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뭐라 할 말이 없다..쩝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딱 한구절로 표현하라면 이거다..
'항주는 빌어먹을 동네다..' 아니면 '머리털 검은 놈들은 믿는게 아니다' 정도..?

이 '비적유성탄' 이란 소설은 과거 한때 비적유성탄이었다 불렸던 어떤 한사람의 사회정착기와도 같은 소설이다.
주인공이 세상물정 모르는 상태에서 항주라는 곳에 정착을 할려고 하니 왜케 이용해 먹을려고 접근하는 이가 많은지 처음에는 이리도 피해보고 저리도 피해보지만, 결국엔 다 엮이고, 싸우고, 이용당하고, 그러다 결국엔 바다로 나가 망망대해에 표류까지 하는 신세가 된다. 어떻게 우여곡절 끝에 용케 다시 항주로 돌아오게 되지만, 암수에 걸려 감옥에 갇히고, 풀려난 후에도 자리보전 못하고 이리저리 주변만 뱅뱅 돌다가 계획 하에 일어난 민란에 큰 역활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사회에 인정받고 정착할 수 있게 되지만, 만사가 다 귀찮아진 주인공은 친구와 함께 다시 먼 곳으로 떠난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비적유성탄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는 상당히 작다.
과거에 '비적유성탄' 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는 정도의 무게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후반부로 가면 상당히 대충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강해지더라..
예를 들어 주인공의 사부와 생사판, 혈마의 관계도 그렇고, 그 제자들 끼리의 만남도 그렇고, 결과도 그렇고.. 마지막에 밝혔는데,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는 것도 그렇고..

처음부터 바다로 나가기 전까진 상당히 답답하고, 바다로 나간 다음부터 항주로 복귀하기 전까진 참담하고, 복귀한 후부터 민란이 일어나기 전까진 불쌍하고, 민란이 일어난 다음부터 끝까진 허술하고..
아무튼 만약 나에게 이 책의 가제를 붙여도 된다고 한다면 난 '뒷골목 파락호 이야기' 내지는 '바람 잘날 없는 인간의 고행탈출기' 로 짓고 싶을 정도로 참 밑바닥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재미도 바닥이라는 건 아니지만 '컴 아웃 파이팅'의 경우처럼 이 책도 딱히 무협지라고 부를 만한 건 아니고, 그냥 무술을 할 줄 아는 중국 무림인들의 모험기나 고생기 정도로 생각하고 보면 될 듯 하며, 이상하게 막판이 좀 허술해서 그런지, 초반에 너무 답답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인간들의 안좋은 면을 너무 부각시킨 소설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별로 좋은 느낌으로 남은 게 없었던 관계로 그냥 이 책에 나오는 금언을 끝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이 불학무식한 홍모귀 새끼들아..
너희가 오상을 아느냐, 인의예지신 아는 놈 있어? 너희가 그걸 모르기 때문에 개돼지처럼 구는 거다 이 불학무식한 새끼들아.."
Posted by 크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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