시간을 강제로 뺏겨 버렸기 때문이라고 볼 수 도 있겠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다..
2년이면 일 수로 365일 x 2 = 730일 이고 시간으로 따지면 17520시간이며, 그 동안 밥을 먹은 밥그릇 수만 해도 2190그릇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의 변화를 2번이나 겪을 수 있고, 그동안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의 숫자만헤아려도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에 이를 수도 있으며, 그 들중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 군에 가는 2년동안을 제외하곤 절대 겪어 볼 수 없을 지도 모를 아주 독특하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일 지도 모르고 또, 자신이 이제껏 노력해 왔던 수 많은 일들의 결실을 모두 무로 돌림으로 해서 산술적인 수치.. 그 이상의 것을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 토론에서 나온 것과 같이 무필자들은 한창 열심히 걸어가는 2년동안 군필자들은 열심히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질을 해야하니 2년 후 다시 똑같은 출발지점에 서기란 절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눈 감고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2년이라는 시간을 완전히 무로 돌려가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니 어찌 나라에서도 이들의 희생을 무시할 수 있을까?
해서 '너희들이 잃어버린 시간 2년을 보상해 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마는 작게나마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것 밖에 없구나.. 부족하지만, 이 걸로 만족해 다오." 하면서 주는 것이 바로 '군 가산점' 이라는 것이다.
요컨데, 군가산점은 군필자들의 잃어버린 2년에 대한 아주 작은 피해보상일 분인데, 왜 이걸 특혜라고 하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다.
반대 측의 말로는 군 가산점으로 인해 미필자들이 군필자보다 열악한 입장에 서기 때문에 희생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거야 말로 잘못된 생각이며, 너무나도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0.몇점 차이로 합격의 당락이 결정되며 군필자들에게 군 가산점을 주는 것은 그만큼 미필자들의 불합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절대 불가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왜 군필자들의 잃어버린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는가?
이 잃어버린 2년을 복구하고 미필자들과 같은 출발선상에 서기 위해서는 군가산점 몇 점가지고는 택도 없다는 걸 정녕 모르는 것인가?
군 가산점이라는 명목의 쓰일 지 안 쓰일 지도 모를 겨우 점수 몇점이 2년의 시간을 대체할 수 있을 리도 없겠지만, 그나마 그것으로 만족하고 넘어갈려고 하는 군필자들의 단 하나뿐인 보상인 군 가산점마저 없애버려 속이 뒤집히는 판국인데 이제는 뭘로 군필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겠다는 건지 도통 알 수 가 없다..
뭐..반대 측의 홍의원과 남윤씨는 보상으로 호봉, 응시 연령제한, 사기업까지 호봉인정 등을 내세웠지만, 문제가 취업 이후가 아니라, 취업 바로 그것임을 왜 모르는 것인지..
미필자 보다 2년 늦은 취업, 그리고 2년동안 굳어 버린 머리와 2년동안 미뤄왔던 학업과 취업 준비 등 년수로는 2년이지만, 이미 때를 놓친만큼 감당해야 할 피해는 3년, 아니 4년에 육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런 터에 송변은 토론 중 이런 예를 들었다.
"군필자에게 군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장남이 누이동생과 장애가 있는 동생으로 부터 희생을 강요하는 것과 같다"
라고..
ㅎㅎ.. 이게 무슨 얼토당토 않은 소리인지..이걸 어떻게 이 상황과 맞는 예로 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송변은 제 딴엔 이 예를 들면서 자신의 말이 옳다 말하고 싶었겠지만, 사실은 크나큰 실수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송변의 예시에서 말한 진짜 희생자는 다름아닌 장남이기 때문이다..누이동생과 장애 동생이 아닌 장남말이다.
왜냐?
장남은 누이동생과 장애 동생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한다.. 즉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다.
바로 현재 군인들의 모습이다.. 나라의 안녕을 위해 하기 싫어도 군복무에 임하는 것이다..자신의 2년을 희생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송변이 희생자라고 말했던 누이동생과 장애동생은..?
실제로 그들이 입고 피해는 아무것도 없다.
아니, 실제로는 장남의 뒷바라지에 의해 안심하고 계획대로 대학진학을 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혜택을 입었다고 할 수 있겠군.
자!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전개가 되야 옳은 것일까?
장남은 동생들을 모두 대학에 진학 시켰으니 이제 두 손 탈탈 털고 계속 노가다만 뛰면 될려나?
물론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만약 장남이 지금도 여전히 대학진학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만약 그렇다면 이제는 동생들이 나서서 장남의 못 다 이룬.. 그리고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는지?
그러나..그러나..
열받게도 이 들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한다..
