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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과 전세대란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노무현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해 "군수보다도 못하다"고 비난하면서 내놓은 정책이 뉴타운 사업이었다. 뉴타운이라는 이름의 재개발 사업이 서울시의 여러 곳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재개발지역의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 살 집을 구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전세대란이다.
뉴타운과 전세대란은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서민들이 피해자라는 점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세입자들이다. 전세대란으로 최근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전세금이 올라 '내집 마련의 꿈'은 커녕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빚을 져야하는 이들도 세입자들이다.
문제는 2009년 현재 서울에서 시작해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는 전세대란은 '비극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9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서울시당과 토지주택공공성넷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현재의 속도로 서울 곳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된다면 2010년, 2012년 전세대란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일제히 지적했다. 지금까지 전세대란에 있어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임 시장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종범'에 그쳤지만,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더 큰 혼란의 일차적 책임은 임기 3년이 넘도록 수수방관한 오 시장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싼 주택 없어지고 비싼 주택 늘어나는 게 뉴타운 사업"
뉴타운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값이 싼 주택이 줄어들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뉴타운 지역에서 전세가 4000만 원의 주택 비율이 사업 전에는 8.3%였는데 사업 후에는 0%로 한 채도 남지 않았다. 평균 주택규모도 사업 전에는 80제곱미터였는데 사업 후에는 107제곱미터로 늘었고, 평균 주택가격도 3억9000만 원에서 5억4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 주변 지역도 이주 수요가 늘어 전월세가격이 급등해 값이 싼 주택에 살고 있던 세입자들은 오갈 데가 없어진다. 또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뉴타운 지역에서 쫓겨나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왔더니 1-2년 만에 그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2번 이사를 가야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성동구는 40개 구간이 주택정비 사업지구다. 왕십리 주민은 자신의 생활권 내에서 이주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과거와 같거나 오히려 못한 주택수준에서 전세를 구할 수는 없고 과거 전세보증금과 같은 수준의 임대보증금에 월 40-60만 원의 고액 월세를 감당하는 가구가 비일비재하다.
더 큰 문제는 왕십리에서 이주하여 정착한 세대들이 다시 재개발에 부딪치는 경우다. 왕십리주민 중 많은 수가 마장동, 용답동, 성수동 등으로 이주했는데 이 지역들이 전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빠른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가격대에 맞는 지역으로 가면 그곳이 재개발지역이다.
왕십리에서의 강제 이주도 고통스러웠지만 이 두 번째 이주는 주거이전비 등 충격을 완화해줄 보상도 없을 뿐 아니라 이제 성동구 내에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거의 대부분 멸실되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생활권 밖의 먼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이은정 씨)
김수현 교수는 "뉴타운 사업은 서울시가 당초 계획한 것에 비해 경제위기 등의 영향으로 사업 진행 속도가 느리다"며 "원래 계획대로 됐다면 이미 전세대란이 벌어지고도 남았다"며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도 "2010년에는 더 많은 주택멸실이 예견되고 있어 전세대란은 더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며 "재개발.재건축 주택의 공급이 본격화되는 2012년까지는 전세대란이 만성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부위원장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를 2012년을 정점으로 대대적인 이주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제는 재개발에 따른 주거비 상승의 속도를 절대로 따라갈 수 없는 서민들에 있다"며 "하지만 서울시에서 이들에 대한 대책은 상당히 늦게, 또는 안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도 안 나오고 있는 게 세입자 종합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 뉴타운 문제 해결 위해 돈을 써라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뉴타운 문제와 전세대란은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은 결국 오 시장에게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오 시장이 좀더 명확한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오 시장이 처음에는 뉴타운 추가 지정을 철회하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가 정치 역학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식의 시장만능주의를 방조하거나 일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오 시장이 앞으로 책임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오 시장이 전부 뒤집어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뉴타운 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해선 돈을 써야 한다"며 "1년에 1조 원씩 20년간 쓰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 돈으로 임대주택 확보, 시프트 확보 등 서민들이 실제 재입주할 수 있는 방법을 시행하고 동시에 도시재생지원단을 설치해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서울시가 조정.관리하고 주민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철관 성북주거복지센터 사무국장은 "현재 재개발지역에서 확보하도록 돼 있는 임대주택 비율이 17%인데 이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며 "이미 벌어지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난을 감안할 때 임대주택 수요는 훨씬 높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주거대란은 앞으로 몇년 안에 굉장히 심각한 형태로 한국 사회를 강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최성태 서울시 주택국 공공관리과장은 "서울시에서 조만간 전세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재개발 방식과 관련된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재개발의 법적 근거가 되고 있는 도시정비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도정법은 아무리 뜯어고쳐도 전면 철거를 위한 도정법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에 정비사업과 관련된 법에 대해 전면 개편을 하자고 국토해양부에 제안했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내년 예산에 5억 원을 반영해 놓았다"고 밝혔다.
한강르네상스 공사기간 싹둑… 시장 테이프커팅 때문?
여성 노숙인 문제 여전..지원 미흡
뉴타운-전세대란은 한쌍…"MB 부동산정책에 명확한 태도 취해야"
"원래 살던 주민이 들어와 사는 것이 재개발이라 할 수 있다. 원주민들 중 겨우 10%만 돌아올 수 있는 현재의 재개발은 뉴타운이니, 전략지구니, 한강르네상스니, 화려한 미사여구 속에 돈 있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들이 살던 집을 탈취하는 약탈사업일 뿐이다."(이은정 왕십리뉴타운 1구역 세입자대책위원회 위원장)뉴타운과 전세대란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노무현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해 "군수보다도 못하다"고 비난하면서 내놓은 정책이 뉴타운 사업이었다. 뉴타운이라는 이름의 재개발 사업이 서울시의 여러 곳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재개발지역의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 살 집을 구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전세대란이다.
