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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가산점제 부활 논의로 여성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에게도 병역 참여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여성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방 현대화로 굳이 남성만을 고집할 이유가 크게 줄어든데다, 여성을 배제하고 있는 징병제가 여성 차별을 유발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군대 성별제한이 폐지되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남녀 평등의 새로운 병역제도를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는 13일 오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이화여대 법학관에서 개최한 ‘국방의 의무와 젠더’ 여성정책포럼에서 “현재 병역법이 남성에게만 병역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여성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전이 전통적인 전쟁과 달라 신체적 우월성만 군대에 적용할 수 없다. 이미 여군이 지원병으로 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상 징병 사병에게는 왜 이런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지 국방부와 정부가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남성만의 징병제로 인해 여성은 물론 남성 역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여성으로 병역법을 확대한다면 군 복무기간도 줄일 수 있고 사회복무제 등 다양한 군복무 대체 방식의 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군대의 여성 참여가 가져오는 효과’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프랑스는 1998년 병역 제한제를 폐지하면서 헌병기동대 등 극히 일부분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1999년 전투 부대에 여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안을 바꿨고 최근에는 군대의 남성 할당률도 폐지했다”며 “전세계적으로 여군의 참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사례도 지적됐다. 권 교수는 “‘여성이 군대의 의무를 남성과 동등하게 하지 않는 한 진정한 여성평등을 이룰 수 없다’는 취지 하에 이스라엘이 남녀 모두에게 징병제를 실시했고 현재 남성은 3년, 여성은 21개월 동안 군복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경우 결혼이나 임신 등의 이유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넓게 제공하는 등 여성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했다”며 “군대에서 각종 특화된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이 활발하게 정치나 경제분야에 참여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여성의 병역참여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군복무 가산점제 역시 이슈로 떠올랐다. 이들은 군가산점제가 병역법의 남녀차별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현 병역법을 유지한 채 제대군인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건 오히려 여성에게 더 큰 차별을 줄 수 있다”며 “군복무 가산점제는 남녀 모두에게 병역의무를 보편화한 뒤 특별한 공훈을 세운 군인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남녀 간에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이어졌던 이슈가 병역문제”라며 “포럼을 계기로 병역법의 여성참여를 둘러싼 다양한 화두가 사회에 던져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여성계도 여성의 병역참여를 두고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여성이 군복무에 참여하려면 군제도나 설비 등 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부터 마련되야 한다”며 “이런 부분부터 보완책이 논의돼야 여성의 병역참여를 둘러싼 논의도 한단계 진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제대 남성에게 이익을 주는 군가산점제도 남녀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역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은 “여성계에서 여성 병역참여 여부 논의가 나오는 것은 새로운 화두가 나온 것이며 이제 관련 연구가 필요할 때”라며 “국민의 의견 수렴 과정과 여성 참여가 가져올 수 있는 국방력의 변화 등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옥이 한나라당 의원도 “여성에게 ROTC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며 “이스라엘처럼 전군으로 확대할 수 없어도 여성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문호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상수?이상화 기자/dlcw@heraldm.com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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