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강림.. 제목 그대로 주인공의 몸속에 신기와 마기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제목만 봐도 판타지스럽다는 게 팍 느껴질 정도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초장부터 500년 전의 천마신주와 백년온옥, 그리고 양신과 음혼이라는 신비한 존재로 인해 암울했던 막장인생에 끝을 고하고, 남궁세가의 신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양인명이라는 주인공이 세상을 피로 씻으려는 천마교의 후인들과 맞서 싸워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영웅담을 그린 소설이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좀 허술하다고나 할까, 어이없다고나 할까..
일단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는 권왕무적이나 잠룡전설과 비슷했다.
캐릭터 성격이나 , 사건 사고를 떠나서 전체적인 뼈대나 진행방식이 말이다.
딱히 어둡거나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었고, 실감나게 적은 것도 아니며, 자세한 묘사에 주력하기 보다는 굵직굵직한 활극에 더 주력한 듯한 느낌을 받았고, 또 전반적인 이야기 진행도 대충 그런 식이었으니까..
뭐..막판에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부분을 추가함으로써 좀 약간 더 차별화를 꾀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선 깊이 고민해 보지 않았던 건지 다소 두리뭉실, 허둥지둥 넘어간 면이 없잖아 있어 그렇게 큰 효과는 못 본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사족이랄까..
그리고, 지금 막 생각났다는 듯이 언급하는 부분들도 좀 많았던 것 같다.
이건 완성해 놓고 몇번의 수정과 퇴고를 거쳐 비로소 완성된 원고를 책으로 출판하는 식이 아닌 그때그때 책으로 엮어내는 요즘 인터넷 연재본 소설의 단점 중 하나인데, 길 따라 잘 가다 갑자기 길이 사라져 버린다거나 혹은 분명 과거엔 막다른 길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길을 훌쩍 뛰어 넘어 다시 이어져 간다거나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온다.
완성본을 출판할 때야 사전에 이런 어색한 부분은 수정을 거치거나 새로 이야기를 짜넣거나 빼는 등의 작업을 통해 보완을 해서 출판하지만, 이런 연재본은 이미 기본적인 내용들은 다 알려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기왕 버린 몸' 이라 생각해서 인지 그다지 수정작업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신마강림은 그 정도가 좀 심한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내용도 그렇지만, 그 보단 오탈자나 캐릭터의 이름을 혼동하는 등의 기본적인 수정도 거치지 않은 듯한 부분도 많이 보였다. 물론 이건 작가보다는 출판사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마강림이라는 책의 문제점은 곧 소설에 대한 문제점으로 이어지기도 하니까 평가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캐릭터나 강시나 무공 간의 밸런스도 좀 안맞는 듯 했고, 너무 기연같은 것에 의존하는 판타지스러운 부분이 많았으며, 몇백년에 하나씩 튀어나온다는 천마교의 지파들이 한꺼번에 2+1 군데에서 튀어나와서 알아서 지리멸렬해주는 등 좀 작위적이거나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전 중원을 순식간에 초토화시켜 버릴 정도로 무지막지한 강함을 자랑하는 막판대빵이 그렇게 강하면서 그 동안 누구 눈치를 보느라 5권이 넘어갈 동안 코빼기도 안비치고 있었냐는 점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렁뚱땅 주인공의 눈먼 칼에 맞고 막판 반권으로 인생이 쫑날 정도로 설렁설렁 끝내버린 작가의 무성의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은 어떻게 보면 극히 사소한 것들로서 양판소설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면 충분히 흘려보낼 수 있는 작은 부분이기도 하고, 또 어차피 이 소설의 장점은 오밀조밀하고 짜임새 있는 세부묘사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이나 액션활극의 시원시원함에 있는 관계로 킬링타임용으로만 읽고 넘어가겠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소설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소장할거냐고 묻는다면..음 그 정도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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