뉴타운과 전세대란은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서민들이 피해자라는 점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세입자들이다. 전세대란으로 최근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전세금이 올라 '내집 마련의 꿈'은 커녕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빚을 져야하는 이들도 세입자들이다.
▲ 오세훈 시장은 취임 초 이명박 전임 시장과 주택정책에 있어 차별적 시각을 보였으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
"싼 주택 없어지고 비싼 주택 늘어나는 게 뉴타운 사업"
뉴타운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값이 싼 주택이 줄어들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뉴타운 지역에서 전세가 4000만 원의 주택 비율이 사업 전에는 8.3%였는데 사업 후에는 0%로 한 채도 남지 않았다. 평균 주택규모도 사업 전에는 80제곱미터였는데 사업 후에는 107제곱미터로 늘었고, 평균 주택가격도 3억9000만 원에서 5억4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 주변 지역도 이주 수요가 늘어 전월세가격이 급등해 값이 싼 주택에 살고 있던 세입자들은 오갈 데가 없어진다. 또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뉴타운 지역에서 쫓겨나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왔더니 1-2년 만에 그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2번 이사를 가야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 가재울 뉴타운 4지구를 찾은 천주교 정진석 주교. 정 주교는 이날 "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세입자와 서민의 처지를 도외시한다면 그 정책은 보완돼야 한다"고 현 재개발정책에 대해 일침을 놓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뉴시스 |
더 큰 문제는 왕십리에서 이주하여 정착한 세대들이 다시 재개발에 부딪치는 경우다. 왕십리주민 중 많은 수가 마장동, 용답동, 성수동 등으로 이주했는데 이 지역들이 전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빠른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가격대에 맞는 지역으로 가면 그곳이 재개발지역이다.
왕십리에서의 강제 이주도 고통스러웠지만 이 두 번째 이주는 주거이전비 등 충격을 완화해줄 보상도 없을 뿐 아니라 이제 성동구 내에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거의 대부분 멸실되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생활권 밖의 먼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이은정 씨)
김수현 교수는 "뉴타운 사업은 서울시가 당초 계획한 것에 비해 경제위기 등의 영향으로 사업 진행 속도가 느리다"며 "원래 계획대로 됐다면 이미 전세대란이 벌어지고도 남았다"며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도 "2010년에는 더 많은 주택멸실이 예견되고 있어 전세대란은 더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며 "재개발.재건축 주택의 공급이 본격화되는 2012년까지는 전세대란이 만성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부위원장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를 2012년을 정점으로 대대적인 이주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제는 재개발에 따른 주거비 상승의 속도를 절대로 따라갈 수 없는 서민들에 있다"며 "하지만 서울시에서 이들에 대한 대책은 상당히 늦게, 또는 안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도 안 나오고 있는 게 세입자 종합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 뉴타운 문제 해결 위해 돈을 써라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뉴타운 문제와 전세대란은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은 결국 오 시장에게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오 시장이 좀더 명확한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오 시장이 처음에는 뉴타운 추가 지정을 철회하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가 정치 역학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식의 시장만능주의를 방조하거나 일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오 시장이 앞으로 책임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오 시장이 전부 뒤집어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뉴타운 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해선 돈을 써야 한다"며 "1년에 1조 원씩 20년간 쓰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 돈으로 임대주택 확보, 시프트 확보 등 서민들이 실제 재입주할 수 있는 방법을 시행하고 동시에 도시재생지원단을 설치해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서울시가 조정.관리하고 주민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철관 성북주거복지센터 사무국장은 "현재 재개발지역에서 확보하도록 돼 있는 임대주택 비율이 17%인데 이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며 "이미 벌어지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난을 감안할 때 임대주택 수요는 훨씬 높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주거대란은 앞으로 몇년 안에 굉장히 심각한 형태로 한국 사회를 강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최성태 서울시 주택국 공공관리과장은 "서울시에서 조만간 전세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재개발 방식과 관련된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재개발의 법적 근거가 되고 있는 도시정비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도정법은 아무리 뜯어고쳐도 전면 철거를 위한 도정법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에 정비사업과 관련된 법에 대해 전면 개편을 하자고 국토해양부에 제안했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내년 예산에 5억 원을 반영해 놓았다"고 밝혔다.
시프트, 요란한 홍보에 비해 실적은… 오세훈 시장이 주력하는 주택정책 중 하나가 '시프트'다.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20년까지 장기전세로 거주하는 시프트는 서울시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주거 안정 대책 중 하나다.
김수현 교수는 "소유에서 거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은 좋으나 현행 방식 하에서 공급량이 매우 제한적이며 그나마 한정된 자원을 중고소득층에 집중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시프트를 총 11만 호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화될지는 의문이다(2007-2012년 2만 호, 2011-2018년 9만 호). 김 교수는 "올해 공급물량이 4000호를 넘지 않는다"며 "오 시장 임기 동안 1만 호를 공급하기도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근 변호사도 "오세훈 주택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하기 곤란한 것은 너무 쉽게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것은 요란하게 홍보는 하지만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은 세입자 대책, 상가 임차인 문제, 과속개발에 따른 부작용, 임대주택 확보 등 어려운 일은 거의 손도 대지 않고 있는 반면 후분양제, 원가공개, 시프트 등 할 수 있는 일은 한두 군데에서 시범사업으로 하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실제 사업의 효과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로 만들려는 목적이 더 큰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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