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법원에서까지 혼전성관계를 조장하나?

법원 "아내의 혼전 성관계 이혼사유 안돼"

 

혼전성관계가 문자 그대로 혼전,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었으므로 그걸 빌미로 이혼을 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이혼사유가 안된다는 판결을 내려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게 이해가 안된다.

문자 그대로만 해석하면야 법원의 판결도 맞는거지만, 이 세상에 그 현상 하나만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겠나?
세상 일 대부분이 과거로 부터 이어져 온 현재이고, 오늘이 고스란히 내일로 이어지는 과정들임에 분명한 이상 법원은 왜 이 사건이 이혼을 결정하는 계기로까지 발전되었는가를 절대적으로 따져봤어야 하지 않을까?
막말로 여기서 이혼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을 들어 이혼불가 판결을 내렸다 해도 이 일은 결국 최악으로 벌려진 두 사람의 관계를 법적으로나마 붙잡아 놓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결국 별거를 하든 위자료 소송과 재산분할 소송으로 이어지든 그렇게 막장싸움으로까지 이어지게 되겠지..
그럼 십중팔구 법원은 그렇게 결혼생활에 파탄을 내놓은 주원인을 남편이 문제삼은 혼전성관계로 보고 판결을 내리게 될 가망이 많다.

그럼 법원은 왜 이런 판결을 내렸던 것일까?
나는 그 법원이 '아니, 요즘 세상에 혼전성관계가 무슨 문제가 된다고 이러나?' 라는 참으로 막나가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즉, 혼전성관계쯤은 당연하며, 그걸 문제삼는 사람은 시대를 역행하는 사람이다 와 같은 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려진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를 문제시 삼는 남편의 요구가 터무니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이유는 그것말고 다른 게 있진 않을까 라는 의심까지 드는 것이다.
마치 고기 맛있다고 열심히 먹는 사람이 채식주의자를 이해 못하고, 껄떡쇠들이 책벌레를 이해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는데.. 장담하지만, 그건 그렇지가 않다.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결혼을 지속시키지 못할만큼 중요하고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법원에서 문제시 한다면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결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결혼이 이루어지게된 그 과거 및 결혼 전과 결혼 후를 나누는 허술한 분기점에서 원인을 찾아야지 그냥 무조건적으로 '남자가 찌질하네' 라고 몰아붙여서는 안된다 싶은거다.

뭐.. 그렇다고 해서 한번이라도 순결을 잃은 사람들은 죄다 결혼을 못해야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렇게 되면 이 세상에 결혼 못할 사람은 절반도 채 안될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결혼 전에 문란했던 사람이라도 일단 결혼이 결정되고 나면 그 이전에 문란했던 자신은 영원히 과거 속에 묻어버리고 결혼생활을 위태롭게 만드는 그 어떤 것이라도 다 제거를 해뒀어야 하지않을까?
투피엠의 재범이 탈퇴하여 돌아간 이유가 뭔가? 다 자신의 현재를 위태롭게 만드는 과거의 흔적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결혼한지 몇년 후에 소송이 벌어졌다는 것은 그 동안 남편이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을 뜻하고, 몇년 후에 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이혼소송을 신청했다는 건 그의 사고엔 혼전순결 개념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자는 그런 남자와 만나서 그렇게 몇년을 함께 살아온 것이므로 과거의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든 간에 그 전에 현재의 결혼생활을 위태롭게 하고, 남편이 치를 떨 것 같은 원인들은 모두 제거를 하든 관리를 하든 했어야 했던 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으며, 그것을 제대로 처신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결과를 한번 볼까?
투피엠의 재범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를 해치는 발언으로 결국 우리나라를 떠나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여자의 행적은 그 남편의 정서와 기준을 해치는 이유였기에 이렇게 이혼소송이 벌어졌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정 반대다.
재범은 떠났지만, 이 여자는 승소했다.

이게 왜 이런 건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건가?

도대체 법원에서 말하는 그 '이혼사유' 라는게 정확히 뭘 말하는 건가?
판사가 어떻게 해석했든지 간에 내가 생각할 때 '이혼사유'라 함은 현재의 결혼생활을 지속시키지 못할 지대하고 정당한 지대한 이유를 말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든 결혼 후에 있었든 일이든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나 현재에 있었던 그 일이 현재까지 쭉 이어져 지속되고 있고, 그 일이 현재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느냐 아니냐.. 즉, 현재 진행형이냐 아니냐가 아닐까?
그런데, '혼전' 성관계이기 때문에 혼전에 있었던 일이므로 '현재'의 결혼생활 중에 발생한 원인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혼사유에 해당안된다니.. 이거 참 기도 안찬다.

나는 이처럼 법원의 해석이 너무 마음에 안든다..
그리고, 기왕 말 나온 김에 내가 제일 기분 나빠하고 마음에 안드는 부분까지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다.

바로 '사기'와 '중고품 매입' 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대리점에서 차를 한대 구매했는데, 자신은 분명 새것일 거라 생각하고 구입한 차였다.
그리고, 특별히 거기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도 의심하지도 않고 타고 다녔다.
중간중간 오일이 새거나 이상하게 소리가 크거나, 가끔씩 힘이 딸리는 경우가 없지않아 있어 살짝 의심이 들긴 했었지만, 설마 대리점에서 구매한 그 자동차가 중고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고 치자..
그런데, 어느 날 아주 우연찮게 알게된 정보에 의해 그 동안 수상했던 엔진을 살펴보니, 차종과 엔진이 완전 다른 종류였음을 알게되었다.
좀더 자세히 알아보니 노후화돼 폐차시킨 다른 차에서 뜯어낸 중고엔진이라고 하더라..

