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를 보았다..

다 본 후에 느낀 점을 말하라면, 글쎄..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줄거리에 오멘의 캐릭터를 따와서 합성시키고 그 사이의 균열을 메울 접착제+윤활유로써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느낌..?

일단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
10 꼬마 인디언이라는 소재처럼 10개의 방키가 사용되어졌고, 죽는사람이 생길 때마다 그 곁엔 방키가 함께 한다는 점..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범인이었다는 점..
산장이나 모텔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점..
실제론 아니지만, 꼬마 인디언 노래때문에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사건인 것처럼 심령적인 공포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
기타 등등..과 같은 비슷한 사실들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와 상당히 닮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기본적인 이야기의 뼈대에 이질감을 더하고 나중에 찾아올 후폭풍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계획과 실천이 곤란할 것 같은 약하디 약한 존재를 범인으로 설정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행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영화 '오멘' 에서는 '사탄' 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그리고 이 '아이덴티티' 라는 영화에서는 겉보기와는 상관없는 무형의 인격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주요과제였던 것처럼 보였다.
요컨데, 다중인격을 주요뼈대로 잡고 여기저기 살을 붙여 영화를 만들었다는 느낌보단 반대로 이야기의 어긋남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한 이유로 이 다중인격이라는 요소를 채택한 것 같다는 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더욱 공고히 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영화가 현실을 넘어서는 미스테리한 상황들이었다.
비교해서 말하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은 경우는 범인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조작하여 실제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부분까지 어쩌진 못했었지만- 역설적으로 말하면 인간의 능력으로 가능한 마지노선까지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더욱 감탄을 금치 못한 것이기도 하지만 -, 이 아이덴티티는 다중인격자의 인격소멸이라는 실로 망상과도 같은 소재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설사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상황들이 다소 불분명하고 실제론 불가능한 꿈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하더라도 충분히 설득력있게 넘어갈 수 있게 되었던 것이고, 실제로 시체가 사라지는 부분- 범인이 사라진 것에 대해 관객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한 사전 밑밥이라 보여진다. -이라던지 집에서 탈출했던 죄수가 다시 모텔로 되돌아오는 등의 상식적으론 있을 수 없는 미스테리한 부분들도 왠만큼 거슬리는 것 없이 매끄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었던 것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아니다 싶거나 진행이 어색하다 같은 부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걸 또 뭐라 할 수도 없는 것이 그 모든 사건발생의 주체가 바로 어떤 죄수의 대뇌망상- 실제론 또 다른 인격의 등장이지만.. -에서 나온 것이라 이걸 지적한다는 건 마치 꿈을 꿨는데, 그 꿈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는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이 되어버리지 않겠나..
어떻게 보면 참으로 유용한 쉴드라 아니할 수 없는데, 그래도 굳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한가지를 찝어내어 보자면..

그들을 모텔로 모이게 한 것은 누구였을까?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장소에 모두를 모이게 할 수 있었던 전지전능의 주체는 누구였던 것일까? 라는 점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를 보면 복수를 위한 범인은 모두에게 초대장을 보내어 밀실 상태인 섬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누군가가 이 들을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가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직간접적으로 박사가 관여해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만, 문제는 그렇게 박사가 관여한 것까진 알겠는데, 실제 그 들을 모텔로 불러들인 주체도 박사인지 아니면 말콤 리버스의 능력인지.. 또, 모텔에 모이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인 폭우도 누가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발생시켰던 건지가 궁금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초반에 모텔에 모이게 되는 상황- 아래 올려놓은 영상을 참조할 것 -을 살펴보면 패리스의 차에서 떨어진 하이힐에 조지와 앨리스 가족들이 탄 차의 타이어가 펑크나 버리게 되고, 펑크 난 타이어를 고칠려고 나갔다가 앨리스는 여배우의 핸드폰 밧데리를 찾아주느라 앞을 못 보고 달렸던 래리의 리무진에 받쳐 생사가 위태롭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병원과 전화기를 찾아 오게된 곳이 바로 모텔이었다.
또 한편, 사태유발의 원인인 하이힐의 주인 패리스는 넘치는 물을 건너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다시한번 후진으로 전봇대를 넘어뜨리는 사고를 쳐버리게 되고, 이렇게 함으로써 수해로 인한 이동불가에 전화불통으로 인한 연락두절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밀실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혁혁한 공을 세워 버린다.
전화와 병원을 찾아 나섰던 래리는 그런 패리스와 조우하게 되고 뒤이어 루와 지니커플과도 만나게 됨으로써 그들과 함께 다시 모텔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죄수와 죄수를 호송 중인 교도관까지 모텔에 합류하게 되면서 등장인물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것인데, 자 그렇다면 대관절 이들을 이렇게 모텔에 모이게 만든 사태의 원인들을 누가 조작하고 발생시킨 것일까?