장남의 희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지금 여전히 삶에 허덕이고 있는 장남을 차디찬 시선으로 바라만 보고 있으며, 장남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미는 것을 옆에서 훼방놓고 장남이 대학진학에 관한 어떤 혜택이라도 받을까 눈을 시뻘겋게 뜨고 감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간혹 옆에서 위한다는 식으로 하는 말이 대학 등록금을 좀 깎아주겠다느니 입학시험 나이제한을 좀더 연장해 주겠다느니 일하는 동안 봉급을 좀더 올려주겠다느니 등의 쓰잘데기 없는 것만 제시하면서 생색을 내려한다.
정말 욕이 저절로 나오는 경우란 이런 경우가 아닐까?
미필자들의 말대로 특혜가 될려면 보상과는 다른 순수한 이익일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 군대의 제도가 모병제인 경우라면 군가산점은 특혜라고 볼 수 도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해서 간 주제에 군 가산점이라는 별도의 이득까지 챙기는 것이니 말이다.
허나 보상은 특혜와는 엄연히 틀리다.
보상이란 피해를 복구시켜 주기 위해 다른 무언가로 대체해주는 것을 말하며, 받으면 본전, 못받으면 바보가 되는 것이 바로 보상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부름' 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경우로 남들보다 한발 뒤쳐지게 된 것을 그 국가가 다시 원상복귀 시켜줄 순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까진 다시 맞춰줄려고 뒤쳐진 한걸음에 턱없이 못미치는 반걸음, 아니 반에 반걸음이라도 조금 끌어당겨 주는 것.. 그런데, 이런 본전에도 못미치는 당연한 보상을 미필자들은 못 받게 막으니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건 누구겠는가?
정 군 가산점 주는 게 아까우면 미필자들도 국방의 의무를 다해라..
군대 안 가더라도 군무원과 같은 식으로 군대에 한부문에서 얼마든지 일익을 담당할 수있다..
그러기도 싫다면 군가산점 말고 외국에서 말한 '전역 후 우선 채용' 같은 보상을 해 달라..
뭐..? 그것도 싫다고?
이런..@ # $ % @ #
아무튼 이러한 내용들로 약 100분의 시간동안 갑론을박이 이루어졌었고, 그 최종결론은 방청객과 그 밖의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 내 나름대로 느낀 점은 찬성 쪽의 주장은 근거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명확하고 확신에 차있는 데 반해(주로 전원책과 고의원) 반대 측은 찬성 측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긴 하되 그 근거가 부실하거나(주로 전원책에게 박살남) 관계없는 사항까지 끄집어 와서 대입하려는 등의 억지스러움과 두리뭉실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원책의 주장과 행동이 공격성 짙은 자세만 아니었어도 참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좀 남은 토론이었다.
방청객 중에 한명이 출산문제를 들먹이며 반대를 표했는데 '윈-윈 전략'은 상관없으나 군 가산점을 까기 위해 출산문제를 대입시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음의 소치라고 말하고 싶다.
군 가산점의 문제는 군 가산점의 문제로 제쳐두고, 출산으로 인한 보상을 받고 싶다면 이와는 별도로 출산에 대한 보상문제를 제기하여 돌파구를 열어야지 군 가산점을 막기 위해 출산을 대입하는 방법으로는 영원히 바보, 멍청이 라는 소리밖엔 못 들을 것이다.
아! 또 모르지..
우리나라 군이 모병제로 바뀐다면 그 때는 출산문제와 군입대문제가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있을 것이다만, 모두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돈이 없어서 모병제로 못하고 징병제로 하는 판국이니 현실 불가능이라고나 할까?
하기사 모병제로 바뀐다면 군 가산점 부여라는 문제도 말끔히 해결되겠지만 말이다..
p.s
p.s 영상 중 전원책 변호사가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미국에서 군가산점을 부여한 이유가 '애국심, 충성심, 책임감, 인내심, 조직에 부합하는 능력..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국가 공무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이며, 이런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다' 라고 나온 것이 미국 헌법 판례라고..
그리고, 저 발언이 나온 지 거의 4년 만에 사실임을 증명하는 기사가 떳길래 여기에 첨부해 둔다.
이쯤되면 이젠 왜 군복무에 대한 보상으로 군 가산점을 부여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의 차원을 넘어서서 왜 여자들을 공무원으로 끌어들여서는 안되는지..그리고, 반대로 왜 가산점을 부여해서라도 더 많은 남자들을 공무원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건지에 대한 빼도박도 못할 정도의 합당한 이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으리라.
평등을 부르짖는 여자들 치곤 하는 짓이 전혀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은 일단 제쳐두고, 그냥 어느 쪽이 더 단체생활에 능동적이며 책임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것만 따져봤을 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