자..사태가 이런 사태였고, 그 차주가 바로 당신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럼 당신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또,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까? 그냥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하며 그냥 잊고말까? 아니면 다른 차로 교환해달라고 요구할까?
알겠나? 이건 본질적으로 사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차가 구닥닥다리든 어디가 찌그러졌건 어쨋건 간에 굴러가기만 하면 차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별로 큰 충격을 받거나 하진 않겠지..
하지만,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한 사람들처럼 하루 반나절 이상을 차에 매진하고, 차를 애지중지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로써 느낀 배신감과 분노는 이루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이번 사건도 바로 그와 같다.
혼전순결을 중시하는 어떤 남자가 혼전성관계가 없을 거라고 믿었던 여자와 결혼을 했다.
실제 그것을 확인해 본 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그는 그렇게 믿었고, 또 혹시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까 두려워 그것을 애써 확인하려들지도 않고 살아온 남자였을 것이다.
그런데, 여자의 부주의였든 어쨋든 간에 남자는 아내가 결혼 전 다른남자와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전순결을 중시하는 그 남자의 입장에서 그 순간부터 아내가 더럽게 여겨지기 시작했을 것이고, 자신이 새차라고 생각하고 구입한 차가 사실은 누가 신나게 끌다 버린 폐차였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겠지..
그리고, 이어서 자신이 결혼한 여자가 과연 자신의 아내가 맞는 것인가? 혹시 아내의 탈을 쓴 어떤 창녀였던건 아닐까? 라는 희한한 망상으로까지 생각이 번질 수도 있다.
그렇게 학을 뗀 남자가 도저히 이전과 같은 눈으로 아내를 바라볼 수도, 또 결혼생활을 유지할 자신도 없어 그걸 문제삼아 법원에 이혼신청을 했는데, 법원에선 '아니 이 남자가 조선시대에서 살다왔나? 요즘 누가 혼전순결을 신경 써? 이건 패스~' 라며 디스를 걸어버린 이 사건..

게다가 중요한 건 문제가 이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다들 알다시피,이 법원이라는 곳에서 내려진 판결은 곧 판례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차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같은 눈으로 보고 재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렇게 모이고 모인 판례들은 곧 그 시대의 트랜드로까지 이어지게 되니, 이런 점을 감안해서 볼 때 법원이라는 곳에선 그 어떤 어떤 조직이나 단체보다도 더 규범과 개념에 엄격하고 또 올바른 국민정서와 가능하다면 국민계몽에도 앞장서야 할 곳이 법원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서양이라면 몰라도 아직까지 가족과 가족이 결혼하고, 자식들도 일찍 독립하지 않고 가족단위로 모여사는 우리나라의 국민정서 상 혼전성관계는 결혼생활을 위태롭게 만들고, 이 사회를 문란하게 만드는 아주 안좋은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법원은 잘못된 전례를 남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혼전성관계를 조장하는 판결은 내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엄정해야 할 법원이라는 단체에서 판결을 이따구로 내려 되먹지도 않은 판례를 만들어버리다니, 도대체 정신이 있는 놈들인가 없는 놈들인가?

만약 남자가 결혼 전에 껄떡쇠였다면 문제는 달라졌겠지..
순결한 남자와 순결한 여자가 만나 축복받은 결혼을 하고, 추잡한 껄떡쇠와 더러운 개걸레가 만나 붙어먹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이치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남자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다.
앞서 말한 이유처럼 혼전 성관계 등 현재의 결혼생활을 저해할 만한 요소들은 사전에 다 없애버렸든지 아니면 진짜 혼전순결주의자였기에 깨끗한 새몸을 아내에게 바친 것이었든지 뭐 둘 중에 하나겠지..
그러니, 법원은 무조건 이혼불가 판결을 내리기 전에 이 사실부터 확인해 봤어야 했다.
만약 껄떡쇠라고 판명이 난다면 이혼불가에 둘은 천생연분이라고까지 확인사살을 해주면 될 일이었지만, 만약 그렇지 않고 진짜 혼전순결의 개념을 가진 순결한 남자였다면 그의 정당한 이혼신청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 줘야 옳다는 소리다.

끝으로 내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이번 사태에서 속된 말로 소박을 맞아 혼전성관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줬으면..그래서, 이제 껄떡쇠들이 아무리 감언이설로 여자들을 한번 따먹어 볼려고 꼬시고 지랄을 해도 여자들이 철벽방어로 자신을 방어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에서 몇자 끄적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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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 판례가 중요한 것은 이 판례 때문에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거의 십중팔구는 '이혼사유 불가' 판결이 내려지게 되리라는 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판결에서 남자가 실제로는 껄떡쇠였나 아니냐라는 불투명한 조건보다는 확실하게 내려진 판결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며, 앞으로 이 판결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먹을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니 나로선 이번 판결 때문에 그나마 천년기념물처럼 생존하고 있었던 혼전순결자의 존재여부까지 당락짓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싹튼다.

때문에 이번 판결을 내린 법원의 판사가 더욱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배우자의 혼전 성관계, 이혼사유 될까?



p.s
“신랑의 혼전순결 집착도 이혼사유” 판결

이 기사를 통해 약 7개월인 반년 전에 쓴 이 때 한 내 예상이 얼추 맞아들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예지력 상승..? ㅋㅋ