다중인격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으로 봤을 땐 분명 자각몽(Lucid Dream)같은 심상세계와는 성격이 다른 듯 보였다.
뭐랄까? 자신의 것이냐 남의 것이냐의 차이..?
자각몽이 비록 꿈속한정이긴 하나, 자신만의 세상을 이리저리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면 이 다중인격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인격 뿐이다. 때문에 그가 어떤 인격으로 바뀌든 간에 절대 자신이라는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그가 처한 상황이나 운명까지 각색하고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영화를 보면 모두 폭우때문에 모텔에 모이게 되었다.
우연찮게 그들 모두가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를 거쳐가는 중이었다 같은 것도 물론 신기하지만, 그런 그 들도 폭우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한 자리에 모일 일은 없었을 것이다.
폭우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급류로 인해 모두의 발이 묶이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폭우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패리스가 전봇대를 들이받지도, 또 그 때문에 연락두절이 되지도 않았을 거란 소리다.
그런데, 마치 누군가가 이 들을 한 자라에 모아야한다고 강요라도 하는 듯이 폭우는 쏟아졌고, 패리스는 전봇대를 들이받았으며, 패리스의 차에서 떨어진 하이힐 때문에 앨리스는 래리의 차에 받치고 말았다. 마치 영화 '데스티네이션'에서 죽음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야 관객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니 저 사람이 다중인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 인격들 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모이기 전까진 서로 몰랐던 관계였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말은 곧 이전까진 가족들을 제외하곤 단 한번도 동시에 나온 적이 없었다는 뜻이 된다.
그랬던 사람을 강제적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만들고, 그렇게 하기위해 상황까지 조작할 수 있는 그 전지전능한 주체가 래리나 패리스처럼 모텔에 모인 피동적인 인격들이 아닐 것이라는 건 분명해 보이고, 내 생각에 혹 가능성이 있다면 박사가 인격들 모두에게 일일이 마인드 컨트롤과 같은 최면을 걸어 심상세계에 빠지게 만들든가, 아니면 인격들을 총괄하고 있는 말콤 리버스라는 가장 기본이 되는 주체- 물론 그런 게 있다면 -에게 요구한 대뇌망상 정도일 것이라 생각되는데, 만약 그렇다면 또 하나씩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무슨 문제냐..?
우선 전자의 경우인 인격들 하나하나에게 최면요법을 시술했다고 해서 그 인격들 하나하나에게 각기 다른 상황설정 및 시간과 공간의 제약, 그러니까 '하이힐로 시작된 참사' 나 '푹풍우로 인한 밀실상태' 같은 것들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각자에게 최면을 걸음으로써 그 시간대에 그 지역을 지나게 한다든지, 그 시점에서 모텔에 모이게 한다든지 같은 각 인격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건 가능할 수도 있을 것도 같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까지 조작할 수 있다라...

아니면 혹시 이런걸까?
'지금 당신은 xxx를 지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향에 내려가 오렌지 농장을 경영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달리던 도중 담배가 태우고 싶어졌던 당신은 가방에서 라이터를 꺼내려다 하이힐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곧 얼마 안가 폭풍우가 몰려오게 되고, 침수와 급류로 인해 발이 묶인 당신은 후진을 하다 옆에 있던 전봇대를 넘어뜨리게 됩니다. 그것까지 완료하고 나면 래리의 차에 탑승해서 모텔로 오십시오.. 이후 생략.. 블라블라블라..'
이런 식으로 인격 전부에게 다 상황부터 행동방침까지 다 설정을 해줘버린 것일까?

