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글쎄 뭐라고 해야 하나?
일단 중국영화답게 좀 처절하고 비장하다.
보통 좀 심각하다는 중국영화를 보면 대부분이 먹고 먹히고 죽고 죽이는 적자생존의 법칙을 당연시 한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분명 저 곳도 사람사는 곳일텐데 그 영화 속의 분위기는 마치 야생의 법칙을 따르듯이 약한 자와 순진한 자는 더 강하고 교활한 자에게 제거되어 밑거름이 되어 주는 것이 차라리 미덕으로 치부되고, 강하고 교활한 자들은 약자의 시체를 밟고 걸어가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인냥 말이다.
처절한 응징과 불가피한 복수, 여기저기서 삶과 죽음이 반복되고, 끝없는 투쟁과 분노만이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인 곳... 개인의 이기심과 배반도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받고, 죽이지 않으면 죽는 일이 아침엔 해가 뜨고, 저녁이면 해가 지는 것 마냥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처럼 영화 전반에 걸쳐 지배되는 곳..
그런 세상의 끝에서나 있을 법한 인생막장 무법천지의 세계가 바로 중국영화 속의 세상인 것이다.
이 '살파랑' 이라는 영화도 그런 중국영화이다.
그런데..
그런 중국영화 치고는 좀 색다르다.
어떻게 색다르냐 하면... 뭐랄까?
훨씬 분위기가 거시기한 것이다.
쓸쓸함..?
여운..?
비장함..?
실력파 무술인이자 배우인 견자단의 영화지만, 딱히 멋진 액션이나 현란한 무술이 기억에 남는 건 아니다.
그런 장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액션따위는 쌈싸먹어 버릴정도로 바닥에 쫙 깔리는 무겁고 허무한 분위기가 영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어 기억에 남질 않는 것이다.
게다가 배경음악도 한 몫 거든다..
게다가 배경음악도 한 몫 거든다..
오프닝과 엔딩의 바다를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곡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어야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건지 신기할 정도로 비장함이 철철 흘러넘친다.
보고 난 후에 남는 느낌을 가만히 되짚어 보자면...이건 마치...울음이 북받쳐 오르기 직전에 울먹울먹 거려지는 듯한 스물스물한 느낌이랄까..? 아니면..
이른 새벽녘에 30분동안 쉬지 않고 런닝을 하여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의 시원찝찝한 상태에서 때마침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때문에 목덜미가 싸해지면서 몸서리 쳐지고 심장도 쪼여드는 듯한 불편한 느낌..? 이랄까..
언젠가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거나 소식이 끊겼다고 가정하고 문득 주위를 돌아봤더니 어느 새 나 혼자만이 세상에 덩그러이 남겨져 있다는 울적한 외로움에 지쳐 이제는 나 또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체념과 자포자기와도 비슷한.. 그리고, 뿌리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수긍...?
언젠가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거나 소식이 끊겼다고 가정하고 문득 주위를 돌아봤더니 어느 새 나 혼자만이 세상에 덩그러이 남겨져 있다는 울적한 외로움에 지쳐 이제는 나 또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체념과 자포자기와도 비슷한.. 그리고, 뿌리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수긍...?
하여튼 뭐라 말로 표현하기도 참으로 거시기한 이상하고도 잔잔한 여운이 계속 아릿하게 남아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이런 느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한 어휘력을 한탄하며, 그래도 굳이 말로 표현해 보자면...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은 바로 저 앞에 있다..
저 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
바로 어떻게 살았고, 어떤 식으로 죽었느냐 이다.
그 조건을 만족시킨 자에게만 저 피안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그러므로 죽기 전까지 어떻게든 저 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것...그것을 위해 나는 살아왔고, 또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
즉, 한마디로 말해 '제대로 한번 죽기 위해 힘들게 산다' 라는 느낌이다..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은 바로 저 앞에 있다..
저 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
바로 어떻게 살았고, 어떤 식으로 죽었느냐 이다.
그 조건을 만족시킨 자에게만 저 피안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그러므로 죽기 전까지 어떻게든 저 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것...그것을 위해 나는 살아왔고, 또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
즉, 한마디로 말해 '제대로 한번 죽기 위해 힘들게 산다' 라는 느낌이다..
딱히 죽음을 찬양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죽기 싫어 발버둥 치는 것도 없다.
설마 내가 죽겠어? 라는 생각이 들만큼 죽음이 멀리 동떨어져 있지도 않았고..
여기저기 파리채로 때려잡아 죽이는 파리목숨 마냥 죽음이 난무하지도 않았다.
그냥 이 길의 끝은 죽음이고 그것은 항상 우리들 바로 옆에 공존하고 있으며, 우리가 가던 길을 바꿔 다른 길로 돌아가듯이 그냥 그렇게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그런 평범한 일상처럼 죽음이란 우리가 걸어가고 바라보게 되는 또 하나의 다른 인생의 길일 뿐이다.
흠..
쓰고보니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생각을 낳고 계속 무럭무럭 커져 원래의 모습까지 집어삼켜 버려 뒤죽박죽 곤죽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여기서 더 생각하고 느끼려고 해봤자 원래의 감상에서 멀어져 버릴 것이고, 또 그걸 한다리 건너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면 절반도 표현하기 힘들테니 이쯤에서 그만해야 겠다.
아무튼 결론은 이거다..
살파랑... 현란한 액션이나 무술영화를 기대하곤 보지마라.
단, 이른 새벽.. 발밑에 깔리는 고요하고 무거운 안개와 같은 진득함을 맛보고 싶은 사람에겐 살파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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