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라는 우리나라 영화를 보았다..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뭐랄까? 

한창 폼나게 살고 싶어 허세부리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반항끼도 왕성할 무렵인 우리네 고교시절의 이야기와 어느 학교에나 공통적으로 존재했었던 폭력서클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깔되, 그걸 표현하는 데 있어선 나름 해학적인 음률과 간간이 터져나오는 위트를 가미하고 부수적인 양념을 좀 침으로써 자칫 폭력서클을 미화시키는 것으로도 인식될 수 있는 예민한 부분을 코믹하고 철딱서니 없는 겉멋으로 왜곡시켜버림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가볍게, 그리고 쉽게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마음 편히 볼 수 있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자신의 추억과 영화를 겹쳐보고 그 속에 푹 빠질 수 있도록 하는데 촛점을 맞춘 영화라고나 할까? 
또, 초반엔 개그요소가, 중반엔 좀 심각하게, 그리고, 후반엔 감동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감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10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게 내가 받은 느낌이었다..

어디서 들으니까 주인공을 맡은 정우라는 배우의 실제 고교시절 이야기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딱히 오바한 연출이나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리얼리티를 파괴하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았다.
중간에 서클 전체가 서면거리에 쫙 깔리는 상황에선 조금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에도 다른 학교로 쳐들어가거나 학교 간 패싸움이 종종 발생하곤 했었으니, 저 정도쯤이야 충분히 수비범위 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게다가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폭력서클은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배경이자 소재의 하나로써만 존재할 뿐, 딱히 영화 전반을 지배하거나 억지로 폭력을 미화시키거나 하는 건 없었기 때문에 딱히 우려할 만한 점은 없었다는 생각이다.
쉽게 말해 편하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영화였다는 소리다.

실제로 가정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폭력서클에 몸담은 이들의 끝은 대부분 형편없음을 지적하고도 있고, 또 마지막에 주인공이 대학에 진학하고, 폭력서클의 존재 자체도 상당히 유명무실해진 듯한 분위기를 띄움으로써 당시 우리들이 중요시 했고, 멋있게만 바라봤었던 그 일탈의 멋이란 것도 사실은 너무나도 가볍고도 의미없는 한 때의 홍역이나 흔들리는 갈대따위에 불과한 덧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듯 했다..
특별히 제목을 의식해서 그렇게 느꼈는진 모르겠으나, 한 때의 바람이 불어오면 혹했다가 그 바람이 지나가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은 모양새가 마치 바람과 함께 들이닥쳤다가 씻겨나가는 홍역이나 이리저리 흩날리는 갈대처럼 알고보면 뜬금없이 불어닥친 정처없는 바람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리저리 정신없이 희롱당하고 마는 신세처럼 허세와 같다고 말하는 듯 했기 때문이다. 물론 꿈보다 해몽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건 나 역시 부산 토박이라서 그런지 간간히 들리는 이상한 억양의 외지발음 때문에 가끔 몰입이 깨어지곤 했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랄까..
옛날 드라마를 보면 택도 아닌 부산 사투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흘러나오곤 했었지만, 요즘 제작되는 영화와 드라마의 부산 사투리는 거의 완벽하던데, 이상하게 이 영화의 몇몇 배우들에게선 거슬리는 발음이 많더란 말이지..
잘하는 사람은- 특히 몬스터 장이라는 2학년 선배 -말투 뿐만 아니라 사용하던 말까지도 어릴 적 우리가 쓰던 말과 어휘 그대로였다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잘하던데, 꼭 못하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다된 밥에 재 떨어진다니까.. 누구라고 콕 찝진 않겠지만..ㅋㅋ

아..그리고, 또 한가지 거슬리는 게 있는데, 마지막에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라면 돌아가겠냐'고 물었을 때 '돌아가야지'하고 말했다는 점이다..짱구야 아버지 때문에 다시 돌아가겠다고 한 거니 상관없지만, 나머지 두 놈들이 돌아가겠다고 한 건 그냥 단순히 '옛날이 좋았지' 라는 식으로 쉽게 받아들일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게 좀 거슬렸다.
짱구의 대사를 끌어내기 위해서 다른 녀석들에게도 물은 것일 테지만, 그래도 대상이 대상인 만큼 좀..

아무튼 전체적으론 꽤 재밌는 영화였고, 오랜만에 학창시절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아래는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다.. 참고토록 하자.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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