만약 그렇다 해도 여전히 문제가 남는 것이 조지와 앨리스와 티모시의 가족.. 그리고, 루와 지니의 커플들이란 존재이다.
이 들은 서로가 가족이며 커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이며, 가족이라 함은 항상 함께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만약 그렇다면 말콤 리버스가 조지가족 중 누군가의 인격으로 변모했을 땐 거의 대부분 나머지 가족들의 인격까지 함께 드러냈을 거라는 소린데, 다른 인격들을 최면시술할 때라면 몰라도 이런 단체몹(?)들은 절대 개별적으로 건드리는 게 불가능하지 않냐 싶은거다. 예를 들면, 조지에게 최면을 걸 때 같이 나온 앨리스와 티모시가 박사를 막고 조지를 깨우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겠냐는 거다..
설사 방해하지 않는다 하여도 최소한 최면을 걸고있는 박사가 누군지 인지하기는 할텐데도, 막상 모텔에 모였던 조지가족이나 커플들은 박사에 관한 정보나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들에 대해선 전혀 의심을 품지 않고 있었으니, 이건 개개인에게 최면 등의 이유로 접촉을 시도한 게 아니라는 증거가 아니겠냐는 생각도 해봄직 하다는 거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인 말콤 리버스의 대뇌망상이 가능한 주체가 있다는 것도 그렇다.
만약 말콤 리버스의 상황을 총괄하고 조작하는 대뇌망상의 결과가 폭풍우와 모텔이며, 그 이전의 사건사고까지 모두가 결국 말콤 리버스라는 주체의 대뇌망상의 결과물이라 생각한다면 가장 그럴 듯 하며 이해하기도 쉽다. 어차피 자각몽처럼 자신의 대뇌망상으로 모든 상황을 만들어 내고 조작하고 총괄할 수도 있는 문제이니 말이다. 
간단하게 생각한다면 말콤 리버스라는 이름의 집에 모여살고 있는 세입자처럼 각각의 인격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가장 크고 근원이 되는 진정한 말콤 리버스라는 존재가 있어서 박사의 요구를 충실히 실행에 옮겨줄 수 있었다면 각각의 인격들을 모두 하나의 대뇌망상 속에 빠뜨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건 그리 터무니 없는 생각도 아니다.

하지만, 이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 만약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을 총괄하고 박사의 요구대로 충실히 이행한 말콤 리버스의 주체가 존재했었다면 왜 마지막에 다른 인격들은 다죽고 패리스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사형을 취소한 것인가 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인격은 다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정작 대뇌망상을 주도했던 말콤 리버스라는 가장 큰 존재가 남아 있음을 간과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걸 언급하지 않았다는 자체가 대뇌망상의 주체가 없었다는 반증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믿기엔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초반상황을 주도하고 폭풍우를 불러와 모텔에 모이게 만든 건 과연 누구냐라는 최초의 의문점으로 다시 되돌아갈 뿐이다.

이렇듯 초반에 흥미를 자아내게 만들고, 시선을 고정시키게 만들었던 상황설명 부분- 아래의 영상참조 -이 나중에 가선 오히려 사태파악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더란 말이지.. 
그 외에도 한 두가지 더 찝어내어 보면 '왜 죄수는 굳이 모텔에서 도망치려 했던 것일까' 라는 점이나 마지막에 '왜 박사는 상태가 이상한 말콤 리버스를 보고 철창문을 열었던 것일까' 라는 정도가 있겠다.

죄수야 그냥 그대로 있다가 그 다음날 같이 로즈 교도관과 함께 떠나기만 하면 알아서 풀려날 일인데도, 왜 굳이 야밤에 달아나려고 했을까?
물론 대충 짐작은 하고 있다. 필시 아무리 도망칠려고 해도 도저히 모텔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었겠지..
하지만, 그런 거라면 굳이 죄수를 탈출시키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 중에서, 가령 지니 같은 경우엔 모텔에 있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 했었으니, 그녀로 하여금 차를 타고 나가게 했다가 다시 돌아오게 하거나 했었어도 되었을 텐데 싶었다.

