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결론부터 말하겠다..
진짜 재미없다..
흐름도 자주 끊기고, 무슨 연극하는 것처럼 어색한 연기에 나이 좀 먹은 사람이라면 절대 동의하기 쉽지 않을만큼 거슬리는 부분들이 요소요소에 박혀있으며, 코믹성에 치중한 탓인지 앞뒤 안맞는 어설픈 설정들도 부지기수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러하다..
미국에 걸리버라는 말만 번지르르한 잉여킹이 살았습니다.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잘 보일려고 열심히 구라치고 맞장구 좀 치다보니, 이상하게 말이 흘러 어쩔 수 없이 버뮤다 삼각지로 떠나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버뮤다 삼각지까지 갔다가 안개에 휩싸이고, 토네이도에 휘말려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보니 그 곳은 소인국 '릴리풋'이었습니다.
걸리버는 원작 걸리버처럼 릴리풋 해변가에 꽁꽁 묶인 채 드러누워 있다가 왕성까지 이송된 후, 실력은 있으나 자존심은 하늘을 찔러대는 릴리풋의 장군 에드워드에 의해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런데, 때 마침 릴리풋의 적국인 블래셔의 특작부대가 왕궁에 침투하였습니다.
에드워드가 당도하기 전에 같이 갇혀있던 죄수 호라시오의 도움으로 감옥을 벗어난 걸리버가 먼저 공주도 구하고 불이 난 왕성에 오줌을 눠 왕도 구해버렸습니다.
이를 본 왕국민들은 모두 환호하였고, 이 후 걸리버는 에드워드 대신 릴리풋의 장군이 되었습니다.
걸리버는 입만 산 잉여킹 답게 열심히 구라를 쳐 왕과 왕비와 공주, 그리고 모든 왕국민들에게 자신을 훌륭한 대통령이자 영웅이라 말했고, 그들이 자신을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드워드의 수작으로 파괴된 릴리풋의 방어시스템과 이를 기회로 여겨 대규모의 함대를 이끌고 온 블래셔의 적군때문에 왕으로부터 호출을 받은 걸리버가 블래셔와 작당을 하고 대충 위기를 모면할 생각으로 혼자 쇼를 벌였다가 이에 응하지 않고 발사한 포탄에 오히려 블래셔가 박살이 나버린 이후엔 걸리버는 엄청난 자신감까지 얻게 됩니다.
겨우 몇사람의 줄당김에 바지까지 벗겨지고 균형을 못잡아 휘청거리며 넘어지기까지 했던 걸리버가 도대체 무슨 힘이 있어 그 많은 함대를 끌고 다닐 수 있었는지..또, 에드워드의 투창공격이 신발에 꽂혀 비명을 질렀던 그 통각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길래 그 수많은 함대로 부터 날아온 포탄에도 아랑곳 없이 오히려 튕겨버리기까지 할 수 있었던 건지는 당최 알 도리가 없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적국 블래셔를 무찔러 버린 이후 뱃살 두둑한 걸리버는 그야말로 릴리풋의 영웅이 되어버렸습니다.
걸리버는 정말정말 행복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였기 때문입니다.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만들고 싶고, 하고 싶은 것.. 섹스만 빼놓곤 뭐든지 다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사진으로 도배가 된 신도시까지 건설될 정도였으며, 왕국민들은 너도나도 걸리버를 외쳐되는 판이었습니다.
걸리버는 그런 이 생활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고 구라쳤던 것을 더 연기해야 겠다고 궁리에 궁리를 거듭할 정도였습니다.
한편 걸리버에 의해 찬밥신세가 된 에드워드는 결국 호라시오를 사랑하게 된 공주에게까지 외면당하는 신세가 되었고, 이에 분노한 그는 결국 적국 블래셔의 장군이 되어 걸리버를 파멸시킬 계획에 착수하게 됩니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니나노하면서 드러누워 배나 두드리고 있던 걸리버는 블래셔의 장군이 된 에드워드로 부터 결투신청을 받게 되고, 스타워즈의 'R2D2'처럼 짜리몽땅한 철제모양을 보고 걸리버는 가벼운 마음으로 응했습니다.
하지만, 오케이 승낙이 떨어지자 마자 짜리몽땅은 변신을 하게 되고, 그 덩치와 힘은 걸리버의 상상을 넘어서 엄청났기에 열심히 얻어터지다가 결국 모든 사실을 자백하게 됩니다.
왕과 왕비, 그리고 공주와 왕국민들은 극도로 실망하였고, 모두 배신감에 치를 떨게 되었으며, 걸리버는 블래셔에 의해 뗏목에 묶인 채 안개저편으로 내쫓기게 됩니다.
