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정부 홍보한 KBS의 몰골 참담"

출처 ☞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22

KBS가 정부로부터 협찬을 받아 수입 쇠고기를 비롯한 정부 정책을 홍보한 것에 대해 시민사회에서는 "'관제방송'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KBS의 몰골이 너무 참담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을 부각시킨 지난해 12월 26일 KBS <과학카페>는 농림부의 협찬을 받아 제작됐다. 이귀남 법무장관 인터뷰 등 법무부 홍보 성격의 프로그램을 내보낸 바 있는 <미녀들의 수다> 역시 법무부로부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3월까지 10억여원을 협찬받게 돼있다.

	▲ KBS <과학카페> 홈페이지 캡처

이에 대해 민언련은 27일 발표한 <'관제방송' KBS의 추한 몰골> 논평에서 "이제 KBS는 정권의 주문에 따라 보도·교양·오락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정권홍보를 일삼는 '관제방송'을 자처하고 나섰다"며 "국민들도 더이상 KBS를 '공영방송'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방송심의규정 11조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을 다룰 때에는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를 근거로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에게 2~3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직후이고, 선고공판이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KBS가 재판의 한 당사자인 정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런 방송을 내보냈다는 것은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최소한의 양식도 내팽개쳤다는 것"이라며 "<과학카페>는 한편의 '수입쇠고기 홍보 CF'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미녀들의 수다>에 나와 법무부가 추진하는 '법질서 운동'을 설명하고 "올해 G-20 정상회의가 개최돼 세계가 우리 시민의식과 법질서 의식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명박 정권이 'G-20 정상회의 개최'를 자신들의 치적으로 적극 부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28일 발표한 논평에서 <과학다큐>에 대해 "'땡이뉴스' '정권홍보 드라마'로도 모자라 이제 '과학다큐'마저 '관제다큐'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이 정권과 보수신문들이 <PD수첩>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즐겨 사용하는 '악의적 의도'라는 말은 바로 이런 방송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명백한 '청부방송'"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수입산 쇠고기 요리법까지 소개한 대목에서는 과연 이 프로그램이 과학다큐가 맞는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언론연대는 "청와대와 총리실의 세종시 홍보계획 문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이 정권은 언론을 활용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사건 역시 KBS를 정권의 홍보수단 쯤으로 여기는 정권의 비뚤어진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공영방송의 존립기반을 허무는 독재정권식 언론관을 버리고 하루빨리 상식을 되찾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