또, 막판에 말콤의 패리스 인격이 소멸하기 직전 온전하지 않은 상태를 본 박사가 철창문을 연 것도 그렇다.
상태가 이상하면 오히려 열려 있던 창문도 닫아야지 그걸 반대로 열고 앉았다니..이거야 목이 졸리길 바라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지 어디 정상인의 행동이랄 수 있겠냐고.. 
 


아무튼 위에서 말한대로 이런 저런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 있어 좀 신경쓰이기도 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재밌게 봤었다. 뭐..일단 원작 모티브가 절대 재미없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말이다.

아..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반전이 죽여주는 영화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반전영화라고 부르기엔 조금 미흡하지 않나 싶었다.
단순히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범인이었다' 는 식의 공식을 가지고 반전이라 한다면 이 영화도 분명 반전영화라 할 순 있겠으나, 내가 생각할 때의 반전이라는 개념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할 때의 반전이란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었던 관객들의 믿음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그들이 확신했었던 결과가 완전히 뒤집히는 것을 말하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어떤 확신을 가지길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반전영화라 부르기엔 2% 정도 부족하지 않나 싶은 것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중간에 수시로 범인에 대한 근거랄까 촛점이 바뀌게 되는데, 이게 너무 가볍다.
일단 이 사람도 범인일 수 있고, 저 사람도 범인일 수 있다는 식의 넓고 얇게 들이대는 통에 오히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범인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라는 점이나, 중간에 다른 피해자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죽음이 확인되지 않았던 인물이 존재한다는 점 등..이처럼 다른 피해자와 비교해서 눈에 확 띄는 차별성을 가진 요주의 인물이 존재했다는 게 그러했다.

결국 이런저런 요소들이 모여 관객들로 하여금 확신을 가지게 만드는 것을 방해했고, 그렇게까지 관객들의 믿음을 요구한 부분또한 없었기에 당연히 믿음이 깨어지면서 생기는 배신의 충격이랄까 반전의 묘미 또한 약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 보기엔 그건 반전이라 하기보단 뭐랄까.. 뭔가 풀리지 않았던 찝찝했던 부분이 마지막에 와서 꽝하고 터졌다는 그런 느낌..에 더 가까웠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솔직히 죽었다고 생각했다기 보단 '아마 죽지 않았을까'.. 그 때문에 살아돌아왔을 때도 '헉..살아있었구나' 가 아니라 '흠..역시 살아있었네' 라는 정도..? 그만큼 중간에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불분명했던 부분이 마지막에 문제가 되어 돌아오는 그런 케이스였던 것이다.

굳이 반전이라고 칭할만한 부분을 어거지로 뽑아보자면 누가 범인인가 하는 점보단 죽었다고 생각한 인물이 다시 살아돌아왔다는 정도..?
아..아니구나. 그런 게 반전이 된다면 나이트메어나 13일밤 금요일의 제이슨은 진작에 반전영화의 최고봉이라 불렸었겠군.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해서 믿은 것이 없으니 배신당한 것도 없고, 배신당한 게 없으니 당연히 반전 또한 없었다는 게 이 영화의 '반전'에 대한 나의 생각인 것이다.





p.s
모텔 주변에 있는 무덤이나 모텔안에 놓인 인디언 매장지에 관한 정보지, 그리고 루와 지니가 6번 방에 들어가고 방문을 닫자마자 숫자 9로 변하는 방번호..
이와 같이 뭔가 결정적인 정보인 것처럼 꾸몄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일컫어 ??? 라고 한다던데, 이 것도 그런 것일까?


p.s
끝까지 보고나서 다시 한번 더 봤더니 처음에 볼 땐 무심코 넘겼었던 부분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게 되더라..
예를 들어 티모시가 창문을 두드려 어머니를 부르고, 손을 맞댄 다음 물러서는 장면 같은 것..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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