그러다 도착한 곳은 바로 거인국..은 아니고, 거인소녀의 집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거인소녀에게 붙잡혀 소꿉인형으로 취급받게 되고, 이에 걸리버는 초반에 반항 한번 했다가 바로 인형 모가지를 떼버리는 거인소녀의 무언의 협박에 못이겨 그냥 착한인형처럼 생활하게 됩니다.
한편 릴리풋에서는 이제까지 드높았던 걸리버에 관한 모든 것이 쓰레기 통으로 직행하였고, 비록 공주는 에드워드의 호의로 계속 왕궁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으나, 왕과 왕비는 차가운 감옥에 갇힐 수 밖에 없었으며, 왕국민들은 모두 실의에 잠겨 있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실망했지만, 단 한명 호라시오만은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걸리버의 짝사랑..달시까지 릴리풋에 와서 잡히게 되자, 이 사실을 걸리버에게 전하기 위해 그는 용감하게 그 누구도 도전할 엄두도 못냈던 안개너머의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게 되고, 로또당첨을 무색케 할 만큼 단 한번에 성공하여 인형처럼 갇혀있던 걸리버와 조우하게 됩니다.
돌아갈 방법이 없어 창밖만 바라보던 걸리버는 이런 호라시오의 우정과 의리에 감동하여 달시를 구출하고 릴리풋을 구하기 위해 과거 버뮤다 삼각지에서 실종됐던 게 분명해 보이는 전투기 조종사의 낙하산만 둘러매고 탈출을 감행..지금까지의 고민이 무색하게시리 호라시오를 능가하는 운빨로 단 한번에 릴리풋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릴리풋에 도착한 걸리버는 우선 감옥에 갇혀 있던 왕과 왕비, 그리고 달시를 구출합니다.
그리고, 달시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고, 왕과 왕비에게 다시한번 자신을 믿어줄 것을 요청한 다음 이번에는 자신이 에드워드 로봇에게 도전장을 내밉니다.
한번 이겼던 에드워드는 코웃음을 치며 도전을 받아들이고 종전과 마찬가지로 걸리버를 열심히 패기 시작합니다.
걸리버는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겠다 싶었지만 도저히 방법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최후의 일격으로 전기 지짐이를 당할 뻔한 찰라에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던지 로봇 속에 침투하여 전기선을 뽑아버린 호라시오 덕분에 전기 지짐이가 멈춰져 구사일생하게 됩니다.
이에 용기백배한 걸리버는 WWF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드롭킥을 먹이고 어디서 조그만 동상 하나를 꺾어 그걸로 로봇 머리통을 마구 때리기 시작합니다.
그 엄청난 힘과 방어력과 무게와 운동성을 가진 로봇이 조그만 도장 비스므리한 도구에 맞아 휘청대기 시작하고, 결국 넘어진 철제로봇에다 팔꿈치 공격까지 먹여버린 후 변신장치를 제거해 다시 원래의 짜리몽땅으로 되돌아 가게 만듭니다.
이에 온 릴리풋인들과 달시는 환호하게 되고, 한순간에 상황을 역전시킨 걸리버는 아동영화답게 잘난 척하며 사람들에게 교훈을 가장한 잔소리를 늘어놓은 다음 춤을 추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릴리풋이든 블래셔든 상관없이 너도나도 따라 춤을 추는 진풍경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젠장
끝으로 달시와 함께 다시 미국의 원래 생활로 돌아온 걸리버는 뭔 알아듣도 못할 소리를 설교랍시고 해대며 영화는 끝을 맺게 됩니다...라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터무니 없고, 혹시 관객들을 띄엄띄엄 보고있나 싶을 정도로 대놓고 뻔뻔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보는 사람 짜증이 솟구칠 만큼 허접하기 짝이 없는 허접한 내용과 연출로 이루어져 있다고나 할까..
한마디로 완벽한 아동용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바로 이 잭 블랙의 걸리버 여행기의 정체이다.
전에 영화를 소개할 때 바다에서 만난 폭풍이나 거친 파도와 토네이토, 그리고 하늘을 까맣게 물들인 포탄과 바다에서 블래셔 함대와 전투를 벌이는 걸리버 등의 홍보영상이 흥미를 자아내길래 원작도 유명하고 해서 재밌겠다는 생각에 본 영화였는데, 성질만 나빠졌다..ㅋㅋ
아무튼 영화에 대해선 더 이상 할 얘긴 없고, 그냥 결론적으로 말해서 영상보단 내용이, 연출보단 배우가 더 후달리는 영화였다.
p.s
근데, 잭블랙이 생각보다 유명한가 보던데, 도대체 뭐로 유명한 배우지..?
생긴 걸로만 보면 코미디 배우인 것 같긴한데, 기억나는 영화가 없네..
딱히 연기도 그리 잘한다는 느낌도 안들고..
너무 짐캐리만 기준으로 생각해서 그런가?;;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